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비싸고 불편한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차’ 뜬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2면

하이브리드차의 재발견이다. 전기차로 가는 ‘징검다리’로만 여겨졌던 하이브리드차가 새로운 ‘목적지’로 떠올랐다. 비싼 가격과 불편한 충전 탓에 전기차 수요가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아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하이브리드용 엔진과 플랫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차세대 하이브리드용 플랫폼은 가칭 ‘TMED (Transmissiom Mounted Elecric Device)-II’로 불린다. TMED-II는 차량 구동을 돕는 모터가 사실상 2개로 늘면서 연비를 향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동 모터(P0)에서 엔진 크랭크축(P1)으로 모터(P2)가 붙는 위치가 이동하면서다. 앞서 현대트랜시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P1+P2 타입의 하이브리드 구동 시스템이 양산될 수 있는 플랫폼인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하이브리드 모델에 탑재할 2.5l 터보 엔진도 개발하고 있다. 현재 현대차·기아의 대다수 하이브리드차에는 1.6l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최고 출력이 300마력 이상으로 전망되는 만큼, 업계 최고 수준의 연비와 성능을 낼 것이라는 기대가 뒤따른다.

이런 기술 혁신을 발판 삼아 현대차그룹은 제네시스 하이브리드 모델도 출시할 전망이다. 제네시스뿐 아니라 주력 차종에서도 하이브리드 모델을 속속 내놓기로 했다. 올해 출시되는 다목적차량(MPV) 스타리아와 내년에 나오는 신형 팰리세이드, 기아 셀토스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할 예정이다.

전기차를 앞세우되 하이브리드차로 전기차 단점을 보완하는 ‘양손잡이 전략’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 기업은 현대차만이 아니다. ‘2035년까지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생산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GM 역시 하이브리드 차종 북미 시장 재출시를 선언했다. 인천 부평 공장에도 약 7000억 수준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PHEV) 시설 투자 계획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지각생’이라는 꼬리표를 얻은 토요타는 전기차 수요 둔화에도 전기차 투자 확대와 함께 하이브리드 뚝심을 밀어붙이면서 몸값이 치솟았다.  ‘전기차 게임 체인저’로 꼽히는 테슬라가 주춤하는 전기차 수요에 미국 상장기업 시가총액 순위 6위(지난해 말)에서 10위로 밀려난 것과 다르게 일본 기업 최초로 시가 총액 50조엔(약 447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포천은 지난달 28일 “테슬라와 토요타 간 ‘전기차 대 하이브리드차’ 논쟁에서 토요타가 잠정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업계는 하이브리드 시장은 앞으로도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동차 전문 시장조사기관인 마크라인즈가 지난해 14개 주요 자동차 시장을 조사한 결과,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30% 증가한 421만 대로 집계됐다. 전기차 증가율(28%)보다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다. 지난해 16%대였던 하이브리드 비중이 오는 2030년 24.5%까지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적어도 2030년까지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가 함께 성장하는 구조일 것”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