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한 총리 대국민 담화 "전공의, 국민생명 볼모 안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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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을 두고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의료개혁을 흔들림 없이 완수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확고히 했다. 그러면서 오는 19일 집단 사직을 예고한 '빅5' 대형병원 전공의들을 향해 "환자들 곁을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한덕수 총리는 18일 오후 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열린 '의사집단행동 관련 대국민 담화'에서 "의료계 일부가 의대정원 확대에 반대하며 집단행동을 거론하고 있다"며 "또 의대생들이 동맹휴학을 결의하고, 일부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강정현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 강정현 기자

한 총리는 "이런 움직임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져 의료공백이 발생하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이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볼모로 삼는 있어선 안 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총리는 이날 담화에서 의대 증원을 골자로 한 의료개혁은 '필수 의료'와 '지역 의료'를 위해 더는 늦출 수 없는 필수 불가결한 과제라는 사실을 수 차례 강조했다.

그는 "촌각을 다투는 중증응급환자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돌아가신 일이 여러 번 있었고 소아과 오픈런, 수도권 원정치료는 물론 산모들이 분만할 병원을 멀리까지 찾아다니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필수 의료와 지방 의료처럼 국민이 꼭 필요로 하는 분야에 종사하시는 의료진들이 충분한 보상도 받지 못하면서 밤샘근무, 장시간 수술, 의료소송 불안감에 지쳐가는 등 의사들도 고통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고령 인구가 늘어나고 의료 수요와 기대 수준은 높아지는데 낡고 불합리한 의료 체계는 그대로 둔 채 의사 개개인의 헌신과 희생에 의존해온 탓"이라며 "지금의 의대 정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지금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2035년에는 의사가 1만 5000명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한 총리는 의사 수가 급격히 늘면 의학교육의 질이 하락해 의료 서비스의 질이 낮아질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정원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교육의 질을 확실히 보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2000명이라는 증원 규모는 정부가 독단적으로 정한 것이 아니라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과 대학들이 함께 신중하게 논의하고 검증을 마친 결과"라며 "많은 의과대학들이 현재의 교육여건과 기준을 준수하면서 더 많은 학생을 교육시킬 여력을 갖추고 있다. 2년의 예과 과정이 있어 보완할 여유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오전 서울의 한 병원 전공의 전용공간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6일 오전 서울의 한 병원 전공의 전용공간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총리는 필수 의료와 지역 의료를 살리기 위해 의사 수 증원과 더불어 '4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를 통해 ▶전공의들의 근무 여건 개선 ▶지방병원 육성과 필수 의사 확보 ▶맞춤형 지역 수가 등 지역의료 체계에 대한 투자 확대 ▶지역인재 전형 확대 및 계약형 지역필수 의사제도 실시 ▶의료사고처리 특례법 제정 ▶필수의료 수가 제고를 위해 2028년까지 10조원 이상 투입 ▶공공정책 수가 체계 확대를 통한 필수의료 추가 보상 ▶대안적 지불제도를 통한 사후 적자 보전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와 관련해 "이미 법무부가 대검찰청에 '응급의료의 경우 중과실이 없는 의료사고면 형을 감면하는 방안을 적극 반영하라'고 지시했다"며 "이와 함께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 작업도 추진하기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의사 여러분의 헌신과 희생 덕에 전대미문의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했다"며 "정부도 열린 자세로 여러분의 의견을 듣겠다. 집단행동이 아닌 합리적인 토론과 대화를 통해 이견을 좁혀나가길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특히 전공의들을 향해서는 "의료현장의 최일선에서 여러분의 노고를 국민들이 잘 알고 있다"며 "국민들 마음과 믿음에 상처내지 마시고, 부디 의료현장과 환자의 곁을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19일 집단 사직을 예고한 '빅5' 병원 전공의는 전체 전공의의 20%가 넘는다. 이들 전원이 19일 사직서 제출 및 20일 오전 6시 이후 근무 중단을 예고하고 있어 대규모 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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