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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매일 마시더니 사타구니 통증?…책상다리 힘들면 이것 의심해야

중앙일보

입력

유난히 술자리가 많아지는 연말연시에 각종 알코올성 질환을 조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 픽사베이

유난히 술자리가 많아지는 연말연시에 각종 알코올성 질환을 조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 픽사베이

송년회, 신년회 등으로 술자리가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연말이다. 지나친 음주가 반복적으로 집중되면 뇌ㆍ소화기ㆍ뼈 등의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술 마시면 공격적…“알코올성 치매 증상”

알코올성 치매가 대표적이다. 치매는 후천적으로 기억ㆍ언어ㆍ판단력 등 여러 영역의 인지 기능이 감소해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질환이다. 치매의 50~60%는 알츠하이머를 포함한 신경 퇴행성 치매다.  그러나 65세 미만 젊은 치매 환자의 약 10%는 과도한 음주가 원인이 되는 알코올성 치매를 앓는다.

알코올성 치매는 알코올 과다 섭취로 인해 우리 뇌가 반복적인 손상을 입으면서 발생한다. 흔히 ‘필름이 끊긴다’고 말하는 블랙아웃(black-out)을 겪은 적이 있다면 알코올성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 더 주의해야 한다. 블랙아웃은 음주 중 있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현상이다.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술을 마시는 사람에게 흔히 나타난다. 임재성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블랙아웃 현상이 반복되면 장기적으로 심각한 뇌 손상을 일으켜 치매에 이르게 된다”라며 “블랙아웃 현상을 자주 경험한다면 음주 습관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알코올로 인한 뇌 손상은 떨림, 보행 시 비틀거림, 안구운동장애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성격 자체를 변화시키기도 한다. 임재성 교수는 “뇌 앞부분의 전두엽은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는 기관인데 알코올에 의해 손상될 수 있다”라며 “술만 마시면 공격적으로 변하거나 폭력성을 보인다면 알코올성 치매를 의심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의심되면 즉시 술을 끊는 게 중요한데 알코올 의존증 환자는 주변 도움을 받아 금주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초기 알코올 지방간, 4~6주 금주해야  

알코올 지방간ㆍ알코올 간염ㆍ알코올 간경변증 등 알코올 간 질환도 조심해야 한다. 정상 간에는 지방이 5% 정도 있는데 지방간은 이보다 많은 지방이 축적된 상태다. 여기서 간세포가 파괴되고 염증 반응을 동반하는 상태로 진행되면 알코올성 간염이다. 간염이 장기간 지속하면 간세포가 파괴돼 간이 딱딱해지는 간 섬유화가 되거나 간 기능이 소실될 수도 있다. 이단비 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과도한 음주는 알코올 지방간을 만들고, 그 상태에서 음주를 계속하면 약 20~30%가 알코올 간염으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알코올 간염 환자가 음주를 지속하면 38~56% 정도가 간경변증으로 진행될 수 있고 알코올 간경변증 환자의 7~16%가량에서 간세포암종이 발생한다고 한다.

‘침묵의 간’이라는 별명처럼 간 질환은 대부분 초기 증상이 없다. 건강검진에서 간 수치 이상이 확인되거나 복부 초음파 검사를 통해 간 질환 여부를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지방간은 오른쪽 상복부의 불편감, 둔한 통증, 피로감,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생기고 알코올성 간염은 무력감, 피로감, 발열, 오심과 구토, 식욕부진, 황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누웠을 때 복통 심하다면 

음주 후 갑자기 복통이 온다면 급성 췌장염을 의심해야 한다.

췌장은 소화 효소를 분비해 음식물을 소화하고, 우리 몸의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과 글루카곤 호르몬을 분비한다. 췌장염은 이런 췌장 분비샘이 파괴되거나 췌장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췌장염은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하는데 급성 췌장염의 주요 원인이 음주와 담석이다. 과도한 음주를 하게 되면 췌장이 알코올을 대사하기 위해 췌장 액을 더 과하게 분비하는데 이때 췌장 액이 십이지장으로 다 배출되지 못하고 췌장으로 역류해 췌장 세포를 훼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급성 췌장염의 주요 증상은 복통이다. 명치나 배꼽 주변의 상복부 통증으로 시작해 등이나 가슴, 아랫배 쪽으로 퍼진다. 오동욱 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췌장이 등 뒤쪽에 있기 때문에 가만히 누워 있을 때 더 심해지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증상이 있으면 혈액 검사와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의 검사로 췌장염 여부를 확인한다. 췌장염일 때는 혈액 검사에서 아밀라아제와 리파아제 수치가 3배 이상 상승하고 백혈구 수치와 혈당 수치도 높아진다.

급성 췌장염의 합병증으로는 췌장 괴사ㆍ가성 물혹ㆍ췌장 농양ㆍ담관 폐쇄ㆍ다발성 장기 부전이 있고 특히 다발성 장기부전은 급성 췌장염에 의한 주 사망 원인이다.

급성 췌장염은 금식을 통해 췌장을 쉬게 해주면서 수액으로 영양을 공급하는 것이 치료법이다. 80% 정도는 치료를 통해 며칠 내에 큰 합병증 없이 회복되지만 20%는 중증 췌장염으로 진행돼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오동욱 교수는 “급성 췌장염이 반복된다면 췌장암의 주요인인 만성 췌장염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치료 이후 반드시 금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책상다리 힘들다면 뼈 무너지는 무혈성 괴사  

술자리 이미지. 중앙포토

술자리 이미지. 중앙포토

장기간의 과도한 음주는 무혈성 골 괴사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그중에서도 대퇴골두(허벅지뼈) 무혈성 괴사가 흔하다. 술이 혈관 내에 지방을 쌓이게 하고, 이로 인해 대퇴골두에 혈액이 통하지 않아 무혈성 괴사를 일으키는 것이다. 김철호 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보통 고관절 질환은 고령의 여성에게 발생하지만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음주를 많이 하는 20~30대 젊은 남성들에게도 나타난다”고 말했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초기에는 별다른 통증이나 증상이 없다. 괴사 부위가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증상이 나타나는데, 걸을 때 사타구니 쪽에서 통증이 느껴지거나 책상다리 자세를 하기 힘들어지면 의심해볼 수 있다. X선 검사와 MRI 검사를 통해 괴사 위치와 크기를 정확히 판정할 수 있다.

무혈성 괴사의 치료는 크게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눌 수 있다. 괴사 크기가 작거나 위치가 나쁘지 않은 경우 경과를 관찰할 수도 있다. 수술적 치료는 크게 관절을 보존하는 방법과 인공 관절 치환술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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