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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해 후 자살, 이런 특징 있다

중앙일보

입력

경증 장애나 정신과 진단 병력이 자해 후 극단선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자해 후 자살 집단은 자해 후 생존자 집단과 비교해 남성이거나 60세 이상인 경우가 많았다.

연세의대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박유랑 교수·김혜현 박사와 사회복지대학원 송인한 교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이진혁 박사 연구팀은 자해 이후 생존한 환자와 달리 자살로 사망한 환자에서 나타나는 사망위험 요인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자해 이후 생존한 환자와 달리 자살로 사망한 환자에서 나타나는 사망위험 요인을 규명한 연구팀. 사진 연세의료원

자해 이후 생존한 환자와 달리 자살로 사망한 환자에서 나타나는 사망위험 요인을 규명한 연구팀. 사진 연세의료원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지난 2002~2020년 자해(국제질병 분류 코드 X60~X84)로 병원 방문 이력이 있는 6332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이 기간 632명이 자해로, 638명은 기타 원인으로 사망했다. 나머지 5062명은 자해를 시도했지만 생존했다.

자해 환자군에서 자해 후 자살로 인해 사망에 이르게 된 환자들의 사망 위험 요인을 분석했더니 생존군과 비교해 임상적 요인에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증 장애가 있거나 정신과에서 진단받은 이력이 있는 경우, 치명적인 자살 도구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경우, 높은 CCI 점수를 가진 경우 극단선택 사망 위험 이 높게 나타났다. CCI 점수는 환자가 보유하고 있는 기저질환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CCI가 높을수록 환자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경증 장애 비율은 자해 후 자살 사망자에서 14.7%였지만, 자해 후 생존자에게서 7%로 절반 정도였다. 정신과 진단 이력을 가진 경우가 자해 후 자살 사망자에서 97.3%로 자해 후 생존자(85.2%)보다 훨씬 높게 나왔다.

또 생존 그룹과 비교해 남성이 62.7%로 절반 이상이고 60세 이상인 경우가 48%로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특징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일반 인구와 자해 환자군은 사회경제적 요인에서도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흡연자인 경우, 의료급여 수급자인 경우, 정신과 진단 병력이 있는 경우 등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를 가진 경우가 많았다.

극단선택 관련 이미지. 사진 셔터스톡

극단선택 관련 이미지. 사진 셔터스톡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는 24.6명으로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2배 이상 높다. 20년간 한국의 자살률은 46% 상승했다. 자해 환자는 자살 사망 고위험군으로 해외 코호트 연구에서는 자해 환자가 일반 인구보다 자살 위험이 30배 이상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 하지만 한국은 데이터에 접근이 어려워 고위험군 자살 사망과 관련된 요인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

박유랑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가 자살 고위험군인 자해 환자를 대상으로 차별화된 자살 예방 전략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정신의학 연구’(Psychiatry Research)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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