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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적 이타주의자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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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챗GPT를 개발한 오픈AI가 지난 17일 CEO 샘 올트먼을 전격 해고하면서 테크 업계가 충격에 빠졌다. 오픈AI 이사회가 “올트먼이 이사회와 일관되게 솔직한 의사소통”을 하지 않았다며 다소 모호하게 발표하는 바람에 갈등의 진짜 원인에 대한 의문과 추측이 쏟아졌다.

현재 가장 설득력 있는 주장은 챗GPT의 성공을 맛본 올트먼이 비즈니스와 수익에 집중하면서 애초 비영리 기업으로 출발한 오픈AI의 정신, 특히 AI 안전과 인류에 대한 책임을 등한시하고 있다고 판단한 이사들이 결정한 일이라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언론에서는 그 근거로 이번 해임을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이사 중 3명이 ‘효과적 이타주의’ 운동과 관련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실리콘밸리의 ‘효과적 이타주의’ 운동은 조금 독특하다. 자선사업에 큰돈을 기부하는 전통적인 부자들과 달리, 이들은 가장 효율적으로 타인과 인류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이성과 증거를 기반으로 추구한다. 이 모임은 FTX 설립자 샘 뱅크먼 프리드가 참여한 것으로 유명했지만, FTX 파산 이후 뱅크먼 프리드가 사기 등의 혐의로 체포되면서 지금껏 이렇다 할 활동이 없었다.

하지만 효과적 이타주의 커뮤니티에 모인 사람들은 AI가 언젠가는 인류를 파멸의 길로 이끌 수 있는 무서운 기술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오픈AI를 수익을 내는 기업으로, 성장을 끌어내는 기업으로 바꾼 올트먼의 기업 운영 방향에 큰 우려를 갖고 있었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서 오픈AI가 올트먼을 다시 데려오려 한다는 뉴스도 나왔지만 올트먼은 결국 마이크로소프트(MS)에 합류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사안의 복잡함에도 이번 일은 빠르게 발전하는 AI에 대한 전문가들의 불안한 시선이 여전히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