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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절제했어야" 감사위원 작심 이임사…"유병호 불쾌해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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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지난 15일 임기를 마치고 감사원을 떠난 유희상 감사위원. 사진은 2012년 대변인 당시 CNK 주가조작 감사 결과를 발표하던 모습. 중앙포토

지난 15일 임기를 마치고 감사원을 떠난 유희상 감사위원. 사진은 2012년 대변인 당시 CNK 주가조작 감사 결과를 발표하던 모습. 중앙포토

지난 15일 4년의 임기를 마치고 감사원을 떠난 유희상 전 감사위원은 지난 공직생활에 대한 감사함과 소회를 밝히는 통상의 이임사와는 다른 이례적인 이임사를 남겼다. 감사원 내부 출신으로 2019년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유 전 감사위원은 지난주 열린 이임식에서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병호 사무총장을 겨냥하는 듯한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유 전 감사위원은 현직 시절 서해 피살 공무원 감사와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감사 등과 관련해 유 사무총장과는 이견을 보여왔던 인물이다. 유 전 감사위원의 후임으론 전현희 전 위원장 감사를 총괄했던 김영신 전 공직감찰본부장이 지난 14일 임명됐다.

본지 취재와 당시 이임식 참석자들에 따르면 유 전 감사위원은 이임사에서 “감사원이 국민의 신뢰를 얻으려면 독립성과 중립성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며 “현재 감사원은 전례 없이 어려운 환경에 놓여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감사원 구성원 사이엔 약간의 균열과 밖에서나 볼 수 있는 일부 팬덤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걱정스럽다”고 했다. 감사원 내부에선 “유 사무총장과 일명 '타이거파'로 불리는 유 사무총장과 가까운 감사관들을 겨냥한 발언”이란 해석이 나왔다.

지난달 13일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최재해 감사원장(가운데)과 유병호 사무총장(오른쪽)의 모습. 왼쪽은 조은석 감사위원. 김성룡 기자

지난달 13일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최재해 감사원장(가운데)과 유병호 사무총장(오른쪽)의 모습. 왼쪽은 조은석 감사위원. 김성룡 기자

유 전 감사위원은 “공직사회에 공포감을 조성하는 감사 방식은 합법을 빙자한 폭력일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권한이 셀수록 절제하면서 행사할 때 권위가 뒤따라온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전 감사위원은 전현희 전 위원장 감사를 둘러싼 조은석 감사위원과 유 사무총장 간의 갈등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 하지만 이임식에서 “감사원 사무처와 감사위원회는 하나의 수레바퀴로 한 몸이 되어야 단단하다”며 “감사위원과 사무처 간 소통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언젠가 진실의 알은 스스로 깨고 나온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유 전 감사위원은 감사원 내부의 문제에 대해 공개적 입장을 밝혀오지 않았던 점에 대해 “그동안 침묵하였던 것은 현실 도피가 아니라 현 상태를 진정시켜보고자 하는 작은 움직임이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유 전 감사위원의 이임사를 두고 감사원 내부에선 이례적이란 반응이 나왔다. 비판적 목소리를 내는 이들도 있었고,  유 사무총장도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감사원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선임 감사위원으로서 감사원 내부 갈등을 조정할 의무는 유 전 감사위원에게 있었다”며 “떠날 때야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 실무자도 “권력의 눈치를 보며 감사원의 중립성이 흔들렸던 건 지난 정부 때 아니었느냐”고 했다. 다만 또 다른 감사원 관계자는 “유 전 감사위원이 최재해 감사원장을 찾아가 감사원 내부 갈등의 봉합을 요청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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