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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지키던 초소, 초미니 미술관 된다…'벙커갤러리' 이곳

중앙일보

입력

청남대 벙커 갤러리. 사진 김종기 청남대관리사업소장

청남대 벙커 갤러리. 사진 김종기 청남대관리사업소장

4.6㎡ 크기 미술관 5곳 건립 

충북 청주시 상당구에 있는 옛 대통령별장 청남대에 초소형 미술관이 3곳 추가됐다. 이에 따라 청남대 초소형 미술관은 5곳이 됐다.

3일 청남대관리사업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헬기장 사면과 양어장 입구 경비 초소를 작은 미술관으로 바꾼 데 이어 최근 수영장·오각정길·솔바람길에 있던 벙커(Bunker) 3곳을 미술관으로 개조했다. 벙커는 주요 방호시설 주변에 땅을 파낸 뒤 지붕 등을 얹은 감시·방어 시설이다. 청남대관리사업소는 미술관으로 바꾼 이 공간 이름을 ‘벙커 갤러리’로 지었다.

대청호에 있는 청남대는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인 1983년 건립됐다. 2003년 충북도가 관리권을 이양받기 전까지 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곳에서 여름 휴가 등을 보냈다. 1983년~1994년까지 청남대 곳곳에 경비 초소 90여 개가 설치됐다. 지붕이 있는 ‘유개호(有蓋壺)’ 20개(탐조등 초소 6곳, 일반 초소 14곳), 지붕이 없는 ‘무개호(無蓋壕)’ 초소는 70여 곳에 달한다. 대통령 방문 당시 군 병력이 이곳에 배치됐다.

청남대 안 벙커. 사진 김종기 청남대관리사업소장

청남대 안 벙커. 사진 김종기 청남대관리사업소장

2~3명 관람 가능…벙커에 그림 전시 

경비 초소는 청남대 개방 후 20년 동안 출입문이 닫힌 채 방치됐다. 별다른 관리를 하지 않다 보니 장마철 물이 고이거나, 뱀이 출몰하기도 했다. 미술관으로 탈바꿈한 초소는 크기가 4.6㎡(1.4평)·17㎡(4.8평)로 작다. 관람객 3~4명이 들어가 미술 작품을 보며 잠시 휴식할 수 있다. 최정섭 청남대 운영과장은 “초소 외벽과 내부 도색을 하고, 진입로 정비를 통해 벙커갤러리를 만들었다”며 “헬기장 사면 미술관에 무인 음료 판매기를 설치해 작품을 보며 쉴 수 있는 공간이 됐다”고 말했다.

벙커갤러리에는 지역 작가가 그린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헬기장 사면 유개호에는 이홍원 작가의 한국화 ‘숲속의 노래’, 박현순 작가의 서양화 ‘사랑 깃들다’, 임헌영 작가의 공예작품 ‘생명나무’, 정민용 작가 조각작품 ‘다이어트맨2’가 전시됐다. 청남대를 지키던 병사 물품을 전시하거나, 토마토·모과·체리를 형상화한 설치 예술 작품 등으로 초소를 꾸몄다.

김영환 충북지사가 지난해 10월 청남대 벙커갤러리 1호 개소식에 참석해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충북도

김영환 충북지사가 지난해 10월 청남대 벙커갤러리 1호 개소식에 참석해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충북도

청남대 경비초소만 90개, 상반기 2곳 추가 

청남대는 올해 상반기 벙커갤러리 2곳을 추가 조성한다. 전시 작품은 충북도 수장고에 있는 미술작품을 선정해 선보일 계획이다. 나머지 초소도 문화예술 공간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김종기 청남대관리소장은 “방치하면 흉물이 되지만 잘 활용하면 멋진 공간이 된다”며 “업사이클링을 통해 더 많은 문화예술과 휴식공간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청남대는 지난해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코리아 유니크베뉴’에 선정되면서 전시·컨벤션 유치에도 힘쓰고 있다. 청남대에는 200명 이상 모이는 대형행사가 가능한 대통령기념관 영빈관과 대관 시설 4곳을 갖췄다. 오는 10월 나라사랑교육문화원이 문을 열면 보훈교육외 시간에 대규모 학술회의나 전시행사, 산하기관 세미나 용으로 빈 곳을 사용할 예정이다.

양어장 수변 데크에서 본 대통령 기념관. 중앙포토

양어장 수변 데크에서 본 대통령 기념관. 중앙포토

‘남쪽의 청와대’란 뜻의 청남대는 1980년 대청댐 준공식에 참석한 전두환 전 대통령이 호수 경치를 보고 감탄해 “이런 곳에 별장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을 계기로 지었다. 1983년 완공 이후 줄곧 대통령 별장으로 사용하다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권위주의 상징이어서 주민에게 돌려주겠다”고 함에 따라 2003년 4월 충북도에 이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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