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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는 다 인정한 '아프면 쉴 권리'…상병수당 4곳 더 늘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경북 포항의 농산물 판매장에서 일하는 A씨는 허리골절로 수술 후 6주간 치료와 휴식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업무 중 다치진 않아 산재보험 신청이 어려웠던 A씨는 결국 무급휴직을 냈다. 당장 생계를 걱정하던 A씨는 포항시 주민 대상 상병수당 시범사업을 뒤늦게 알게 되면서 시름을 덜었다. A씨는 한 달이 넘는 약 35일 동안 약 161만원의 상병수당을 받았다.

건강세상네트워크 회원들이 지난해 7월 서울 용산구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각지대 없는 상병수당(아프면 쉴 권리) 조기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건강세상네트워크 회원들이 지난해 7월 서울 용산구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각지대 없는 상병수당(아프면 쉴 권리) 조기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A씨처럼 업무 외 질병·부상으로 일할 수 없을 때 근로자가 치료에 집중할 수 있게 소득을 보전하는 ‘상병수당’ 시범사업 시행 지역이 확대된다.

30일 보건복지부는 상병수당 시범사업 지역을 현재 10곳에서 올해 하반기부터 14곳으로 늘린다고 밝혔다. 상병수당 시범사업은 현재 경기 부천, 경북 포항, 서울 종로구 등 10개 지역에서 시행하고 있다.

상병수당 2022년 7월부터 시범사업으로 도입됐다. 코로나19 유행 당시 아프면 쉬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아프면 쉴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요구가 반영됐다.

한국형 상병수당 제도는 아직 시범사업 단계지만 대부분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은 이미 제도화한 상태다. 보험연구원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상병수당 제도 도입 필요성과 민영보험의 역할’ 보고서에 따르면 OECD 36개 회원국 중 우리나라와 미국 일부 주(캘리포니아·뉴욕 등)를 제외한 모든 국가에선 상병수당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복지부는 약 1년 반(2022년 7월 4일~2023년 12월 31일) 시범사업을 시행한 결과 총 9774건이 지급됐다고 밝혔다. 1인당 평균 수급 기간은 18.5일, 평균 수급액은 84만7000원이었다.

상병수당 수급자엔 건강보험 직장가입자가 73.3%(4611명)로 가장 많았다. 자영업자 18.5%(1165명), 고용·산재보험 가입자 8.2%(514명) 등 치료 기간에 소득 감소가 불가피한 건설노동자, 택배・대리기사 등도 많았다.

상병수당 시범사업 운영 절차. 사진 보건복지부

상병수당 시범사업 운영 절차. 사진 보건복지부

대부분의 질병이 상병수당 대상이 된다. 다만, 미용 목적의 성형, 검사·수술 없이 단순 증상만 있는 경우에는 수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유급 병가 기간 중인 근로자도 수당을 받을 수 없다.

상병수당 신청 방법은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고용・산재보험 가입자, 자영업자 등 취업자 자격과 일정 기준 이상의 매출액 발생 사실을 증명하면 된다. 아울러 상병수당 신청용 진단서 등을 발급받아 건강보험공단 지사로 제출해야 한다. 지급요건을 충족하면 하루에 4만7560원의 급여가 지급된다. 수급 기간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최대 90~120일 동안이다.

주로 도시지역 위주로 시범사업을 진행한 1·2단계 시범사업과 달리 이번엔 농어촌 지역 등 지역적 균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범사업 지역을 선정할 계획이다. 신규로 선정하는 4개 시범사업 지역은 공개경쟁으로 선정한다.

이중규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상병수당 시범사업을 통해 부상이나 질병으로 일할 수 없게 돼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주민들이 혜택을 받게 됐다”며 “지자체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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