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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주식 양도세 확 낮출 듯…대주주 기준, 10억→50억 검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정부가 주식 양도소득세를 대폭 완화하기로 정책 방향을 결정했다. 매년 연말 보유 주식을 기준으로 ‘대주주’는 주식 양도세를 낸다. 연말 대주주가 쏟아내는 매물을 줄여 증시를 안정화하겠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대주주’ 기준 대폭 상향

10일 정부에 따르면 대통령실과 정부‧여당은 주식 양도세 종목별 대주주 기준 금액 상향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행법상 주식을 종목당 10억원 이상 보유하거나 특정 종목 지분율이 일정 수준(1~4%) 이상인 투자자는 대주주로 분류된다. 대주주는 양도차익에 20%(과세표준 3억원 초과는 25%)의 세금을 낸다.

1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7.42포인트(p)(0.72%) 하락한 2409.66을 나타내고 있다.  뉴스1

1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7.42포인트(p)(0.72%) 하락한 2409.66을 나타내고 있다. 뉴스1

대주주 기준액을 얼마로 상향할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50억원 이상으로 올리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주주 기준은 과세가 도입된 2000년 당시 100억원이었다. 그러다 2013년 50억원으로 하향됐고, 2016년(25억원), 2018년(15억원) 등 점차 낮아지면서 10억원까지 이르렀다. 과거 기준(100억원)으로의 복원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주주 기준을 다시 상향해 과세 대상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올해는 12월27일 보유액을 기준으로 주식 양도세를 정하는데 양도세를 피하려면 26일까지 종목당 주식 보유액을 10억원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 이 때문에 연말이면 대규모 개인 순매도가 나오는 상황이 발생하곤 했다. 지난해 대주주 확정일(12월 28일)을 하루 앞두고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1331억원, 코스닥시장에서 4039억원의 개인 순매도가 나왔다. 주식 양도세를 부담하는 대상자가 많지는 않지만, 매도 유인을 줄여 주가를 부양하려는 목적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정부는 당장 올해 연말부터 상향된 대주주 기준을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나 액수 등을 논의하지 않았다”면서도 “대주주 기준을 바꾸는 건 시행령만 고치면 되는 만큼 기술적으로 보면 법 개정 없이 연내에 개정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국회 반대해도, 시행령으로 가능

주식 양도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은 법률이 아닌 시행령으로 정한다. 정부와 대통령실이 직권으로 개편할 수 있다는 뜻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매도 한시 금지를 추진한 것에 이어 주식 양도세 완화로 연말까지 증시를 부양하려는 목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주식 양도세 완화의 직접적인 세 혜택을 받는 건 자산이 많은 사람이다. 지난해 국회예산정책처는 주식 양도세 기준 100억원 상향안에 대해 “고액 금융자산 보유자를 중심으로 한 세부담 완화로 형평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던 지난해 1월 27일 페이스북에 올린 주식양도세 폐지 '한 줄 공약'. 페이스북 캡처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던 지난해 1월 27일 페이스북에 올린 주식양도세 폐지 '한 줄 공약'. 페이스북 캡처

지난해 기획재정부는 세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주식 양도세 과세 기준을 1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와 함께 ‘부자 감세’라는 이유로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하면서 철회됐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양도소득세 폐지를 내걸기도 했다. 정부 입장에선 주식 양도세를 대폭 완화할 명분이 충분하다는 풀이가 나온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국내상장주식 양도소득세 대개편은 이미 지난 대선과 인수위 국정과제로 국민께 약속드린 사안”이라며 “정부의 책임 있는 조치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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