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이광형의 퍼스펙티브

50년 뒤 인구 반 토막, 파격적으로 외국인 유입시켜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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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국가 소멸 위기

이광형 KAIST 총장·리셋 코리아 4차산업혁명분과장

이광형 KAIST 총장·리셋 코리아 4차산업혁명분과장

지난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 추계에 따르면 앞으로 50년 후인 2072년에 우리나라 총인구는 3600만 명대가 될 것이라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예측이 합계 출산율 1.0을 가정한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출산율이 현재와 비슷한 0.7~0.8명 선이면 3000만 명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 한다. 우리나라는 작년에 24만6000명이 태어나서 합계 출산율 0.78을 기록했다. 출산율 감소 추세가 현재처럼 이어지면 50년 후의 인구는 2000만 명대 중반으로 떨어질 것 같다.

생산연령(15~64세) 인구도 50년 후에는 현재의 45.8%가 된다. 0~14세 유소년 인구는 6% 선으로 줄어들고,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50%에 육박하면서 극단적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부양인구는 104.2명이 될 전망이다. 모두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국가 중 최악의 기록이다. 그리고 통계청은 한국인 기대수명은 2072년 91.1세가 되어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사는 국가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현재 출산율 추세론 2072년 인구 2000만 명대 중반으로 떨어져
생산성도 낮아져 20년 후엔 경제 성장률 마이너스 기록할 전망
외국인 이공계·기술 분야 인재는 영주권·국적 등 특별 우대하고
법정 정년 점진적으로 늘리며 여성 경제활동 참여 적극 지원해야

이상의 예측을 보면 현재처럼 가면 대한민국은 50년 후에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들고, 경제활동인구는 절반도 안 된다. 생산성도 낮아져서 2042년이 되면 경제성장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통계청은 이런 추세라면 100년 후에는 인구가 2000만 명도 안 될 것이라 내다봤다.

정해진 암울한 미래

퍼스펙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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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예측은 통계청이 가정한 소설이 아니다. 정해진 미래다. 인구 예측은 출산율과 사망률이 정해지면 저절로 계산되는 숫자들이다. 다만, 별도로 외국인 유입과 해외로 나가는 숫자가 있을 뿐이다. 생각만 해도 끔찍한 미래다. 나라는 거의 반 토막으로 줄어들고, 1인의 생산인구가 1인의 노인을 부양하게 된다. 연금은 이미 고갈되어 있을 것이고, 세금은 수입의 50% 이상 내야 할 것이다.

이대로 가면 대한민국은 100년 후 지구 상에서 소멸할 수밖에 없다. 지금도 어려운데 2000만 명도 안 되는 인구 가지고 강대국 틈에 끼어 살아날 수 없다. 우선 그보다도 먼저 북한보다 더 작은 나라가 되어 있을 것이다. 연구개발은 누가 하고, 생산은 누가 한단 말인가? 더 나아가 국방은 누가 한단 말인가? 이대로 가면 시간은 김정은의 편이 될 것 같다. 통계청에 따르면 북한의 출산율은 1.61 정도라 한다. 이제 더는 머뭇거릴 수 없다. 특단의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

첫째, 출산 장려책은 지속해서 펼쳐야 한다. 일부에서는 출산율이 반등한 예가 없다며 포기하는 듯한 말을 하지만, 프랑스처럼 출산율을 회복하여 1.8 수준을 유지하는 나라도 있다. “출산은 가정에서, 양육은 국가에서 한다”는 마음으로 계속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특히 여성의 ‘육아와 직장 양립’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어린이집을 대폭 늘려서 마음 놓고 아이를 맡길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여성 결혼 후 경력 단절 없애야

둘째, 경제활동인구를 늘여야 한다. 인구 감소를 걱정하는 이유는 경제활동인구의 감소 때문이다. 현재 노인 연령이 65세로 되어 있는데, 지금의 65세는 청년이다. 10년 늘려서 75세로 해도 아무런 지장이 없을 것이다. 직장마다 정년을 10년씩 늘려야 한다. 현재 우리는 인력난을 말하면서 숙련된 인력을 조기에 퇴출하는 모순을 계속하고 있다. 정년을 한꺼번에 늘리기 어려우니, 일본처럼 점진적으로 연장하면 좋을 것 같다. 정년을 1년 연장하면 경제활동인구가 수십만 명이 늘어날 것이다.

셋째, 여성 인력 활용이다. 우리나라의 여성 경제활동 참여율은 2022년에 54.6%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인구 감소 시대에 추가로 활용할 수 있는 인력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여성의 활동을 10%만 올려도 경제활동인구가 수십만 명이 늘어난다. 어려서 양육할 때는 남녀 구분 없이 정성으로 기른다. 그런데 결혼 후에는 귀한 인력을 놀리고 있는 일이 너무나 아쉽다. 가장 큰 원인인 ‘결혼 후 경력 단절’을 겪지 않을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

매년 외국인 1만 명 한국인 만들어야

넷째, 외국인 유입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가 자주 단일 민족을 주장하지만 사실상 그 의미가 매우 약한 말이다. 역사 속에서 외국과의 교류와 전쟁 기록을 보면 한국인은 매우 많은 피가 섞여 있는 민족이다. 그래서 현재처럼 명석하고 적극적인 유전자를 가졌는지도 모르겠다. 앞으로도 피가 섞이면 더욱 좋은 일이다. 거기다가 현재 우리의 인구 상황을 보면 외국인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처지다.

현재 외국인이 약 180만 명 정도 체류한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한국 국적을 받은 외국인은 극소수이다. 국적 부여 조건이 결혼 등으로 매우 제한적이다. 필자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50년 후에 인구가 반 토막이 나게 생겼는데, 순수 한국인이란 말은 불필요하다. 미국·캐나다 등은 이민자가 만든 나라다. 아랍에미리트(UAE)·카타르·싱가포르의 경제활동인구는 절반이 외국인이라 한다. 현재 매년 출생자 수가 평균 1만 명씩 줄고 있다. 이를 외국인으로 채우면 좋겠다. 매년 1만 명의 외국인을 한국인화 하는 목표를 세우자.

우리나라는 유달리 외국인에 대해서 배타성이 강한 경향이 있다. 이제 그런 생각을 벗어버려야 한다. 국가가 소멸하게 생겼는데 그럴 여유가 없다. 오늘날 세계 최강국 미국에는 ‘미국 민족’이란 개념이 없다. 미국 땅에 살면 미국인이 된다. 미국 내에서 잘 나가는 100대 벤처기업의 창업자 50%가 이민자라는 통계도 있다.

미국 100대 벤처 창업자 절반이 이민자

이제 외국인을 많이 받아들여서 소멸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의 맥을 잇게 해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집안에 대가 끊기게 되면 양자를 받아들이는 풍습이 있다. 이제 양자를 받아들여 대한민국의 대를 잇게 해야 한다. 양자를 받을 때 거주 비자는 물론이고 영주권과 국적을 파격적으로 부여해야 한다. 그리고 마음을 붙이고 살 수 있도록 가족도 초청할 수 있게 하면 좋겠다.

양자를 받아들일 때도 무조건 하는 것은 아니었다. 여러 가지 고려해서 양자를 받았다. 우리가 지금 외국인을 받을 때도 마찬가지로 해야 한다. 외국인 유입에 가장 성공적인 나라가 미국이다. 미국처럼 하면 된다. 필요한 분야에서 머리 좋고 성실한 사람을 우선 받아들인다. 특히 국가에서 필요로 하는 이공계 기술 분야 인재는 특별 우대하여 영주권과 국적을 파격적으로 주면 좋겠다. 그 외에도 작업 현장의 기술직도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근로 현장에는 숙련된 기술직도 필요하다.

대상자 선정에서 가장 쉽고 안전한 방법은 교육기관과 회사의 추천을 받는 것이다. 대학의 추천을 받으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직업학교 등 공공 교육기관의 추천도 가능할 것이라 본다. 회사에서 필요한 인력을 추천받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물론 모든 추천 기관이 동일할 수 없으니 실적과 평가를 통하여 추천 가능 숫자를 할당하면 될 것 같다. 초기에 이렇게 시작하고, 그다음에는 추천 내용을 평가하여 숫자를 조정하면 될 것이다. 그러면 추천 기관은 스스로 신용을 관리할 것이다.

북핵보다 무서운 미래 인구 감소

한국인이 거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현재 아이가 태어나 성인이 될 때까지 투입하는 노력을 생각하면 어마어마하다. 직·간접적으로 투입된 경제적인 비용만 생각해도 1억원이 훨씬 넘을 것이다. 외국인을 한국인으로 만들려면 이 정도의 돈을 투입하겠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한국어를 가르치고 사회에 적응하도록 기술을 가르치는데 투자해야 한다. 이렇게 해도 처음부터 아기를 낳아서 양육하는 것보다 싸게 먹힐 것이다.

외국인을 받아들일 때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외국인끼리만 모여 살게 하면 안 된다. 그들끼리 살다 보면 한국인화 되기 어렵고 부작용이 생긴다. 한국어 시험을 봐서 합격자에게만 비자를 줘야 하고, 그 후에도 지속해서 한국어와 한국 역사를 교육해야 한다. 예를 들어 비자를 갱신하려면 한국사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가족을 초청할 때에도 한국어 시험을 봐야 하고, 입국 후에도 교육해서 한국인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것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미 이민을 많이 받는 선진국이 하는 일이다.

우리 사회에 외국인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이 있다는 점을 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럴 여유가 없다. 국가가 소멸하게 생겼는데, 나의 핏줄, 남의 핏줄 따질 때가 아니다. 김정은의 핵무기가 무서운 것이 아니라, 미래 인구 감소가 더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이광형 KAIST 총장, 리셋 코리아 4차산업혁명분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