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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휩쓴 폐렴 어떻길래 "태국 공주 의식불명"…국내도 확산 조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붐비는 서울의 한 어린이병원 모습.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연합뉴스

붐비는 서울의 한 어린이병원 모습.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연합뉴스

중국에서 유행 중인 호흡기 감염병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국내에서도 확산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주로 소아·청소년 사이에 퍼지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증상이 일반 감기와 비슷하지만, 드물게 중증으로 발전할 수 있어 손씻기 등 예방수칙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11일 질병관리청이 매주 업데이트하는 감염병 표본감시 최신 통계에 따르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에 감염돼 입원한 환자는 44주차(10월 29일~11월 4일) 168명을 기록했다. 한 달 전인 41주차에 90명이던 것에서 42주 102명, 43주 126명 등으로 4주째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022년 44주) 55명과 비교하면 환자가 3배로 늘어난 것이다.

이런 증가세는 중국이 이미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유행으로 골머리를 앓는 상황이어서 더 눈길이 쏠린다. 중국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북부 베이징, 허베이성, 중부 허난성을 비롯한 중국 전역의 소아과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과 기타 호흡기 질환에 감염된 환자들로 포화 상태다. 베이징의 수도소아과연구소에는 최근 일평균 환자가 2000명 수준이고, 남부 광시 좡족자치구의 류저우시 모자보건원은 소아병동이 최대 부하 상태로 운영 중이라고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확산 조짐이 나타나자 전문가들은 당국의 선제적 대비를 촉구하고 있다. 대한아동병원협회는 8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독감 환자의 급증으로 진료에 애로를 겪고 있는데,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까지 유행하면 소아청소년과 의료기관은 또다시 ‘오픈런’과 ‘마감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의 유행 상황이 국내 의약품 수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이 질환에 투약되고 있는 마크로라이드 계열 항균제에 대한 재고 파악을 비롯해 수급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 질병관리청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 질병관리청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소아·청소년에게서 나타나는 가장 흔한 폐렴 중 하나로, 주로 4~7년 주기로 유행한다. 한국에서도 2019년 유행한 바 있어 올해 다시 유행할 가능성이 높다. 감염 초기 증상은 발열·두통·인후통 등 일반 감기와 구분이 어렵지만, 2주 이상 오래 지속되고 드물게 중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지난해 12월 태국 팟차라끼띠야파 나렌티라텝파야와디(44) 공주가 의식불명에 빠졌던 원인이 마이코플라스마 감염에 따른 심장 염증이었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이 질환에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일반 감기는 48~72시간이 지나면 열이 떨어지고 증상이 호전되기 시작하지만,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세균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증상도 강하고 항생제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면역력이 약한 소아의 경우 독감(인플루엔자), 코로나19 등과의 중복 감염에 대한 우려도 크다. 엄 교수는 “호흡기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호흡기 점막에 손상이 생겨 세균성 폐렴이나 폐혈증으로도 진행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은 현재 증가세가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유행 이전(2018~2019년) 확산 때와 비교하면 현저히 수치가 낮다”며 “항생제 등 의약품 수급도 문제없는 상황이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식약처와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동절기는 코로나19 기간 잠잠했던 다른 모든 호흡기 감염병을 예의주시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단체 생활을 하는 소아·청소년 등은 손 씻기 등 위생 수칙에 특히 유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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