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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작품이 보석? 내겐 똥이다"…'핵개인' 윤종신 롱런의 비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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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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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l:in 송길영X윤종신 인터뷰

엔터테인먼트 기업(미스틱스토리) 대표 프로듀서, 가수 출신 방송인(JTBC ‘싱어게인3’ 심사위원장)….

요즘 MZ세대에게 윤종신은 그런 사람이다. 하지만 그의 본업은 엄연히 가수다. 그것도 14년째 혼자 힘으로 매달 새 곡을 발표해 온(‘월간 윤종신’ 프로젝트) 현역 싱어송라이터. 최근에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앨범 커버도 직접 만들고 있다.

윤종신은 왜 업계의 문법을 깨고 ‘나만의 길’을 걷고 있을까. 그는 “스스로 ‘플랫폼’이 돼 남들의 평가에서 벗어났다”고 말했다. 최근 베스트셀러『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 저자 송길영 마인드마이너와 만난 자리에서다. 송 마인드마이너는 그를 ‘자기 서사’를 만든 대표적인 ‘핵개인(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삶에 주체적 의사결정권을 가진 사람)’으로 꼽았다.

두 사람의 대화를 ‘성장의 경험을 나누는 콘텐트 구독 서비스’ 폴인이 정리했다. 전문은 폴인 홈페이지(https://www.folin.co) ‘핵개인: 자기 서사를 만든 사람들’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가수 윤종신에 이어 작가 이슬아, 유튜버 이연, 방송인 노홍철 인터뷰가 연재될 예정이다.

 가수이자 크리에이터 윤종신. 그가 자신을 소개할 때 가장 좋아하는 표현이다. 사진 폴인, 송승훈

가수이자 크리에이터 윤종신. 그가 자신을 소개할 때 가장 좋아하는 표현이다. 사진 폴인, 송승훈

흥했다? 망했다?… 평가 대상에서 벗어나다

송길영(이하 송): (책에서) ‘핵개인’이란 키워드를 던지며, 윤종신 씨가 떠오르더군요.
윤종신(이하 윤): 저 노래도 있어요, ‘개인주의’라는. (웃음) 젊을 때는 단체주의자에 가까웠어요. 40대 넘어가며 바뀌었죠. 특히 ‘월간 윤종신’을 하며 ‘개인이 훨씬 유리하다’라는 쪽으로 생각이 갔어요.

송: 이유는요?
윤: 사람들이 뭉쳐서 상향 평준화된 걸 본 적이 별로 없어요. 저는 제 아이들한테도 그러거든요. ‘우리 가족이란 단체에 너무 휘둘리지 마라’ ‘스무 살이 되면 잘 떠나라, 잘 흩어지자’고요.

'월간 윤종신'은 송길영 작가가 가수 윤종신을 '핵개인'으로 꼽은 가장 큰 이유다. 사진 폴인, 송승훈

'월간 윤종신'은 송길영 작가가 가수 윤종신을 '핵개인'으로 꼽은 가장 큰 이유다. 사진 폴인, 송승훈

송: ‘월간 윤종신’은 어떻게 하게 된 건가요?
윤: (앨범을 팔기 위한) 마케팅이 부담스러웠어요. 나 좋아하는 사람은 일부인데, 너무 많은 걸 쏟아붓는 거 아닌가? 그러던 중에 트위터가 등장했어요. 제 팔로워가 20만명이 넘어갔죠. 그걸 보며 생각했어요. ‘꾸준히 음악을 내면 나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일 테고, 그들에게 한 달에 한 번 “나 음악 냈어요” 알린다면?’

송: 흥행에 대한 욕심은 내려놓은 건가요?
윤: ‘월간 윤종신’의 가장 큰 미덕이 ‘흥했다, 망했다’의 기준이 없어져 버렸다는 거예요. ‘월간 윤종신 노래 잘 안 됐다며?’가 아니고 ‘월간 윤종신 아직도 해오고 있다며?’가 된 거죠. 그게 좋은 점 중 하나예요.

송: 놀라운 발견이네요. 이제 신경 안 쓰는군요.
윤: 안 쓰죠. 신경 안 쓰려고 매달 낸 거예요. (웃음)

과거는 ‘똥’… 앞으로가 중요, 그건 ‘보석’

"저는 앞으로 할 게 더 중요해요. 그건 보석이죠" 사진 폴인, 송승훈

"저는 앞으로 할 게 더 중요해요. 그건 보석이죠" 사진 폴인, 송승훈

송: 좋은 걸 가지고 있는데 보여주지 못하는 분도 있어요. ‘아직 부족해’하면서요.
윤: 자기 (과거) 작품을 보석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어요. 그런데 저는 똥, 창작적 배설물이라고 생각하거든요(웃음). 저는 앞으로 할 게 훨씬 중요해요. 그건 보석이죠.

송: 어떻게 매달 가사를 쓰나요?
윤: 뭔가 떠오르면 짧게 한 문장, 한 어절 정도라도 써요. 그게 하나의 곡이 돼요. 노래도 결국 이야기더라고요. 이야기할 게 없으면 아무리 사운드가 멋져도 소용없어요. (웃음)

송: 심지어 이제 기술도 중요하지 않죠. AI로 글, 이미지, 음악까지 만드니까요.
윤: 저는 올해부터 앨범 커버 작업을 (이미지 생성 AI인) DALL·E랑 해요.

송: 역시! 제작(부담)이 훨씬 가벼워지겠네요.
윤: 네. 가끔은 가사도 챗 GPT랑 대화하며 힌트 얻기도 해요. ‘정확성이 떨어진다’고들 하는데 저는 모티브만 얻으면 되거든요. 소설 같은 얘기라도 엄청 도움 되더라고요.

생성형 AI 'DALL·E'로 작업한 '월간 윤종신' 2023년 7월호『모래』앨범 커버. 사진 미스틱스토리

생성형 AI 'DALL·E'로 작업한 '월간 윤종신' 2023년 7월호『모래』앨범 커버. 사진 미스틱스토리

송: 앞으로 ‘행위’를 파는 건 쉽지 않아요. (반면) 내 스타일이 있으면, 그만큼의 지적 재산(IP)을 요구할 수 있거든요. 캐나다 가수 그라임스가 “내 목소리 써라, 대신 수익의 절반을 달라”고 한 것처럼요.
윤: 맞아요. 사람들은 ‘생성 AI가 (가수의) 표정, 목소리까지 복제하는 데, 앞으로 어떡하지?’ 그러는데, 더 좋죠. ‘AI 윤종신’이 나오면 나랑 (수익을) 쉐어해야죠(웃음).

깨달음 늦지만, 깨달으면 바로 실행… 지금도 깨닫는 중

송: 결국 ‘나만의 고유성’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군요.
윤: 맞아요. 저는 오디션 심사할 때 잘 못 해도 와일드한 사람을 좋아해요. (다른 심사위원들은) 대부분 완성도를 따지는데, 그건 다른 사람도 하면 할 수 있는 거거든요. 그런데 그 사람의 고유성은 못 따라가요.

송: 본인은 스스로 본인의 무대(‘월간 윤종신’)를 만들었잖아요.
윤: 누구에게나 다 자기 무대가 있어요. 작지만 다 플랫폼이 될 수 있죠. 제 생각에 핵개인화의 가장 큰 요인은 플랫폼인 것 같아요. 사람들 취향을 취합해 주잖아요. 이용할수록 내 취향이 축적되고, 비슷한 걸 추천받고. 가수 입장에서는 저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 군데 모이고. 심지어 내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직업군, 남녀 성비도 보여주니까요.

송: 시대 변화를 빠르게 읽고 반영해 오신 것 같아요. 동시대성의 비결은 뭔가요?

윤: 제가 약간 늦게 깨닫는 사람이라 그런 것 같아요. 저는 깨달음은 늦을수록 좋다고 생각해요. 깨달을 만한 나이에 깨달아야 되기 때문에. 저는 스스로 (일이) 식상해질 때쯤, 그러니까 데뷔 20년 차에 제가 깨달은 걸 곧바로 실행해 버렸거든요. 그동안 해오던 걸 버리고요. 그러니까 좀 프레시해 보이는 것 아닌가. 지금도 여전히 깨달아가고 있고요.

송: 결국 실행의 힘이네요. 누가 해결해 주길 바라지 않고 그냥 하신 거예요.
윤: ‘떠오른 건 그냥 한다’ ‘지금 떠오른 건 최소한 다음 달에 내야 한다, 내년에 낼 수 없다’죠. 사실 저는 컨템포러리가 안 돼도 상관없어요. 요즘은 53세면 53세 다운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30년 넘게 음악 했으면 그에 맞는 보수성도 있어야 한다는 거죠. 무조건 프레시해야 한다는 건 강박 아닐까. 저는 가끔 익숙한 게 좋아요.

더 자세한 내용은 폴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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