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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눈먼 돈 8783억 찾아줬다…연이은 대박 '창업의 신' 비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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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가입자수 1700만 명, 누적 환급액 8783억 원.

숨은 환급금을 찾아주는 서비스 '삼쩜삼'의 성과입니다. 2020년 5월 출시 후 2년 만에 국민 4명 중 1명이 이용하는 서비스가 됐죠.

삼쩜삼을 만든 자비스앤빌런즈 김범섭 대표는 직장인을 위한 명함 서비스 리멤버를 만든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리멤버 출시 후 가입자수 100만명을 향하던 2015년, 퇴사 후 자비스앤빌런즈를 시작했죠.

창업만 3번, 만든 서비스는 20개가 넘는다는 그를 만났습니다. 어떻게 성공하는 서비스를 연달아 런칭할 수 있었을까요? 김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 이 기사는 ‘성장의 경험을 나누는 콘텐트 구독 서비스’ 폴인(fol:in)의 ‘창업의 맛' 시리즈의 1화 중 일부입니다.

″창업은 제 취미이자 일이에요″ 김범섭 자비스앤빌런즈 대표. 사진 폴인, 오건영

″창업은 제 취미이자 일이에요″ 김범섭 자비스앤빌런즈 대표. 사진 폴인, 오건영

성공하는 서비스의 공통점

 드라마앤컴퍼니는 두 번째 창업한 회사였어요. 두 번의 피벗 끝에 탄생한 ‘리멤버’가 큰 성공을 거뒀죠. 리멤버를 성장 궤도에 올려둔 뒤, 조직을 나왔어요. 왜 그만뒀냐고 많이들 물었는데요. 서비스가 안정화되고 나면 제가 기여할 부분이 적을 것 같았어요. 뭔가를 만드는 ‘손맛’을 느끼기 어려울 것 같고요. 그때만 하더라도 스스로 아직 젊다고 생각하기도 했죠.

그렇게 지금의 자비스앤빌런즈까지 왔어요. 리멤버에 이어 삼쩜삼도 큰 사랑을 받고 있어요. 올해 8월로 가입자 수는 1700만 명, 누적 환급액은 8783억 원을 넘겼죠. 여러 번의 창업과 서비스 개발을 거치며 얻은 레슨런이 참 많은데요. 3가지를 강조하고 싶어요.

1. 서비스 성공? 창업자 아닌 고객이 만드는 것

리멤버와 삼쩜삼이 연이어 성공하면서, 창업의 성공을 가르는 포인트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하지만 서비스는 제가 성공시킨 게 아니에요. 고객이 많이 쓰면 그게 성공인 거죠.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제공하면 성공이 ‘되는’ 겁니다. 그걸 찾아가고 발견하는 과정이 창업인 거고요.

① “그건 네 문제고” 내 창작욕과 고객 니즈를 구분하라

제가 동료들과 일하며 가장 많이 하는 말 중 하나가 ‘그건 네 문제고’예요. 고객의 니즈라고 생각하며 의견을 내지만, 들여다보면 내가 원하는 것일 때가 많죠. 내 의견, 내 니즈를 서비스에 담는 거예요. 내가 원하는 걸 만들면, 왜 고객이 그걸 돈과 시간을 들여 사용해야 할까요?

내 창작욕과 고객의 니즈를 구분해야 해요. ‘고객이 원하는 건가?’를 묻는 사람은 많아요. 그런데 거기서 한 번 더 들어가야 해요.

‘‘정말’ 고객이 원하는 건가?’

그리고 뒤이어 물어야 하죠.

‘내가 하고 싶은 건 아닌가?’

진짜 고객의 니즈인지는 어떻게 확인할까요? 정말 고객의 문제라면, 이미 고객들이 그걸 나름대로 해결하는 방식을 갖고 있을 거예요. 꼭 정제된 하나의 서비스가 아니더라도요. 그게 눈에 보이지 않는다면, 제가 상상 속에서 만든 문제일 가능성이 높아요.

‘리멤버’의 전신이 ‘프로필미’라는 서비스인데요. 온라인으로 명함을 전송하는 서비스였어요. 투자를 받으러 갔는데, 투자자분이 책상에 두둑이 쌓인 명함을 가리키며 이걸 좀 입력할 순 없겠냐고 하시더라고요. 받는 명함을 일일이 비서들이 입력하고 있었다고요. 처음엔 기분이 상했지만, 이게 진짜 고객의 문제겠구나 생각했어요. 그걸 해결하는 서비스는 아직 없었지만, 나름의 방식으로 해결 중이었죠.

이런 문제를 찾아야 해요. 네이버 지식인이나, 커뮤니티에 찾아보면 그런 글이 많아요. 나름대로 소스가 될 수 있죠. 문제 해결법을 구하는 글이 있는지, 있다면 얼마나 많은지 살피면 좋죠.

② ‘공돈’ ‘눈먼 돈’… 고객이 얻을 가치를 정의하라

서비스가 태어나기 전과 후, 고객이 느끼는 차이가 있어야 해요. 서비스 정체성은 거기서 생겨요. 그 가치에 서비스 개발, 운영, 마케팅 등 모든 초점이 맞춰져야 해요. 삼쩜삼의 상승세를 보여주는 수치로 환급액을 보는 이유죠. 세금 신고 서비스지만, 고객에게 중요한 것, 그들이 주목하는 가치는 환급액이거든요.

서비스 구상 단계에선 실제 환급액이 나오는지 확인하는 데 공들였어요. 세무사분과 수동으로 일일이 계산했고, 가능 여부를 확인한 뒤에야 자동화 작업에 착수했죠. 이후엔 고객들이 최대한 많이 환급받을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정교화했고요.

론칭 후에는 서비스를 전부 설명하려 들지 않았어요. 그저 ‘환급'을 강조했죠. 만드는 사람이 열심히 했다는 이유로 고객이 서비스의 모든 기능을 굳이 알아줄 필요는 없죠.

그리고 고객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관찰해 마케팅에 활용했어요. 고객 피드백 문항에 ‘지인에게 삼쩜삼을 소개한다면 뭐라고 하시겠느냐' 물었어요. 고객이 생각하는 이 서비스를 알 수 있죠. 답변을 받아보니 ‘공돈’ ‘눈먼 돈'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시길래 적극적으로 활용했어요.

″아니다 싶을 때 방향을 바꾸는 데 주저하지 않았죠″ 사진 폴인, 오건영

″아니다 싶을 때 방향을 바꾸는 데 주저하지 않았죠″ 사진 폴인, 오건영

2. 반짝 떠오르는 아이디어는 성공 확률이 낮다

리멤버, 삼쩜삼 외에도 20여 개의 서비스를 만들었어요. 한국형 트위터 '톡픽’, 채용을 연결해주는 사람에게 보상금을 주는 ‘벤스터', 갖고 싶은 선물을 위시리스트에 담아 지인들이 선물할 수 있게 돕는 '위시홀릭' 같은 서비스들이 있죠.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검증하고, 론칭하는 과정을 숱하게 반복하며 알게 된 사실은요. 반짝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배제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날은 정말로 뭔가 될 것만 같아요. 그런데 하루 이틀 지날수록 단점이 보이죠.

상상과 직관이 아닌, 철저한 검증을 거쳐야 해요. 저는 아이데이션 단계부터 최소 2개 이상의 아이디어를 준비합니다. 일단 구체화를 시작하면, 아이디어와 점점 사랑에 빠지거든요. 아이디어들을 펼쳐놓고 비교해요. 기준은 우리가 생각한 문제와 솔루션이 고객에게 확실히 전달되는가죠.

가령, 리멤버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차이를 생각해보는 거죠. 명함을 입력해두면 ‘누구세요'라고 묻지 않고 전화를 받을 수 있죠. 삼쩜삼 서비스를 쓰면 생각지 못한 환급액을 받을 수 있어요. 이렇게 따지다 보면, 상대적으로 좋은 아이디어가 보여요. 절대적으로 괜찮아 보였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죠.

아이디어 준비 후에는 랜딩 페이지를 만들어봐요. 설명을 올려두고, 사전 신청을 받고, 피드백까지 받습니다. 서비스 론칭 전에 우리 타깃을 파악하고, 페르소나 설정에 큰 힌트를 얻을 수 있죠. 이때 광고 단가도 계산해봐요. 충분한 실험을 거쳐 단가 전환율이 목표치 이상 나오면 만들 만한 서비스라 판단합니다. 여기서 반응이 좋지 않으면 론칭하지 않아요.

폴인과 인터뷰 중인 김범섭 자비스앤빌런즈 대표. 사진 폴인, 오건영

폴인과 인터뷰 중인 김범섭 자비스앤빌런즈 대표. 사진 폴인, 오건영

3. ‘안된다’ 싶으면 작게라도 방향을 바꿔라

저는 단번에 잘될 아이디어를 갖진 못했어요. 다만, ‘아니다' 싶을 때 방향을 바꾸는 데 주저하지 않았죠. 리멤버도, 삼쩜삼도 여러 차례 피벗을 거친 결과물이었어요.

삼쩜삼을 예로 들어볼게요. 원래 저희는 B2B 세무회계 서비스를 하고 있었는데요. 성장 속도가 애매했어요. 잘 안되면 접기라도 할 텐데, 될 듯 말 듯 5년 정도 시간을 끌었죠. 그래서 '돈받자'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론칭했어요. 사업자의 세금계산서 발행을 돕는 서비스였는데요.

의외로 주부와 프리랜서가 많은 거예요. 가입자보다 실사용자가 적기도 해서, 고객을 좀 들여다봐야겠다 싶더라고요. 직접 목소리를 들어보니 '서비스 이름이 '돈받자'길래 내가 모르는 돈이라도 주나 싶어 들어왔다' 하시더라고요.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었죠. 빠르게 아이디어를 검증하고, 작은 규모로 론칭 후, 점점 리소스를 들여 확대해온 거예요.

방향을 바꿔야 할 때를 어떻게 캐치하느냐고요? 자연스럽게 알게 돼요. '론칭한 서비스 잘됐느냐'고 주변에서 물어본다면, 그건 잘 안된 거예요. 냉정하지만, 명백하죠. 그렇게 생각하면 피벗은 '하는' 게 아니라 '되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달리 말하면, '좋은' 피버팅을 위해 너무 머리를 싸매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기도 해요. 이미 들려오는 시그널에 충실하게 반응하면 되죠. 그동안 쏟은 시간과 노력을 돌아보기보다, 작게라도 방향을 바꿔보세요. 끊임없이 테스트해보세요. 경영자이자 리더로서의 책임감이기도 해요. 성공하지 못한 서비스를 붙잡고 시간과 돈을 낭비하면 안 되죠.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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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리멤버·삼쩜삼 연쇄창업가 김범섭 대표가 배운 것
② "삼성10년-연쇄창업 동력은" 빅크 김미희 대표
③ 3번 끝 성공, 삼분의일 전주훈의 '잘 실패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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