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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축복" 통곡하던 이스라엘父, 9세 딸 다시 안았다[영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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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나흘간의 일시 휴전 이틀째인 25일(현지시간) 인질과 수감자를 2차 맞교환했다. 휴전 연장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이날 이스라엘은 "하마스와의 일시 휴전이 종료되는 즉시 가자지구 공격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외신에선 장기 휴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이스라엘은 남은 인질 석방과 하마스 소탕 사이에서 딜레마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마스에 납치됐다가 25일(현지시간) 풀려난 9세 여아 에밀리 핸드가 재회한 아버지와 포옹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하마스에 납치됐다가 25일(현지시간) 풀려난 9세 여아 에밀리 핸드가 재회한 아버지와 포옹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하 2차 인질·수감자 맞교환...인질 17명 풀려나 

CNN·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가자지구에 붙잡혀 있던 이스라엘인 13명, 태국인 4명 등 인질 총 17명이 석방됐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수감자 39명을 맞교환으로 풀어줬다. 이스라엘 당국에 따르면 이번에 풀려난 인질들은 3∼16세 미성년자 7명, 18∼67세 여성 6명이다. 이로써 이번 일시 휴전 합의에 따라 이틀간 석방된 인질은 총 41명이 됐다.

전날 1차 석방 때는 인질 24명(이스라엘인 13명, 태국인 10명, 필리핀인 1명)이 풀려났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한 지 48일 만인 24일 오전 7시부터 나흘간의 일시 휴전에 들어갔다. 하마스가 지난달 7일 납치한 인질 240여 명 중 50명을 석방하고,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150명을 풀어주는 조건이다.

25일 석방된 인질들이 탄 차량이 이스라엘 의료센터에 도착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25일 석방된 인질들이 탄 차량이 이스라엘 의료센터에 도착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번에 풀려난 이스라엘 어린이 인질 중에는 한때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던 9세 여아 에밀리 핸드도 포함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앞서 딸의 사망설을 접한 아버지 토머스는 "하마스에 고통을 당하느니 차라리 살해된 게 축복일 수 있다"며 비통한 심정을 털어놓았으나 딸이 살아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딸의 귀한을 애타게 기다려왔다. 토머스는 딸과 재회 후 "에밀리를 다시 안을 수 있어 행복하지만, 동시에 아직 돌아오지 못한 모든 인질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하마스가 한때 "이스라엘이 일시 휴전 합의 사항을 어겼다"고 주장하며 석방 지연을 발표하면서 인질들은 예상보다 7시간이 늦은 오후 11시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에 인계됐다.

이스라엘 "일시휴전 종료 즉시 공격 재개" 

이날 이스라엘이 풀어준 팔레스타인 수감자 39명은 10대 소년 33명, 여성 6명으로 알려졌다. 석방된 여성 가운데는 2015년 자살 폭탄 테러를 일으켜 이스라엘 경찰관을 다치게 한 혐의로 징역 11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이스라 자비스(38) 등이 포함됐다. 전날 1차 맞교환에서도 팔레스타인 수감자 39명이 풀려났다.

이스라엘은 인질 전원 석방을 위해서라도 전쟁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IDF) 참모총장은 25일 장병들과 만난 자리에서 "(하마스가) 모든 인질을 돌려보내기 전까지 전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일시 휴전이 끝나는 즉시 가자지구 공격에 복귀할 것이라고 했다.

26일(현지시간) 호주에서 열린 친이스라엘 집회에서 가자지구에 억류된 남은 인질들의 사진이 있는 포스터가 의자 위에 놓여 있다. AFP=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호주에서 열린 친이스라엘 집회에서 가자지구에 억류된 남은 인질들의 사진이 있는 포스터가 의자 위에 놓여 있다. AFP=연합뉴스

그는 "우리는 하마스를 제거하고 가능한 한 빨리, 최대한 많은 인질을 돌려보내도록 강력한 압박을 조성할 것"이라며 "일시 휴전과 인질 석방은 하마스에 대한 IDF의 압박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역시 이날 가자지구에서 장병과 만나 "모든 인질이 이스라엘로 돌아올 때까지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전쟁을 그만둘 수 없다"며 "하마스와 향후 협상도 교전과 함께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휴전 연장 노리는 하마스, 딜레마에 빠진 이스라엘" 

이와 관련, NYT는 전문가를 인용해 "하마스가 나흘간의 일시 휴전 합의가 끝나는 29일부터 매일 조금씩 인질을 석방하는 방식으로 휴전 기간 연장을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 "이 경우 하마스에 시간을 벌어주고 장기 휴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여론이 높아져 이스라엘의 전쟁 목표 중 하나인 하마스 제거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하마스가 인질들을 점진적으로 석방하며 휴전 기간을 연장해 팔레스타인 수감자 추가 석방을 얻어내고, 국제사회에 종전 압박을 끌어내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위기그룹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선임 분석가 마이라브 존스자인은 WSJ에 "이스라엘은 남은 인질들 석방과 하마스 최고지도자 야히아 신와르 제거 사이에서 선택에 직면할 수 있다"며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파괴하면서 인질 전원을 석방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질 석방 맞교환으로 풀려난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태운 버스가 26일 서안지구에 다다르자 깃발을 든 이들이 환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인질 석방 맞교환으로 풀려난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태운 버스가 26일 서안지구에 다다르자 깃발을 든 이들이 환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앞서 1차 인질 석방 소식이 전해진 후 주요국 정상들은 환영하면서도 남은 인질들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오늘은 시작일 뿐이다. 하마스는 조건 없이 모든 인질을 석방해야 한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모든 인질의 석방을 확실히 하기 위해 중재국들과 함께 계속 활발히 움직일 것"이라고 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모든 인질이 안전히 돌아올 때까지 우린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막후 역할 속에 도출된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석방 합의를 평가절하했다. 그는 25일 자신의 SNS 계정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하마스의 1차 인질 석방에 미국인이 포함되지 않은 사실을 거론하며 "우리나라나 우리 지도자를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인질 석방 합의에 대해 "좋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25일 NYT는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이번 전쟁으로 인한 정확한 민간인 사망자 규모를 확인하기는 어려우나, 전문가들은 보수적인 집계로도 대략 여성과 어린이 1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이런 여성·아동 사망자 수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숨진 여성·어린이의 2배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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