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5번째 먹통 사태…이번엔 소방차 내비 97분 '불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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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소방차의 내비게이션 역할을 하는 MDT서비스가 먹통됐다. 사진은 소방차 출동 자료사진. 중앙포토

27일 오전 소방차의 내비게이션 역할을 하는 MDT서비스가 먹통됐다. 사진은 소방차 출동 자료사진. 중앙포토

이번에는 소방 출동차 내비게이션 역할을 하는 자동차동태관리시스템(MDT)이 90분가량 마비됐다. 이달 들어 최소 다섯 번째 발생한 국가 전산망과 통신망 ‘먹통 사태’다.

소방차 내비게이션 97분간 '불통' 

서울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27일 오전 8시쯤 서울종합방재센터 KT 기업전용 LTE망에 장애가 발생, MDT 서비스가 중단됐다. 이 서비스는 화재나 구급 신고자의 정확한 위치를 서울 시내 25개 소방서와 소방차 태블릿에 실시간으로 전달한다.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현장에서는 혼선이  빚어졌다. 일선 소방대원은 업무용 휴대전화를 이용해 신고 위치를 일일이 파악하며 출동했다고 한다. 또 스마트폰에 내비게이션앱을 설치해 켜야 했다.

소방당국은 장애 발생 이후 서울종합방재센터 내 통신장비와 시스템 점검에 나섰다. 별다른 이상이 없자 통신사인 KT에 확인을 요청했다. KT는 기업전용 회선제어센터 내 장비 이상을 파악하고 복구 작업을 했다. MDT 서비스는 이날 오전 9시37분쯤 정상화했다. KT 관계자는 “서울소방방재센터에 제공하는 인터넷 회선이 유지관리 작업 도중 발생한 오류로 일시 중단됐다”며 “긴급복구했고 재발 방지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외 재난본부 MDT 정상작동

소방청에 따르면 각 지역 재난본부가 사용하는 LTE망 회선은 다르다. KT 외 다른 통신회사 망을 사용하는 곳도 있다. 같은 시간대 서울 외 지역 재난본부 MDT 서비스는 정상 작동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MDT 서비스 장애 시간 동안 신고접수와 출동지령 업무에는 지장이 없었다”고 말했다.

MDT 서비스는 정상 복구됐으나 지난 17일 전국 지방행정 전산망(새올 시스템) 마비 이후 곳곳에서 ‘먹통 사태’가 이어지면서 불안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지난 22일에는 주민등록시스템 서버 과부하로 전국 읍·면·동 주민센터에서 주민등록 등초·본 발급업무가 지연됐다. 이어 하루 뒤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인 조달청 ‘나라장터’ 사이트가 독일 IP(인터넷 주소) 공격으로 인한 서버 과부하로 비정상 작동했다. 또다시 24일에는 조폐공사의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에 장애가 생겼다. 조폐공사는 원인으로 “서버 자체 점검 중 환경 설정 오류로 서버가 다운됐다”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새올 먹통 사태가 터진 17일은 행정안전부가 ‘디지털 정부’를 홍보한 날이기도 하다. 또 조폐공사 모바일 신분증 장애가 발생한 24일에는 부산 벡스코에서 ‘2023 대한민국 정부 박람회’가 열렸다. 이밖에 MDT 서비스가 멈춘 27일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전이 막바지일 때다. 이에 사이버보안업계는 일련의 먹통 사태가 국가 신뢰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걱정한다.

고기동 행정안전부 차관이 25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지방행정전산서비스 장애 원인 및 향후 대책'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고기동 행정안전부 차관이 25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지방행정전산서비스 장애 원인 및 향후 대책'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정부 "해킹 징후 보이지 않는다"지만... 

해킹 가능성을 지속해서 점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앞서 정부는 25일 ‘지방행정 전산서비스 장애원인 및 향후대책’ 브리핑에서 현재 해킹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외부 해커의 공격, 내부에 심어놓은 스파이웨어 등 여러 상황을 가정해 보안 당국과 함께 점검한 결과라고 하면서다.

하지만 사이버보안업체인 스텔스솔루션 왕효근 대표는 “해킹 정황이나 흔적이란 게 이를 알게 해주는 ‘선행정보’를 바탕으로 한다”면서 “전혀 새로운 해킹 방법으로 공격하면 흔적이나 정황을 (당장) 알 수 없으며 사이버 공격은 진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왕 대표는 개인 가설임을 전제로 “해킹 목적이 꼭 정보를 빼내고, 사이트를 손상하는 게 아니다”며 “만일 해커 목적이 국민 불안감을 키우고 국가 신뢰도에 영향을 줄 목적이었다면 이번 국가 전산망 해킹은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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