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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4명 중 3명 사퇴…올트먼 “돌아가게 돼 기쁘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샘 올트먼

샘 올트먼

‘챗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 창업자가 해고 5일 만에 오픈AI 최고경영자(CEO)로 복귀한다. 실리콘밸리를 뒤흔든 쿠데타는 실패로 끝나게 됐다.

22일(현지시간) 오픈AI는 공식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샘 올트먼이 CEO로 돌아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복귀에 맞춰 새 이사회도 꾸리기로 했다. 올트먼의 우군으로 꼽히는 브렛 테일러 세일즈포스 전(前) CEO를 포함해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이사회에 합류한다. 이날 올트먼은 자신의 X에 “오픈AI로 돌아가게 돼 기쁘다”며 “회사로 돌아가 MS와의 강력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7일 이사회로부터 기습 해고된 올트먼은 마이크로소프트(MS)에 합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사회의 일방적인 결정에 투자자가 거세게 반발하고, 오픈AI 전체 직원의 95% 이상이 집단 퇴사까지 예고하자 사태는 반전을 맞았다. 21일 시작된 마라톤협상 끝에 이사회는 올트먼에 대한 내부 조사를 하는 대신 올트먼의 ‘CEO 복귀’, 이사회 전면 개편 등의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로써 쿠데타를 일으킨 이사회 4인 가운데 3인이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애덤 디엔젤로 쿼라 CEO는 잔류한다. 뉴욕타임스(NYT)는 내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기존 이사회는) 새출발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해 사퇴하기로 했으나 구성원이 전부 교체되면 자신들이 했던 ‘옳은 일’이 실수처럼 보일 것을 우려했다”고 설명했다.

새 이사회는 최대 9명으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에게 주어질 임무는 오픈AI 거버넌스(governance·지배구조) 재설계. 2015년 출범한 오픈AI는 비영리법인이 영리법인을 지배하고 있다. ‘챗GPT 열풍’을 이끌며 기업가치가 860억 달러(약 111조원)까지 상승했지만, 이 같은 구조 때문에 돈을 댄 투자자에겐 의사결정권이 없다. 모회사가 전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창업자도, 주주도 모르는 기습 해고가 가능했던 배경이다.

오픈AI에 누적 130억 달러(약 16조8400억원)를 투자한 최대주주 MS도 이사회 합류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올트먼의 복귀 소식이 알려지자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X를 통해 “회사가 효과적이고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갖는 첫 번째 단계로 들어서게 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사회까지 합류하게 되면 ‘올트먼·나델라’ 동맹은 더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번 쿠데타의 바탕엔 인공지능(AI)을 둘러싼 철학적 갈등이 깔려 있다. 2015년 당시 ‘인류에게 유익한 AI’를 만든다는 사명 때문에 비영리 조직으로 출발했던 만큼, 기존 이사회는 AI를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개발해선 안 된다는 의견을 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류에 해를 끼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쿠데타에 동참했던 오픈AI 공동창업자 일리야 수츠케버 수석과학자는 세계적 석학 제프리 힌턴 토론토대 명예교수의 제자로, ‘안전한 AI’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인물이다. AI 시스템이 인류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방법을 연구하는 팀(Superalignment·수퍼정렬팀)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쿠데타 실패로 이사회가 물갈이되면서 ‘올트먼식(式) 성장’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올트먼은 ‘AI판 아이폰’ 등 하드웨어 기기를 구상하며 소프트뱅크 등의 투자 유치에도 나섰고 빠른 속도로 차세대 GPT(GPT-4 터보·GPT-4V 등)를 내놓는 한편 AI 챗봇 거래장터인 ‘GPT 스토어’ 출시를 예고하며 수익화에도 적극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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