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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절 물가 뒤에서 두번째" 백악관이 이런 자료 낸 까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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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토니 블링컨(왼쪽 두 번째) 국무장관 등과 함께 2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대응책 관련 회의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토니 블링컨(왼쪽 두 번째) 국무장관 등과 함께 2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대응책 관련 회의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11월 네 번째 목요일, 올해는 23일)을 앞두고 ‘밥상머리 민심’ 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국의 추석에 해당하는 추수감사절이 되면 미국에선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모여 칠면조 구이를 먹으며 저녁 식사를 함께 하곤 한다. 차기 대선을 1년 앞둔 시점에서 명절에 모여 가족끼리 나누는 이야기가 유권자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바이든 대선 캠프는 ‘바이드노믹스’(바이든 대통령 경제 정책) 성과 홍보에 특히 집중하고 있다.

미 백악관은 21일(현지시간) ‘추수감사절 물가 하락’이란 제목의 설명자료를 내고 “연휴 시즌 유가는 최고치 대비 (갤런당) 1.70달러 하락했고 항공료는 13%, 렌터카 가격은 지난해 대비 약 10% 하락했다”고 알렸다. 에너지ㆍ교통비뿐만 아니라 추수감사절 준비에 필요한 시장바구니 물가가 하락했다는 점도 부각했다. 백악관은 “식료품 인플레이션은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계란ㆍ우유ㆍ닭고기ㆍ야채 등 가격이 작년보다 낮아졌다”며 “여기에 임금이 오르면서 이번 추수감사절 저녁 식사 비용은 평균 소득 대비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라고 했다.

백악관의 배포 자료에는 ▶‘칠면조에서 여행까지 올해 추수감사절 비용 감소’(NBC 16일 보도) ▶‘추수감사절 앞두고 안도감 주는 연료비ㆍ항공료 하락’(파이낸셜타임스 15일 보도)  ▶‘추수감사절 앞두고 식탁에 자리 내준 인플레이션’(USA투데이 17일 보도) 등 물가 하락을 알리는 주요 매체 기사도 소개됐다.

전날 백악관 카린 잔피에어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바이드노믹스의 인플레이션 감축 성과를 집중 홍보했다. 그는 “이번 추수감사절에는 감사할 일이 많다”며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계속돼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우리는 중요한 진전을 보았다”고 말했다. 이어 칠면조ㆍ완두콩ㆍ크랜베리ㆍ파이크러스트ㆍ휘핑크림 등 가격 인하 사례를 열거한 뒤 “공급망 강화부터 에너지ㆍ의료 비용 절감에 이르기까지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정책은 계속해서 미국 가정에 안정을 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야당을 향해 “공화당 의원들은 중산층의 비용을 낮추는 것 대신 부유층과 특수이익층의 세금을 낮추려고만 한다”고 비판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추수감사절 칠면조 사면’ 행사에 참석한 조 바이든(오른쪽) 대통령. 신화=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추수감사절 칠면조 사면’ 행사에 참석한 조 바이든(오른쪽) 대통령. 신화=연합뉴스

매년 미국의 추수감사절 저녁 식사 비용을 분석해 공개하는 전미농장연맹의 지난 15일 발표에 따르면, 올해 추수감사절 한 끼 식사 비용은 10명 평균 61.17달러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10명 평균 64.05달러)보다 4.5% 줄어든 수치다. 또 미국자동차협회(AAA)가 집계한 21일 기준 휘발윳값도 갤런당 3.295달러로 1년 전 평균치 3.662달러에서 약 10% 하락했다.

이는 2년 전 이맘때와 비교하면 상당한 변화로 받아들여진다. 2021년 10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6.2% 올라 31년 만에 최고치를 찍자 그해 11월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며칠 새 물가가 또 오를지 모른다는 생각에 많은 미국인들이 추수감사절 파티용 애플파이를 미리 사서 냉동 보관하고 있다는 보도(CNN)가 나왔다. 당시 천정부지로 치솟는 기름값에 바이든 행정부가 추수감사절을 며칠 앞두고 전략비축유 방출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었다.

CNN에 따르면, 백악관의 제프 자이언츠 비서실장과 경제ㆍ홍보 분야 고위 당국자들은 이번 추수감사절 연휴 시즌을 앞두고 바이드노믹스를 통한 인플레이션 개선 홍보 방안을 깊이 논의했다고 한다. 이번주 TV에 백악관 경제 정책통들을 내보낸다는 실행 계획도 세웠다. 이는 경제 문제가 내년 대선 승부를 가를 최대 변수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CNN이 여론조사업체 SSRS에 의뢰해 지난 7일 공개한 조사에서 미 유권자의 66%가 표심 결정에 경제가 매우 중요한 요인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바이드노믹스에 대한 미 유권자들의 박한 평가는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9일 공개된 NBC 방송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대해 지지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38%에 그쳤다. 최근 미 뉴욕타임스와 시에나대가 핵심 경합주 6곳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2%가 현 경제 상황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기록적인 경제성장률과 낮은 실업률 등에도 불구하고 체감 물가가 여전히 높아 미국 경제가 좋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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