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승객이 안전벨트 매야 출발…급정거 등 승차감 개선은 과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지난 4일 운행을 시작한 심야 자율주행버스 ‘A21’번이 모든 승객이 자리에 앉아 안전벨트를 맨 가운데 서울 동대문역 인근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일 운행을 시작한 심야 자율주행버스 ‘A21’번이 모든 승객이 자리에 앉아 안전벨트를 맨 가운데 서울 동대문역 인근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일 밤 자정 무렵, 낯선 외관의 버스가  서울 동대문역 시내버스 정류장에 들어섰다. 시민들 시선이 버스 쪽으로 쏠렸다. 앞엔 ‘심야 A21’, 옆엔 ‘서울 심야 자율주행 버스’라고 적혀 있었다. 숫자 앞에 ‘N(Night·밤)’이 붙는 기존 심야버스와 달리 이 버스는 ‘A(Autonomous·자율)’였다. 서울시가 이날부터 심야 자율주행 버스 운행을 시작했다. 대중교통 기능의 자율주행 버스가 심야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전 세계 처음이다. 두 대를 운영하는데, 한 대씩 합정역~동대문역 구간을 서로 엇갈려 오간다. 약 9.8㎞ 구간이며, 광화문과 종로, 신촌, 홍대입구역 등을 지난다. 오후 11시30분부터 다음날 오전 5시10분까지 운행하고, 배차 간격은 70분이다.

중앙일보 취재진은 이날 심야 자율주행 버스에 탑승해 첫 시험운행 상황을 점검했다. 교통카드를 단말기에 대자 여느 버스처럼 ‘삑’ 소리가 났다. 요금(기본요금 2500원)은 결제되지 않았다. 당분간 무료이며, 내년 상반기 중 안정됐다고 판단되면 유료로 전환한다. 좌석은 총 21개인데, 안전벨트가 눈에 띄었다. 버스 운영사(SUM) 관계자는 “모든 승객이 안전벨트를 착용한 걸 확인한 뒤 버스가 출발한다”고 설명했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입석 금지다. 모두 안전벨트를 하자 버스가 출발했다. 최고 속도는 시속 50㎞인데, 이날은 시속 40㎞ 안팎으로 달렸다. 곡선 구간도 예상보다 부드럽게 지났다.

시험 운전자가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자율주행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시험 운전자가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자율주행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운행 중 운전석의 ‘시험운전자’는 운전대에서 손을 뗀 상태였다. 운전석 건너편 ‘오퍼레이터’와 가끔 도로 상황 등을 얘기했다. 시험운전자는 돌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탑승한다. 시험운전자가 운행 도중 머리 위로 두 팔을 올리자 승객들이 탄성을 내기도 했다. 동대문역에서 출발한 버스는 1시간 만에 합정역에 도착했다. 다행히 돌발 상황이 없었다. 다만 승차감은 풀어야 할 숙제로 보인다. 외부 불빛이나 옆 차선 큰 차에 센서가 반응하면서 버스가 몇 차례 급정거했고, 놀란 승객들이 창밖을 살폈다.

자정을 지나 아현역에서 탑승한 직장인 백모(30)씨는 “심야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탑승감은 편안한 느낌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험·실제 운행을 통해 데이터가 쌓이면 승객이 느끼는 승차감은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취객 난동 등의 우려에는 “심야(N)버스 운영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