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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보유한 '범죄수익' 가상자산 270억…이제 檢계좌로 현금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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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검찰청 기관 명의의 가상자산 계좌를 만들었다. 수사기관 중 기관 명의의 가상자산 계좌를 만든 건 검찰청이 처음이다.

비트코인 시세 화면. 뉴스1

비트코인 시세 화면. 뉴스1

대검찰청은 13일 각 가상자산거래소와 금융정보분석원(FIU) 등과 논의를 거쳐 검찰청 명의의 가상자산 계좌로 가상자산 매각과 원화 출금이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은 이 시스템을 통해 지난 12일 10억2321만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검찰청 명의로 매각해 국고로 귀속시켰다.

FIU의 ‘가상통화 관련 자금세탁 방지 가이드라인’에서는 법인 계좌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법인 명의의 가상자산 계정을 허용할 경우 자금 세탁의 창구로 활용될 수 있어 자율규제를 통해 법인 명의 가상자산 계정의 은행 거래를 막아온 것이다. 이 규정에 따라 기존에 검찰은 압수·보전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의 가상화폐를 검찰청 수사관 개인의 가상자산 계정으로 옮겨 현금화했다.

그러나 이렇게 하면 가상 자산을 현금화하는 절차가 지연되는 단점이 있었다. 수원지검이 2017년 5월 한 음란물 사이트 운영자에게서 몰수한 191비트코인을 2021년 4월에야 122억9400만원의 현금으로 국고로 환수한 게 대표적이다. 검찰 기소 후 1년 만에 대법원 확정판결이 났지만, 몰수 방식에 대한 규정이 부재해 기소 후 몰수까지 약 4년이 걸렸다고 한다.

개정 소득세법에 따라 내년부터는 가상 자산 매각 시 양도 소득세를 과세한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한다. 가상자산의 국고 환수절차를 밟은 수사관 개인에게 과세 부담이 생길 우려가 있어서다.

검찰이 이번에 검찰청 명의의 가상자산 계좌를 신설했다고 해도 법인 명의의 가상자산 거래는 계속 금지된다. 다만 검찰청 사례를 바탕으로 다른 수사기관 명의의 가상자산 계좌 개설도 확대될 수 있다. 지난달 기준 검찰이 보유한 가상자산은 총 100여 종, 약 270억원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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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관계자는 “수사관 개인 가상자산 계정으로 가상자산 매각을 해온 것에 대해 절차적으로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많았다”라며 “신속한 가상화폐 매각으로 범죄수익 환수 절차가 더욱 간소해질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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