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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커도 겪은 손목 통증, 1시간 마다 5분 스트레칭하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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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8호 28면

생활 속 한방

지난달 19일 세계 최대 e스포츠 대회인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이 한국에서 개최됐다. 이 대회는 규모와 위상이 마치 월드컵과 비슷해 ‘롤드컵’이라 불린다. 올해의 경우 전 세계 약 4억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이 대회를 지켜봤다. 한국팀이 중국팀을 꺾고 역대 최다 우승기록을 경신하면서 e스포츠 강국으로서 롤드컵 역사를 새로 쓰게 됐다. 특히 SKT T1팀의 대표선수 ‘페이커(이상혁)’는 롤드컵 4관왕의 대기록을 세우며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페이커도 부상으로 인해 선수생활에 위기를 겪기도 했다. e스포츠 선수들에게도 부상은 큰 위기로 다가온다. 실제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2년 e스포츠 실태조사’에 따르면 프로 선수들이 ‘신체, 심리 등의 건강문제’(46.4%)를 제일 큰 애로사항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하면 신경 손상돼 마비까지

실제로 그가 겪었던 부상은 손목 통증이었다. 통증으로 인해 슬럼프도 겪어야 했다. 손목 통증은 프로게이머들이 흔히 호소하는 증상이다. e스포츠 직업 특성상 손목 관절과 손가락 힘줄에 부담이 쌓여 손목터널증후군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을 지나는 말초신경이 압박받아 통증, 저림 등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장시간 무리하게 손목을 사용할 경우 손목 힘줄 또는 주변 부위에 염증과 부기가 생긴다. 이에 손목 내부 힘줄, 인대, 뼈로 이뤄진 손목터널(수근관)이 점점 좁아지게 되고 신경을 압박하게 된다. 손목 신경이 눌리면 일상에 지장을 주는 각종 증상을 유발한다. 먼저 손바닥과 손가락의 저림 증세로 시작돼 손이 타는듯한 작열감이 발생한다. 밤이 되면 통증이 심해진다는 특징도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을 오래 방치하면 신경이 영구적으로 손상돼 손이 무감각해지는 마비가 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손목 사용이 잦은 일반인들도 주의가 필요하다. 종일 필기하며 손목을 사용하는 학생이나 직장에서 컴퓨터와 마우스 사용이 많은 사무직 근로자들이 대표적이다. 등하교·출퇴근길에 모바일 게임을 하거나 귀가 후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도 이에 해당한다. 실제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10명 중 7명(74%)은 게임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만약 손목터널증후군이 의심된다면 간단한 자가진단법으로 질환 여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먼저 가슴 앞으로 손을 모은 뒤 양쪽 손등을 맞댄다. 이때 손목은 90도로 꺾인 상태이고 손가락은 바닥을 향하면 된다. 1분 이상 유지한 뒤 손목이 아프거나 저리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이 진행 중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손목터널증후군 등 손목질환은 심각한 중증이 아니라면 대부분 수술 없이 치료가 가능하다. 실제로 국제대회 중 페이커를 굴복시켰던 유럽의 강팀 G2 소속의 미키엑스 선수도 수술 없이 손목을 회복했다. 당시 그는 은퇴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손목 상태가 좋지 않았다. 심지어 G2팀이 한국에 방문해 훈련을 이어갈 동안 미키엑스 선수는 휴식해야만 했다. 대신 그는 자생한방병원에서 한의 치료를 선택했고 이후 손목건강을 회복한 그는 이후 유럽리그 우승, 롤드컵 준우승을 기록하며 제2의 전성기를 보냈다.

한의학을 통한 그의 화려한 재기는 G2의 공식 유튜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영상 속에서는 미키엑스가 침 치료를 받는 장면이 나온다. 실제 침 치료는 대표적인 한의치료법으로서 손목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다. 먼저 열결혈, 경거혈, 내관혈 등 손목 관련 주요 혈자리에 침 치료를 하면 과도하게 긴장한 근육을 풀고 혈액 순환 촉진을 돕는다. 굳었던 근육이 풀리면서 신경에 가해지는 압박이 감소해 통증 또한 줄어든다. 여기에 천수근 등 천연 한약재 성분이 환부에 직접 작용하도록 놓는 약침 치료를 병행하면 빠른 염증 제거와 통증 완화 효과를 볼 수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에 대한 침 치료 효과는 객관적인 연구를 통해 입증되기도 했다. 실제로 한국한의학연구원과 미국 하버드의대가 SCI(E)급 국제학술지 ‘뇌(Brain)’에 발표한 공동연구에서도 침 치료의 효과가 소개된 바 있다.

연구팀은 손목터널증후군 환자에게 침 치료를 하고 통증 및 자각증상 평가척도인 보스턴 손목터널증후군 설문조사(BCTQ)를 활용해 통증의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침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증상 평가점수(수치 낮을수록 증상 완화)가 25.1% 낮아지고 3개월간 치료 효과가 유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자생한방병원이 한방재활의학과학회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침 치료는 좁아진 손목터널로 인해 신경이 눌리는 증세를 완화하는 데 유의미한 효과를 보이기도 했다.

중증 아니면 수술 없이 치료

손목터널증후군 예방 및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평소 생활 습관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목의 충분한 휴식과 함께 관절에 쌓인 피로를 풀어낼 필요가 있다. 특히 손목이 뻐근하다며 지나치게 손목을 꺾는 경우가 있는데 지양하는 것이 좋다. 손목이 갑작스레 과신전하게 될 경우 오히려 인대와 근육 등 조직이 손상될 가능성이 있고 손목 신경에 지나친 압박이 가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주먹을 쥐었다 펴거나 손가락을 위아래로 가볍게 젖히는 스트레칭을 권장한다. 손목 중립상태 유지를 위해 키보드 높이 조정과 더불어 마우스 손목 받침대, 손목 보호대를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나도 모르게 흐트러지는 자세도 문제다. 이는 앉아있을 때 더 큰 하중을 받는 허리, 거북이처럼 앞으로 내밀어진 일자목 등 여러 신체 부위에 악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컴퓨터 사용을 1시간 했다면 최소한 5분은 일어나서 허리와 목, 손목 등 전신을 가볍게 풀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 내 건강을 지킬 생활 속 수칙들을 하나, 둘 세워보며 롤드컵 우승보다 멋진 내년을 계획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진호 자생한방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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