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불쑥 고체연료 IRBM 꺼내 괌 노렸다…"미·중 회담 위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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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용 고체연료 방식 미사일 엔진을 개발해 지상 시험에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노동신문은 15일 ″새형의 중거리탄도미사일용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엔진)의 첫 지상분출시험을 11월11일에, 2계단 발동기의 첫 지상분출시험을 11월14일에 성과적으로 진행했다″라고 보도했다. 사진은 북한이 공개한 지상분출시험의 모습. 노동신문, 뉴스1

노동신문은 15일 ″새형의 중거리탄도미사일용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엔진)의 첫 지상분출시험을 11월11일에, 2계단 발동기의 첫 지상분출시험을 11월14일에 성과적으로 진행했다″라고 보도했다. 사진은 북한이 공개한 지상분출시험의 모습. 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기존 액체연료 방식보다 은밀성과 기동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고체연료 엔진 카드를 꺼내든 건 한·미를 향한 위협의 수위를 높이려는 의도다. 특히 대내외적으로 이미 예고된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에 이목이 쏠린 가운데 사거리가 3000~5500㎞에 달해 태평양의 미국령 괌까지 영향을 미치는 IRBM 카드를 불쑥 꺼낸 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을 의식한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새형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용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엔진)들을 개발하고 1계단(단계) 발동기의 첫 지상 분출 시험을 11월 11일에, 2계단 발동기의 첫 지상 분출 시험을 11월 14일에 성과적으로 진행했다"고 전했다. 해당 시험에서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고, 관련 기술의 신뢰성과 안정성이 뚜렷하게 검증됐다는 게 북한의 주장이다. 다만 통신은 엔진시험을 진행한 장소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해 12월에는 김정은이 참관한 가운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 대출력 고체연료 엔진의 지상 분출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지난 4월과 7월에는 신형 고체연료 엔진을 장착한 ICBM인 '화성-18형'을 시험 발사했다. 고체연료 방식의 미사일 엔진은 기존 액체연료 방식과 달리 연료를 주입하는 과정이 없어 발사에 소요되는 시간이 짧고, 기동성을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탐지를 피해 살아남을 '생존 확률'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설명이다.

노동신문은 15일 ″새형의 중거리탄도미사일용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엔진)의 첫 지상분출시험을 11월11일에, 2계단 발동기의 첫 지상분출시험을 11월14일에 성과적으로 진행했다″라고 보도했다. 사진은 노동신문이 공개한 고체엔진 지상시험을 진행하는 모습. 노동신문, 뉴스1

노동신문은 15일 ″새형의 중거리탄도미사일용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엔진)의 첫 지상분출시험을 11월11일에, 2계단 발동기의 첫 지상분출시험을 11월14일에 성과적으로 진행했다″라고 보도했다. 사진은 노동신문이 공개한 고체엔진 지상시험을 진행하는 모습. 노동신문, 뉴스1

북한은 이번 실험을 통해 이런 고체연료 엔진의 장점을 다양한 투발 수단에 적용해 미사일 역량을 높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그간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등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에는 이미 고체연료를 활용해왔다.

장영근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센터장(전 한국항공대 교수)은 "괌의 미군 기지를 목표로 할 수 있는 3000㎞급 IRBM의 개발 및 전력화로 공격력 다변화를 통한 전략적 우위 확보를 노리는 듯하다"며 "2020년과 2021년 열병식에서 각각 선보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4ㅅ'과 '북극성-5ㅅ'의 전력화 개발을 위한 개연성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날 신형 IRBM 개발이 지난해 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와 지난 2월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ICBM급인 '화성-18'형과 함께 중요한 국방 과제 중에 하나라고 강조한 것에 주목했다.

미사일 전문가인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북한이 전략무기인 ICBM급인 '화성-18형'과 함께 핵심 과제로 꼽았다는 점을 미루어 볼 때 기존 '화성-12형'에 해당하는 IRBM보다는 극초음속미사일일 가능성도 있다"며 "북한이 2단계 엔진 시험까지 성공했다고 밝힌 것도 중국이 보유한 극초음속미사일 '둥펑' 계열과 유사한 방식으로 발전시키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북한이 보유한 액체연료 방식의 중거리 극초음속 미사일을 2단 고체추진 미사일로 변형시키면 괌까지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3000~5500km에 해당하는 IRBM급으로 개발 할 수 있다는 게 권 교수의 설명이다.

북한이 2021년 1월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진행한 제8차 당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수중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5형ㅅ의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2021년 1월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진행한 제8차 당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수중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5형ㅅ의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중거리탄도미사일 무기체계의 개발을 믿음직하게 다그칠 수 있는 확고한 담보 마련", "공화국 무력의 전략적인 공격력을 보다 제고하기 위한 필수적 공정"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 하는 대목이다.

북한은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며 국제사회가 관련 동향을 주시하는 가운데 예상치 못했던 'IRBM 고체연료 엔진 도발'을 들고 나왔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선 한반도는 물론 미국령 괌 주변까지 겨냥한 미사일 카드로 이날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을 의식해 존재감을 과시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기술적 완성도에 의문이 있는 ICBM보다 실전적인 위협이 될 수 있는 IRBM으로 위협 수위를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자신들의 핵·미사일 고도화에 맞서 공조를 강화하는 한·미 및 한·미·일 군사협력에 견제구를 날리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지난 13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안보협의회의(SCM) 뒤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함께 연 공동 회견에서 "(한·미 정상이 4월 합의한) '워싱턴 선언'에는 한반도에 대한 전략자산 전개 빈도를 높이겠다는 내용이 있다"며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근 전략핵잠수함(SSBN)이 부산에 기항했고, 폭격기 B-52H가 한반도에 착륙했으며, 또 다른 항모도 곧 한반도에 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 공군의 B-52H '스트래토포트리스' 전략폭격기가 15일 한반도 상공에 전개해 한국 공군과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제10차 북·러 경제공동위원회에 참가하는 러시아 대표단이 평양에 도착하는 모습. 사진은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러시아 천연자원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러시아 대표단을 윤정호 북한 대외경제상 등이 순안공항에서 맞이하는 모습. 노동신문, 뉴스1

제10차 북·러 경제공동위원회에 참가하는 러시아 대표단이 평양에 도착하는 모습. 사진은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러시아 천연자원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러시아 대표단을 윤정호 북한 대외경제상 등이 순안공항에서 맞이하는 모습. 노동신문, 뉴스1

한편 노동신문은 이날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천연자원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러시아 대표단이 전날인 14일 평양에 도착해 제10차 북·러 경제공동위원회 일정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양국 간 장관급 경제협력 증진 협의체인 북·러 경제공동위원회는 1996년부터 2019년까지 총 9차례 열렸다. 이번 회의 개최는 지난 9월 김정은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북·러가 이번 회의에서) 식량 지원, 나진·하산 중심의 러·북 간 경제·물류 협력 등 다양한 의제를 다룰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북한 노동자의 러시아 파견 문제까지 논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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