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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민주당 위성정당의 위험한 정체성, 이재명 대표가 설명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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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13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개혁진보 선거연합 추진 연석회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새진보연합 김성용 공동선대위원장, 진보당 송영주 총괄선대본부장, 진보당 윤희숙 상임대표, 새진보연합 용혜인 대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민주연합추진단장, 조성우·박석운·진영종 연합정치시민회의 공동운영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민주연합추진단 정치협상책임자. [연합뉴스]

13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개혁진보 선거연합 추진 연석회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새진보연합 김성용 공동선대위원장, 진보당 송영주 총괄선대본부장, 진보당 윤희숙 상임대표, 새진보연합 용혜인 대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민주연합추진단장, 조성우·박석운·진영종 연합정치시민회의 공동운영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민주연합추진단 정치협상책임자. [연합뉴스]

반미·종북 인사에게도 비례대표 공천 주려는가

위성정당도 최소한의 이념·도덕 기준 세워야

역대 최악이라는 21대 국회의 오명(汚名)을 딛고 22대 국회는 일신한 면모를 보여줄 수 있을까. 더불어민주당이 좌파정당·단체들과 비례대표 위성정당 창당을 협의하기 위해 꾸린 ‘민주개혁진보 선거연합’의 면면을 보면 다음 국회도 기대는커녕 큰 우려가 앞선다.

13일 국회에서 열린 ‘선거연합’의 첫 연석회의엔 연합정치시민회의를 대표해 박석운·조성우·진영종 공동운영위원장이 모습을 나타냈다. 박석운 위원장은 한·미 FTA 반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사드 배치 저지, 제주 해군기지 반대 등 굵직한 좌파 시위마다 빠지지 않고 선두에 섰던 인사다. 조성우 위원장은 이적단체인 범민련 실무회담 대표를 지냈고, 진영종 위원장도 국보법 폐지 운동을 벌였던 인사다. 이들 외에도 연합정치시민회의에는 ‘천안함 자폭’ 발언으로 지난해 민주당 혁신위원장직에서 9시간 만에 사퇴한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함세웅 신부 등이 참여하고 있다. 민주당은 연합정치시민회의가 직접 비례대표 후보를 내진 않는다고 해명했지만, 어차피 비슷한 코드의 인사들을 추천할 게 뻔하지 않겠나.

또 과거 운동권의 NL(민족해방)계가 주축인 진보당도 ‘선거연합’에 참여했다. 진보당은 지금도 공공연히 NL 노선을 추종하는 정당이다. 진보당은 지난해 9월 발표한 정책 노선에서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 ▶한·미 동맹 반대와 비동맹 외교 추진 ▶병력 20만 명으로 감축 등을 선언했다. 민주당은 과연 이런 인사들에게 비례대표 공천을 줄 작정인가.

정상적인 선거시스템이라면 이런 비상식적 주장을 펴는 정치 세력이 국회에 입성하긴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위성정당 창당을 선언하면서 극단주의 세력이 원내에 진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위성정당은 제대로 된 후보 검증이 불가능해 저질 정치의 온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21대 국회에서 저질 정치 논란을 일으킨 의원들 상당수가 민주당의 위성정당 출신이었다. 허위 인턴증명서 발급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최강욱 전 의원, 후원금 유용 혐의 등으로 2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받은 윤미향 의원, 근거없는 의혹 제기로 물의를 빚은 김의겸 의원 등이 그들이다.

22대 국회에서 또다시 위성정당을 통해 반미를 선동하고 괴담을 유포하는 세력이 국회에 들어온다면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더불어민주당은 위성정당을 만들더라도 이러저러한 사람들은 비례대표 후보로 받지 않겠다는 최소한의 이념적·도덕적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이재명 대표가 직접 위성정당의 정체성을 국민들 앞에 설명하라. 이 대표가 위성정당을 안 만든다고 했다가 말을 바꿨으면 그 정도라도 하는 게 유권자에 대한 최소한의 기본 도리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