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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단 말도 끝까지" 尹참모 물갈이 속 생존한 '잼버리 소방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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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기 비서실장이 30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2기 참모진 인선을 발표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김대기 비서실장이 30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2기 참모진 인선을 발표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윤석열 정부 출범 570일만인 30일 대통령실 제2기 참모진의 진용이 갖춰졌다. 기존 참모 중 김대기 비서실장과 이날 새로 임명된 이관섭 정책실장을 제외한 전원이 바뀌었다.

정무수석에 한오섭 대통령실 국정상황실장, 홍보수석에 이도운 대변인이 각각 승진 임명됐다. 시민사회수석은 황상무 전 KBS 기자, 경제수석은 박춘섭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사회수석은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맡는다. 이날 임명된 이관섭 실장을 제외한 새 수석들의 정식 보임일은 12월 4일이다. 김대기 실장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이런 내용의 인선을 발표했다.

2기 참모진 개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이관섭 정책실장(장관급)이다. 서울대 경영학과 재학 중이던 1983년 행시 27회로 상공부에 들어온 그는 에너지자원실장과 산업정책실장, 1차관을 지낸 정통 산업부 관료 출신이다.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을 지내던 중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밀어붙이자 이에 반발, 2018년 1월 사장직을 던졌다.

지난해 8월 정책기획수석으로 윤 대통령의 참모가 된 그는 “탁월한 정책 기획력과 조율 능력을 발휘해 굵직한 현안을 원만히 해결해왔다”는 김대기 실장의 소개대로 대통령실 안팎에서 ‘정책 별동대’라 불렸다. 화물연대 파업과 시민단체 불법 보조금 실태 조사 등 굵직한 현안을 책임졌다.

이관섭 신임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30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임명 소감을 발표하며 웃음짓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이관섭 신임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30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임명 소감을 발표하며 웃음짓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이 실장과 오래 일한 정부 관계자는 “부드러운데 샤프하고 실용적”이라며 이런 일화를 전했다.

“8월 잼버리 파행 논란 때 소방수로 투입됐다. 긴장도가 아주 높았는데도 짜증 한 번을 안 내더라. 식수가 부족하거나 교통편이 더 필요하단 보고가 올라오면 부처 실·국장을 부르는 게 아니라 곧바로 담당 과장과 통화해 해결하는 식이다. 위임할 땐 확실히 위임하되, 필요할 경우 말단 행정 요원의 말도 끝까지 듣는다.”

이날 인선 발표 후 이 실장은 “각종 경제 지표가 회복세를 보임에도, 여전히 민생은 어렵다”며 “당장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모든 가용한 정책을 총동원해 물가 안정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정책실장 산하엔 경제수석실과 사회수석실, 그리고 신설 방침을 정하고 수석을 물색 중인 과학기술수석실이 배치된다. 이 실장이 맡았던 정책기획수석 자리는 없어졌지만, 그 밑에 있던 국정기획과 정책조정, 국정과제, 국정 홍보, 국정메시지 비서관실은 정책실장 직속으로 남는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선임 수석인 한오섭 정무수석은 진중한 성격의 전략통이다. 학생 운동을 하다 환멸을 느낀 뒤 2000년대 중반부터 뉴라이트 운동에 투신했다. 대선 때 윤 대통령의 메시지를 조율했고, 정권 출범 직후부터 국정상황실장을 맡았다. 지난해 이태원 참사 때 신속한 보고로 대통령실의 빠른 대처를 끌어냈다. 국회의원 경력은 없다. 한 수석은 “당과 대통령실, 국회와 대통령실 간의 소통에 소홀함이 없도록 챙겨나가겠다”고 말했다.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은 기자 출신으로 KBS 뉴욕 특파원과 사회부장을 지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9시 뉴스 메인 앵커를 지냈다. 대선 때는 윤 대통령의 TV 토론 준비를 이끌었다. 황 수석은 “더욱 낮고 겸허한 자세로 국민에게 다가가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대변인에서 승진한 이도운 홍보수석은 서울신문과 문화일보에서 일한 언론인 출신이다. 외교·안보 분야를 오래 취재한 그는 미국 캠프 데이비드 한ㆍ미ㆍ일 정상회의 등에서 깔끔한 일처리로 호평을 받았다. 이 수석은 “대답하지 않은 질문은 있지만, 거짓말한 적은 없었다”며 “더 폭넓게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박춘섭 경제수석은 기획재정부 예산실장과 조달청장을 지낸 정통 경제관료다. 김대기 실장은 “재정과 예산 전문가에 거시 경제 식견을 갖춰 민생 안정을 도모할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박 수석은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수석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민생 문제 해결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책 조정이 주 업무인 국무총리실에서 잔뼈가 굵은 장상윤 사회수석은 윤석열 정부 출범 때 교육부 차관이 됐다. 전북 전주 출신인 그는 70년생으로 수석 중 가장 젊다. 장 수석은 “현장 중심으로 소통하고 적극적으로 설명하면서 국민의 마음을 얻는 정책으로 갈등을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이날 구성된 2기 참모진은 행시 출신 4명(김대기ㆍ이관섭ㆍ박춘섭ㆍ장상윤)에 기자 출신 2명(이도운ㆍ황상무), 정치권 1명(한오섭)으로 구성됐다. 출신 지역은 서울(한오섭)과 영남(김대기 경남 진주, 이관섭 경북 경주), 충청(박춘섭 충북 단양), 강원(이도운 홍천, 황상무 평창), 호남(장상윤 전북 전주) 등으로 두루 분포됐다. 연령은 56년생인 김대기 실장과 장상윤 수석을 제외하곤 60년대생이다. 김은혜 홍보수석이 빠지면서 전원 남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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