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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우물 파니 유료구독 1000만…팬덤 노린 '전문 OTT' 뜬다 [팩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에 전문점 바람이 불고 있다. 팬덤을 겨냥해 특정 장르 콘텐트만을 집중 공급하는 ‘버티컬 OTT’가 틈새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무슨 일이야  

애니메이션을 전문적으로 공급하는 OTT '라프텔'. 라프텔의 누적회원수는 약 500만명이다. 사진 라프텔

애니메이션을 전문적으로 공급하는 OTT '라프텔'. 라프텔의 누적회원수는 약 500만명이다. 사진 라프텔

◦ 라프텔은 2017년 애니메이션 전문 OTT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까지 누적 회원수는 약 500만 명, 지난 해 월평균 활성 이용자(MAU) 수는 100만 명이다. 티빙·웨이브 등 대형 OTT와 비교했을 때 이용자 수는 5분의 1 이하지만 수익성은 좋다. 라프텔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약 300억원, 영업이익률은 10~20% 안팎이다. 지난해부터는 U+tv와 제휴를 맺어 IPTV에서도 라프텔 콘텐트를 볼 수 있게 해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 서브컬쳐 전문 OTT도 있다. ‘헤븐리(Heavenly)’는 BL(Boys Love·남성간 사랑) 콘텐트를 다룬다. 소수 마니아의 입소문을 타면서 상영회와 팬 미팅 등 오프라인 행사까지 활발히 개최하며 저변을 넓히고 있다. 중화권 드라마를 공급하는 ‘모아(MOA)’, 유아용 콘텐트를 제공하는 ‘아이들 나라’도 성장 중인 버티컬 OTT다.

이게 왜 중요해

확고한 팬덤을 타깃해 효율적으로 투자하는 버티컬 OTT가 업계에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주목 받는다. 그동안 막대한 콘텐트 투자비를 경쟁적으로 지출한 국내외 대형 OTT 사업자들은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1일 아마존은 ‘프라임 비디오’ 소속 직원 수백 명을 해고하겠다고 밝혔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넷플릭스도 지난해 자체 제작 콘텐트를 전년 대비 16% 줄였다.

버티컬 OTT들은 기존 OTT 대비 상대적으로 적은 제작비를 투자하지만 팬덤 등 확고한 수요가 존재하는 분야를 공략해 수익을 낸다. 말하자면 타율을 높이는 것. 업계 관계자는 “OTT업체가 많아지면서 ‘기묘한 이야기’ 한 시즌이 끝나면 넷플릭스를 해지하고 다른 서비스로 갈아타는 등 ‘메뚜기족’이 많다”며 “팬덤은 일반 시청자와 다르게 충성도가 높기 때문에 한 플랫폼에 유입되면 이탈율이 비교적 적고 수익성 향상에 기여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사례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크런치롤(Crunchyroll)’은 애니메이션 전문 OTT로 전세계 유료 구독자가 1000만 명에 달한다. 소니가 2021년 12억 달러(약 1조 5800억 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그 외 해외에선 호러물 마니아를 공략한 ‘셔더(Shudder)’, 스릴러 장르에 집중한 ‘선댄스 나우(Sundance Now)’, 스포츠 팬덤을 겨냥한 ‘푸보(Fubo TV)’가 서비스 중이다.
이상원 경희대 미디어학과 교수는 “특정 장르를 전문으로 한 업체는 비교적 적은 예산으로 소수를 타깃하는 시장 세분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며 “작지만 실험적인 업체들이 더 늘어나 성공을 거두면 출혈경쟁 중인 OTT 시장의 새로운 대안이 될수 있다”고 전망했다.

팬덤+IP비즈니스로 시장확장

국내 버티컬 OTT들은 영상 외 분야로 지식재산(IP)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있다. 라프텔 관계자는 “관련 상품 판매, 극장 상영 이벤트, 구독자 간 소통 커뮤니티 서비스를 올해 속도있게 진행할 예정”이라며 “단순 시청 외 애니메이션과 서브 컬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무협물 전문인 모아는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한다. 회사 관계자는 “버티컬 OTT는 대형 OTT보다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콘텐트와 서비스가 무엇인지 더 발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인 만큼 구독자와 소통을 늘려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