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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재명입니다"… '공천 적합도' 낮은 의원에 직접 전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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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재명입니다.”

4·10 총선을 앞두고 경기 광주을에 도전장을 낸 문학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7일 이재명 대표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문 전 의원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 지역 공천 적합도 조사 결과를 설명한 뒤 “(1위 후보와 문 전 의원의) 차이가 크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고 한다. 문 전 의원은 “격차로 볼 때 사실상 공천이 어려울 것이라는 취지였고, 불출마를 권고하는 차원이었다”고 주장했다.

문 전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이 대표의 정무특보단장으로 활동하는 등 거리가 멀진 않다. 다만 정치권에선 같은 지역에 도전장을 낸 안태준 당대표 특보를 ‘찐명’(진짜 친명)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이 지역에는 둘 외에도 박덕동 전 경기도의원, 신동헌 전 경기 광주시장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서울 격전지에 출마한 전직 다선 의원 A 후보에게도 전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표는 A 전 의원에게 적합도 조사 결과를 설명하면서 한동안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A 전 의원은 “이 대표가 불출마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공천이 어렵지 않겠냐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야권 관계자는 “이 대표가 두 후보 외에도 적합도 결과가 좋지 않은 몇몇 예비 후보에게 직접 연락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일부 예비후보에게 연락해 공천적합도조사 결과를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2022년 7월 26일 이 대표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통화를 하는 모습. 중앙포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일부 예비후보에게 연락해 공천적합도조사 결과를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2022년 7월 26일 이 대표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통화를 하는 모습. 중앙포토

예민한 공천을 목전에 두고 당 대표가 예비 후보에게 직접 적합도 조사 결과를 설명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 대표가 언급했다는 적합도 조사는 공천 심사를 위해 각 지역 권리당원(50%)과 일반 국민(50%)을 대상으로 자동응답전화(ARS) 방식으로 진행하는 여론조사를 가리킨다. 적합도 조사는 공천 심사 총점(100점) 중 40점을 차지해 비중이 크고, 특히 특별당규에 따라 1, 2위 후보 조사 격차가 20%포인트 이상 벌어지면 단수 공천하는 근거가 된다.

당 일각에서는 공천이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 대표가 일부 후보에게 적합도 조사 결과를 알린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 전 의원은 “대표가 직접 불출마를 권고하는 취지로 말해 문제를 느꼈다”며 “당 원로들 사이에서도 ‘적절치 않다’는 뒷말이 나왔다”고 말했다. 야권 관계자는 “공천은 전적으로 공관위가 키를 쥐어야 한다”며 “결과가 확정되지 않았는데, 이 대표가 특정 후보의 사퇴를 종용하면 공천 과정도 왜곡될 수 있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당을 책임지는 대표로서 (적합도 결과가 좋지 않은) 일부 후보에게 통상적인 차원에서 직접 설명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 대표가 조사 결과에 어떤 영향력을 행사한 것도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더불어민주당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이 1월 3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총선 후보자면접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이 1월 3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총선 후보자면접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민주당 공관위는 공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설 연휴 이후 순차적으로 추가 경선 지역 및 단수 공천 지역을 발표하고, 19일부터 사흘간 경선 투표를 진행해 2월 말쯤 경선 결과를 확정한다.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31명)에 대한 개별 통보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하위 20%에 해당하면 경선 득표율에서 20%가 깎이고, 하위 10%는 30%가 깎여 사실상 공천 배제에 가까운 불이익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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