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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출생아 수 첫 '1.7만명대', 혼인 건수 꺾이며 '빨간불'

중앙일보

입력

김영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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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출생아 수가 같은 달 기준 역대 처음으로 1만8000명 아래로 내려갔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며 증가했던 혼인 건수도 다시 감소세로 전환되면서 올해 ‘합계출산율 0.6명대’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통계청의 ‘2023년 11월 인구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출생아 수는 1만7531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6%(1450명) 감소했다. 월별 출생아 수는 지난해 4월(1만8484명)부터 8개월째 2만명을 하회하고 있다. 만약 12월 출생아 수가 1만6428명보다 적게 나오면 연간 출생아 수는 처음으로 23만명대 밑으로 떨어지게 된다.

증가하던 혼인 건수 다시 꺾여

김영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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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출생아 수의 선행지표 격인 혼인 건수 감소다. 작년 11월 혼인 건수는 1만6695건으로 1년 전보다 4.4%(760건) 줄었다. 같은 해 1월(21.5%)·2월(16.6%)·3월(18.8%)엔 코로나19로 미뤄왔던 결혼이 해소되며 혼인 건수가 크게 증가했지만 하반기 들어 10월(1%)을 제외하고 7월(-5.3%)·8월(-7%)·9월(-12.3%)·11월(-4.4%)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연간 기준 보면 혼인 건수가 직전 연도보다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부 전망대로 장밋빛 미래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13일 홍석철 당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 상임위원은 혼인 건수가 1년 전보다 3% 늘어난 걸 전제로 2024년 출생아 수가 25만2000명, 합계 출산율은 0.79명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재 작년 1~11월 누적 혼인 건수 증가율은 2.5%다.

최슬기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혼인 건수가 상반기에만 짧게 늘고 하반기 들어 다시 하락세로 전환된 것을 보면 올해 출산율이나 출생아 수가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인구 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90년대생이 결혼 시장에 점차 진입하기 시작하면서 혼인 건수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있었는데 오히려 줄어들고 있어 걱정이 크다”라고 말했다.

통계청의 '2022~2027년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한국의 합계츨산율(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출생아 수)은 지난해 0.72명, 올해 0.68명, 내년 0.65명으로 추정된다.

여야 저출산 대책에 전문가 “돈 준다고 애 낳나”

저출산 문제는 총선을 앞둔 정치권에서도 화두다. 국민의힘은 육아 휴직 급여를 월 60만원 더 인상하고 아빠의 한 달 유급휴가를 의무화하겠다는 내용을, 더불어민주당은 신혼부부에게 10년 만기로 1억원을 대출해주고 2자녀 출산 시 24평형 주택을 분양전환 공공임대 방식으로 제공하겠다는 내용을 내세웠다.

전문가들은 위기 인식 자체는 좋으나 실효성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출산 자체보다 왜 젊은 사람들이 결혼을 안 하는지 근본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수도권으로 인구가 집중되면서 물리적·심리적 경쟁이 커져 출산을 기피하기 때문”이라며 “이를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최슬기 교수는 “포퓰리즘 성격의 현금 지원책이 쏟아졌다. 정부 입장에선 현금으로 주는 게 제일 속 편하겠지만 과연 돈을 더 준다고 출산을 할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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