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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63% 근무이탈…정부 “방관한 병원 책임자도 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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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전공의들의 집단사직 이틀째인 21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의 보호자가 다른 병원으로 가기 위해 구급차에 짐을 싣고 있다. [뉴시스]

전공의들의 집단사직 이틀째인 21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의 보호자가 다른 병원으로 가기 위해 구급차에 짐을 싣고 있다. [뉴시스]

전체 전공의의 70% 정도인 8800여 명이 의대 증원에 반발해 사직서를 내면서 의료 현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병원들은 교수와 전임의로 공백을 메우고 있지만, 전공의들의 단체행동이 길어질 경우 수술과 진료를 순차적으로 계속 줄여야 할 상황이다. 지난 20일 열린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박단 대전협 회장은 “이 사안이 1년 이상 갈 수도 있다”며 “병원 복귀 시점을 예측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한 바 있다.

2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주요 수련병원 100곳(전공의 95% 근무)에서 전공의 8816명(71.2%)이 사직서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20일 오후 10시 기준). 사직서가 수리된 사례는 아직 없다. 사직서를 낸 전공의 중 7813명(63.1%)은 실제 병원에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이날 5397명에게 추가로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이날까지 명령을 받은 전공의들은 총 6228명이다. 절반 이상(54.2%)인 3377명에게는 명령 불이행 확인서를 징구했다. 명령 불이행 시 면허 취소 등 처벌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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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전공의들이) ‘대마불사’를 생각하는 거 같은데, 정부는 원칙대로 법을 집행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부·행정안전부·대검찰청·경찰청 등 관계부처도 이날 합동 브리핑을 열었다. 브리핑에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신자용 대검찰청 차장검사 등이 참석했다. 정부는 우선 불법 집단행동 주동자와 배후세력, 방관하는 의료기관 운영 책임자까지 철저히 수사하기로 했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전공의를 앞세워 자금 지원 등의 방법으로 집단 사직서 제출과 진료 거부를 부추기는 배후세력은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업무개시명령에도 복귀하지 않는 의사나 배후세력은 구속해 수사할 방침이다. 박 장관은 “복귀를 거부하는 전공의는 정식 기소를 통해 재판에 회부할 것”이라며 “환자의 생명과 건강이 훼손되는 결과가 발생한다면 가장 높은 수준의 법적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병무청은 집단행동에 돌입한 병역 미필 전공의들이 국외여행허가를 신청하면 일단 보류하고 본청에 명단을 통보하라고 지방청에 지시했다. 정부는 집단행동에 일시적으로 가담했다가 일찍 현장에 복귀하면 기소유예 등 가볍게 처벌할 방침이다.

빅5 병원은 수술을 30~50% 줄여 대응하고 있다. 하루 200~220건 수술하는 삼성서울병원은 집단 사직 첫날인 20일 수술을 30% 연기한 데 이어 이날은 40% 연기했고, 22일에도 40% 이상 미룰 예정이다. 나머지 병원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주수호 언론홍보위원장(전 의협 회장)은 이날 첫 정례 브리핑에서 정부의 강경 대응을 비판했다. 그는 “국민 생명권은 당연히 소중하지만 의사 직업 선택 자유 역시 국민의 기본권으로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며 “1명의 의사가 탄압받으면 1000명 의사가 (의업을) 포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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