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9번 외친 윤 대통령…“이념·이권 패거리 카르텔 타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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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윤석열 대통령이 새해 첫날인 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새해 첫날인 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민생을 보살피고 경제를 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지만, 늘 부족하고 송구스러운 마음이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새해 첫날 집권 3년 차 신년사를 ‘사과’로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용산 청사에서 TV로 생중계된 신년사에서 “지난해 고금리, 고물가, 고유가가 우리 경제의 회복 속도를 늦추면서 민생의 어려움도 컸다”며 “국민 여러분 얼마나 힘드셨느냐”고 인사했다. 이어 “민생 현장에서 국민 여러분을 뵙고 고충을 직접 보고 들을 때마다 대통령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초점을 맞춘 것이 ‘민생’이었다. 새해 첫 일정으로 국립 서울현충원을 찾아 방명록에 “국민만 바라보며 민생경제에 매진하겠습니다”라고 쓴 윤 대통령은 신년사에서도 민생을 9번 언급했다. “올해를 경제적 성과와 경기 회복의 온기가 국민 여러분의 삶의 구석구석까지 전해지는 민생 회복의 한 해로 만들겠다”며 “검토만 하는 정부가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해 ‘행동하는 정부’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신년사는 민생과 함께 국민(28회)·경제(19회)·개혁(11회)·산업(9회)·회복(6회)·일자리(5회) 등 경제 중심의 키워드가 주를 이뤘다. 1년 전 신년사와 대비된다. 당시 자유와 연대, 법치를 키워드로 제시했지만, 이번엔 연대는 전혀 언급이 없었고 자유는 2번, 법치는 1번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민생 밀착형 정책에 주력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이권과 이념에 기반을 둔 패거리 카르텔을 반드시 타파하겠다”며 “부패한 패거리 카르텔과 싸우지 않고는 진정 국민을 위한 개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여권에서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를 운동권·이념 카르텔로 규정하고 해체 대상으로 지목한 것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한 발언이냐”는 질문에 “이념에 경도돼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 자기 이권만 챙기려는 세력을 말한 것”이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민생과 직결된 부동산 문제 해결과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의 완수 의지도 표했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선 “상대의 선의에 의존하는 굴종적 평화가 아닌, 힘에 의한 진정하고 항구적인 평화를 확고히 구축해 나가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까지 증강된 한·미 확장억제 체제를 완성해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원천 봉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건희 여사 특검법’은 언급하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거부권 행사 방침을 밝힌 상태다. 국무위원들과 떡국으로 조찬을 함께 한 윤 대통령은 신년사를 마친 뒤 기자실을 찾아 “올해는 김치찌개도 같이 먹으며 여러분과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 새해에는 더 힘을 내자”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질의응답 없이 일방적 연설로만 채워진 고집과 불통의 신년사”라고 비판했고, 경제계는 “행동하는 정부가 되겠다는 의지 표명에 깊이 공감한다”(대한상공회의소)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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