ADVERTISEMENT

"따뜻한 겨울 탓" 역대급 싸진 천연가스…덕분에 한전 흑자 났다

중앙일보

입력

러시아 천연가스를 유럽에 공급하는 노르트 스트림(Nord Stream) 가스관. 발트해 해저에 설치됐다. AFP=연합뉴스

러시아 천연가스를 유럽에 공급하는 노르트 스트림(Nord Stream) 가스관. 발트해 해저에 설치됐다. AFP=연합뉴스

천연가스 가격이 30년가량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공급이 넘치는 가운데 겨울철 이상 고온 등으로 수요가 감소한 탓이다.

26일 가스업계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종가 기준으로 100만BTU당 1.58달러까지 내려갔다. 30여년 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는 지난 1월 12일 종가 3.31달러/100만BTU 대비 50% 넘게 빠진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해소되기 시작한 2022년 8월 1일 장중 10달러/100만BTU를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90% 가까이 하락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2달러/100만BTU 이하는 생산업체들의 손익분기점(BEP)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천연가스 폭락의 주요 원인은 이번 겨울철(북반구 기준) 이상 고온 현상에 따른 난방 수요 감소에 있다. 유럽연합(EU)의 기후변화 감시 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C3S)에 따르면 지난달 지구의 표면 평균 기온은 섭씨 13.14도로 1월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존 기록인 2020년 1월 섭씨 13.02도를 4년 만에 깼다. 한국의 경우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올해 1월 중순부터 2월 중순까지 전국의 평균 기온은 섭씨 1.9도로 평년보다 2.1도 높았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수요 감소에 과잉공급까지 겹쳐…“가격 당분간 저점”

수요는 줄어드는데 과잉 공급까지 더해져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 글로벌 코모디티 인사이트에 따르면 미국의 일일 생산량은 이달 역대 최대 수준인 1040억ft³를 나타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3% 증가한 수치다. 미국 에너지정보관리국(EIA)에 따르면 이달 16일 현재 천연가스 재고량은 5년 평균보다 22% 더 많다.

다만 미국 최대 천연가스 생산업체인 체사피크 에너지가 지난 21일 “천연가스 시장은 분명 공급과잉 상태”라며 “올해 생산을 전년보다 22% 줄이겠다”고 발표하자 당일 천연가스 가격이 전일보다 12.5% 급증한 1.77달러/100만BTU로 마감했다. 그러나 시장은 추세적인 상승세로 전환되진 않고 있다. 천연가스 가격은 23일까지 1.70달러/100만BTU로 떨어졌다. US뱅크의 상품 책임자 찰스 맥나마라는 지난 18일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공급 과잉을 해결하기 위해 천연가스 가격은 당분간 저점에 머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천연가스 가격 하락으로 국내 에너지 공기업은 수혜를 보고 있다. 국내에 전기와 도시가스 등을 공급하는 에너지 공기업 입장에선 천연가스 등 원자재 값이 떨어지면 비용이 감소해 그만큼 이익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전력공사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연결기준)이 22조여원, 영업이익이 약 1조8800억원, 당기순이익이 1조3300억원가량을 기록했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지난해 3분기에 이어 영업이익·당기순이익 흑자를 거둔 것이다. 이런 흐름은 올해 내내 이어지리라는 게 증권업계의 중론이다. 26일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별도기준)이 1994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한국가스공사는 오는 27일 지난해 4분기·연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에너지 공기업의 실적이 개선되면 전기요금이나 도시가스비 등 공공요금 인상을 막을 수 있는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