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바이든 "미국 외교 결과" 내세웠지만…영구 휴전 압박 등 '산넘어 산'

중앙일보

입력

미국 매사추세츠 낸터킷에서 휴가중이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하마스 간 일시 휴전이 시작된 2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광범위한 미국 외교의 결과"라고 말했다. AP=연합뉴스

미국 매사추세츠 낸터킷에서 휴가중이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하마스 간 일시 휴전이 시작된 2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광범위한 미국 외교의 결과"라고 말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앞으로 나흘간 교전을 멈추고 인질 일부를 석방하기로 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합의에 대해 "광범위한 미국 외교의 결과"라고 말했다.

매사추세츠주 휴양도시 낸터킷에서 가족들과 추수감사절 휴가를 보내고 있던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인질이 풀려났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오늘 아침부터 가자지구에서 나흘간 전투가 중단된다"면서 "내가 오벌 오피스(집무실)에서 이 지역 지도자들과 여러 차례 통화하는 등, 미국이 광범위한 외교 노력을 한 결과"라고 자평했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몇차례 전화 통화를 하며 다각도로 하마스와 협상에 나설 것을 압박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낸터킷에 머무는 동안에도 협상에 관여한 이스라엘과 카타르, 이집트 지도자들과 계속 통화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심각한 정치적 위험이 되는 상황에서 (이번 합의가) 그나마 드문 희소식"이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공격이 본격화되면서 민간인 피해가 커지고 끔찍한 참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면서, 전쟁 초기 "이스라엘에 대한 전폭적 지원"을 약속했던 바이든 정부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커졌다.

국제사회의 휴전 압박이 거세졌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사전에서 휴전이라는 단어를 삭제하겠다"고 할 정도로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미국 내 진보 진영과 젊은 층 유권자들이 점차 등을 돌리면서 대선을 한 해 앞둔 바이든 대통령에겐 경고등이 켜졌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을 설득해 일시 휴전을 끌어낸 것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실질적인 호재가 될 것"(월스트리트저널)이란 평가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교전 중지가 연장될 수 있겠냐는 기자 질문에 "실제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오늘 인질 석방은 시작일 뿐"이라며 "내일, 모레, 그리고 그다음 날에도 더 많은 인질이 석방될 것이고 앞으로 며칠 동안 수십 명의 인질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24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가족들과 휴가차 찾은 매사추세츠주 낸터킷 시내에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따라와 "팔레스타인 해방" 등을 외치며 바이든 정부의 정책에 항의했다. AP=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가족들과 휴가차 찾은 매사추세츠주 낸터킷 시내에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따라와 "팔레스타인 해방" 등을 외치며 바이든 정부의 정책에 항의했다. AP=연합뉴스

그러나 "하마스의 완전한 제거"를 목표로 세운 이스라엘이 바이든의 바람대로 장기 휴전까지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이스라엘군은 교전 중지 직후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가자지구 북부에 있는 집으로 돌아 가지 말라"는 전단을 살포했다.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는 메시지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 장관도 "이것은 잠시 쉬는 시간"이라며 "이후 계속해서 완전한 군사력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미국 내에선 완전한 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 커질 거란 관측이다. 한번 일시 휴전이 성사된 만큼 기대감은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NBC 여론조사에서 18∼34세 유권자의 70%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전쟁 대처 방식에 반대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찬성 입장은 51%에 그쳤다.
진보 성향의 민주당 전략가 왈리드 샤히드는 "민주당 내 상처가 전혀 치유되지 않은 것 같다. 아마도 이제부터 더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기자회견 뒤 가족들과 낸터킷 시내를 찾은 이날도 친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따라와 항의 집회를 했다. 이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보이는 곳에서 "당신은 숨을 수 없다" "당신을 대량학살 혐의로 기소한다"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WP는 기대에 못 미친 후속 조처는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면서 "이번 인질 협상을 반긴 바이든 대통령이 앞으로 더 큰 도전에 놓였다"고 분석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