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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노조탈퇴 땐 해고" 공공노조 123곳,이런 위법조항 없앴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연합뉴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연합뉴스

A공공기관은 최근까지 노사 단체협약에 노조 가입 대상인 직원이 노조에 가입하지 않거나, 탈퇴할 경우 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B공무원 노조는 승진심사위원회 구성을 노조와 합의해야 하고, 노조 추천 위원이 30% 이상 참여하도록 하는 등 인사에 깊이 관여하는 내용의 단협을 소속 기관과 체결하고 있었다. 모두 위법한 규정이지만, 현재 정부 시정명령에 따라 법령에 맞게 수정하거나 삭제 조치됐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10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같은 위법한 단협·규약을 두고 있던 전국 공공부문(공무원·교원·공공기관) 기관·노조 124곳(단협 120곳·규약 4곳) 가운데 123곳이 정부의 시정명령을 수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으로 민주노총 83곳, 한국노총 13곳, 미가맹 노조 등 기타 27곳이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1곳만 노조 규약 시정을 끝내 거부했다. 단협은 사용자와 노조 간에 체결하는 자치적인 노동법규를, 규약은 노조의 자체 운영규정을 의미한다.

이는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노사법치 일환으로 위법한 단협·규약을 둔 공공부문 기관·노조들을 적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당시 양대노총은 성명을 내고 ‘과도한 개입’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고용부는 노동조합법에 따라 노동위위원회 의결을 거쳐 시정명령을 내렸고, 대부분 위법한 내용을 삭제하거나 관련 법령에 맞게 고치는 방식으로 이를 수용했다.

대표적으로 A공공기관 노사는 해고 단협 규정을 ‘노조가입 해당 직원이 조합에 가입하지 않거나 탈퇴하면 (노조 요청시) 노사협의를 거쳐 적절히 처리한다’고 바꾸고, ‘새로운 노동조합을 설립하거나 다른 노동조합에 가입할 경우엔 그러지 아니한다’라는 예외 조항을 추가했다. 원칙적으로 근로자 3분의2 이상이 노조에 가입한 사업장에선 노조법상 신규 직원의 노조 가입을 의무화하는 것은 가능하다.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를 막고 근로자의 단결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일부 사업장에선 소수 노조의 신설·가입을 원천 차단하려는 용도로 악용되곤 했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B기관 노사는 승진심사위에 노조 추천 위원 30% 이상 참여하도록 하는 규정 자체를 삭제했고, ‘인사(승진)위원회에 노조 추천 외부인사를 포함한다’는 규정도 ‘조합원 복지 등에 관한 노조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로 바꿨다. C교원 노사는 ‘단협 기준이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령보다 우선 적용한다’는 규정을, D공공기관 노사는 ‘당해 노조를 유일한 교섭단체로 인정해야 한다’는 규정을 삭제했다. E교원 노조는 ‘임원은 위원장이 추천하고 전국대의원 대회에서 인준한다’는 규약 내용을 ‘임원은 전국대의원 투표로 선출한다’로 수정했다.

다만 끝까지 규약 시정을 거부한 전공노에 대해 고용부 서울남부지청은 지난해 12월 노조위원장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앞서 강원 원주시청 공무원노조(원공노)가 2021년 8월 민주노총 및 전공노 탈퇴를 의결하자, 전공노는 이같은 집단탈퇴 움직임을 막을 수 있는 조항을 신설했다. 하지만 정부와 노동위는 헌법상 단결권과 노조법상 노조 설립의 자유 등을 침해한 위법 규약이라고 판단했다.

이번 조치는 양대노총이 모두 수용한 노조 회계공시 제도와 함께 윤석열 정부 노동개혁의 대표적 성과로 평가된다. 특히 19곳은 정부 시정명령에 앞서 자율적으로 위법한 단협·규약을 고친 것으로 전해졌다. 고용부 관계자는 “정부의 강한 의지로 노사법치주의가 공공부문 현장 노사에 자리매김했다”며 “시정명령을 거부한 노조 1곳에 대해선 검찰과 협업해 신속하고 엄정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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