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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마음 안 들면 정몽규에 바로 문자"…1달전 얘기 눈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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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축구대표팀 사령탑에서 내려온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재임 기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을 자신을 지지해주는 '우군'으로 여겼던 것으로 보인다. 클리스만 전 감독은 한 달 전쯤 독일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내친 정 회장과의 돈독한 관계를 언급해 눈길을 끈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이 한창이던 지난달 21일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이 공개한 심층 인터뷰 기사에는 클린스만 전 감독이 정 회장을 어떤 존재로 보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 나온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왼쪽),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중앙포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왼쪽),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중앙포토

지난해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 등지에서 여러 차례 클린스만 전 감독과 만난 마르크 후여 기자는 그가 한국 대표 기업 중 한 곳인 현대가(家)의 정 회장에 대해 열광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정 회장과 현대의 영향력을 설명하며 "말도 안 되는 거다. 엄청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생기면 곧장 정 회장에게 문자메시지로 연락해 직접 대면한다고 슈피겔에 밝혔다.

서울 용산역 인근 호텔에 거주한 것으로 알려진 클린스만 전 감독은 정 회장의 사무실이 용산역에 있다며 자신의 숙소에서 '5분 거리'라고 말했다. 실제 정 회장의 HDC현대산업개발 본사는 용산역에 있다.

슈피겔은 "어려운 시기에는 곁을 지켜줄 동맹이 필요하다"고 서술하며 클린스만 전 감독에게 정 회장이 이런 존재라고 짚었다.

후여 기자는 클린스만 전 감독이 독일 대표팀을 지휘할 때도 일정을 마치면 미국 캘리포니아의 자택으로 돌아가 비판이 거셌다고 했다. 당시 클린스만 전 감독의 '우군'은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였다고 한다. 독일 현대사의 거인으로 평가받는 메르켈 전 총리는 동독 출신 여성 총리로 16년을 재임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한국 대표팀을 맡게 된 과정이 다소 '우연적'이라고 돌아봤다. 아들이 2017년 한국에서 열린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출전할 때부터 정 회장과 알고 지냈다는 클린스만 전 감독은 2022 카타르 월드컵 도중 한 경기장의 VIP 구역에서 정 회장을 다시 만났다.

한국-브라질의 16강전(1-4 패)이 끝난 후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이 사임 의사를 밝힌 뒤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연구그룹(TSG) 일원으로 월드컵에 참여한 클린스만 전 감독은 "감독을 찾고 있냐"고 농담조로 물었다고 슈피겔에 말했다. 하지만 정 회장은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였다고 주장했다.

다음날 두 사람은 카타르 도하의 한 호텔에서 만나 커피를 마시며 이와 관련해 논의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스트레스받지 말고, 오래 알고 지낸 사이니까 해본 말이니 관심이 있다면 연락해달라"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몇 주 후 정 회장이 실제 연락해 관심을 보였다는 게 클린스만 전 감독의 설명이다.

정 회장은 지난 16일 클린스만 전 감독의 경질을 발표하면서 감독 발탁 과정을 일부 밝혔다. 그는 "전임 벤투 감독 선임 때와 같은 프로세스"라며 "61명에서 23명으로 좁힌 뒤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이 5명을 인터뷰했다. 이후 1∼2위와 2차 면접을 진행했고, 클린스만을 최종적으로 결정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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