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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의 상상, 소상공인 만나 제품이 되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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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3호 19면

주목받은 ‘DDP디자인론칭페어’

지난 10월 24일부터 11월 2일까지 10일 동안 DDP를 중심으로 서울시 일대에선 서울시와 서울디자인재단이 주최한 ‘서울디자인 2023’이 열렸다. ‘가치 있는 동행(Valuable Life)’을 주제로 시대적 이슈인 ESG 사회 환경을 반영한 전시, 컨퍼런스, 마켓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이벤트가 진행됐다.

특히 올해로 5회째를 맞는 ‘DDP디자인론칭페어’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DDP디자인론칭페어’는 제조 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디자인산업 진흥을 위해 소상공인과 디자이너를 매칭하고 이들의 디자인 제품개발, 마케팅, 판로개척을 지원하는 국내 대표 디자인 플랫폼이다.

올해 418명 참여해 282팀 짝 이뤄

‘베스트 활동’ 수상작으로 선정된 생활리빙러그.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베스트 활동’ 수상작으로 선정된 생활리빙러그.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우스갯소리로 “우리는 미사일·잠수함도 만들 수 있다” 자부할 만큼 놀라운 제작 노하우를 가진 을지로와 동대문 소상공인들은 언제나 새로운 ‘디자인 아이디어’에 목마르다. 세상에 없던 새로운 형태와 기능을 겸비한 디자인 제품을 창조해온 디자이너들은 자신들의 생각을 현실로 구현해줄 ‘제품 개발 노하우’가 필요하다. 이 두 집단을 만나게 해서 서로 필요로 하는 바를 충족시켜 새로운 비즈니스 방식과 네트워크 구축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소상공인과 디자이너의 상생의 활로를 개척하는 게 ‘DDP디자인론칭페어’의 목표다.

해를 거듭할수록 참가자들이 늘고 있는데, 올해는 제품 개발(협업) 참여에 418명(소상공인 171명, 디자이너 247명)이 참여했고 이중 282팀이 짝을 이뤄 최다 참여율과 매칭율로 그 명성을 입증했다.

‘베스트 활동’ 수상작으로 선정된 캣타워.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베스트 활동’ 수상작으로 선정된 캣타워.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특히 올해는 참가 시스템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참가 희망자가 많아지면서 매칭 시스템 자동화를 도입했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각자 포트폴리오를 올리고 원하는 팀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디자이너는 그동안 만들었던 대표작들을 올리고, 소상공인들은 기업 생산 설비와 특화된 제작 노하우 등을 올린다. 공개 모집기간 동안 서로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보고 각자가 개발하고 싶은 제품과 그에 해당하는 필요 시스템에 따라 협업 파트너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올해의 주제인 ‘가치 있는 동행’에 맞게 생활용품, 조명, 가구, 뷰티·패션 분야의 새로운 디자인 상품들이 대거 선보였고, 지난 25일에는 ‘DDP디자인론칭페어’ 시상식이 열렸다. 올해는 ‘베스트 디자인’ 3팀, ‘베스트 디자인 시민상’ 1팀, ‘베스트 활동’ 2팀, ‘베스트 론칭’ 1팀을 선정해 제품 양산을 위한 지원금을 수여했다. 또 그동안 선정된 우수팀 중 활발하게 활동한 팀들도 뽑아 지속적인 노력에 대한 응원의 의미로 역시 지원금을 수여했다.

DDP 전시 기간 동안 시민투표를 통해 선정된 ‘시민상’ 수상작.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DDP 전시 기간 동안 시민투표를 통해 선정된 ‘시민상’ 수상작.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베스트 디자인’ 상을 받은 첫 번째 팀은 소상공인 안은하·안정현(띵커)과 서현석(스튜디오 Look at) 협업팀이다. 이들이 제작한 사이드 테이블은 환경오염이 발행할 수 있는 분체도장, 착색 같은 공정을 배제하고 금속 소재가 가진 본연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한 제품으로 테이블 기능에 책을 수납할 수 있는 기능까지 갖췄다. 안정현씨는 “기존에는 도장 등의 마무리 작업이 필수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작업에서 그 고정관념을 깰 수 있었다”며 “소재 본연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해서 제품을 더 가치 있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서현석씨는 “동행은 같이 걸어 나가는 것, 같은 곳을 바라보는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라며 “지속가능성이라는 시대의 요구에 맞게 디자이너와 소상공인이 시선을 맞춰가야 할 때”라고 협업 소감을 밝혔다.

소상공인 배성규(무딕스)씨와 디자이너 윤경현씨는 라디에이터의 형태에서 영감을 얻은 은은한 무드 조명기구이자 유니크한 오브제가 될 수 있는 스탠드 램프로 ‘베스트 디자인’ 상을 수상했다. 두 사람은 “각자 서로 다른 전문성이 결합하는 매칭 방식에 크게 끌렸다”며 “융합에너지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웠다”고 했다.

수상작 내년 프랑스 리빙 축제 출품

올해 신설된 ‘베스트 론칭’ 수상작.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올해 신설된 ‘베스트 론칭’ 수상작.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베스트 디자인’ 수상 마지막은 유지창(세현테크)씨와 전범식(컨투어 스튜디오)씨가 협업한 알루미늄 액세서리 트레이가 차지했다. 오래 사용할 수 있고, 재활용도 용이한 알루미늄 소재에 관심을 가졌던 두 사람이 의기투합해 지속가능한 삶에 도움이 되는 디자인 제품을 만들어낸 케이스다. 전범식씨는 “디자인을 통해 제품에 대한 애착이 생기고 오래 소유하고 싶은 의미를 갖게 된다면 불필요한 소비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유지창씨는 “반도체에 들어가는 기계의 감속기 부품 정밀 가공을 하는 업체를 운영하면서 2D 작업을 주로 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3D 작업에 도전했다”며 “앞으로 많은 디자이너들과 작업하고 싶다”고 했다.

지속가능한 삶에 도움이 되는 ‘베스트 디자인’ 수상작. 라디에이터의 형태에서 영감을 얻은 무드 조명기구.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지속가능한 삶에 도움이 되는 ‘베스트 디자인’ 수상작. 라디에이터의 형태에서 영감을 얻은 무드 조명기구.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베스트 활동’ 수상은 그동안 우수 디자인으로 선정된 후 제품의 지속적인 양산과 판매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온 팀에 주는 상이다. 김주규(라익디스)씨와 이기용(비포머티브)씨가 협업해 만든 생활리빙 러그는 초기에는 소비자 반응이 저조했지만 론칭 과정을 콘텐트화해서 다양한 채널을 통해 노출함으로써 판매율이 향상돼 베스트셀러가 됐다. 박서웅·김성규(나미가구)씨와 전덕은·천선희(호우디자인)씨가 협업해 만든 캣타워는 ‘반려묘와 공존하는 공간’이라는 컨셉트가 소비자들의 많은 공감을 얻으면서 점차 판매가 늘고 있는 제품이다. 이들은 지난해 처음 제작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크기와 두께를 늘리고, 또 다른 신제품을 함께 제작하는 등 꾸준히 협업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지속가능한 삶에 도움이 되는 ‘베스트 디자인’ 수상작. 수납 기능까지 갖춘 사이드 테이블.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지속가능한 삶에 도움이 되는 ‘베스트 디자인’ 수상작. 수납 기능까지 갖춘 사이드 테이블.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베스트 론칭’ 상은 문재화(모온세일즈)씨가 수상했다. 이 상은 매년 ‘DDP디자인론칭페어’에 관심이 많은 바이어들을 위해 올해 신설한 것이다. 바이어들에게는 우수 제품이라도 바로 양산될 수 없다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올해 신제품을 론칭하는 우수 디자인 스튜디오 12곳을 선정해서 바이어들이 바로 판매를 시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고 그 중 우수 한 팀에 전시 지원을 한다.

오래 사용 할 수 있고, 재활용도 용이한 알루미늄 액세서리 트레이.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오래 사용 할 수 있고, 재활용도 용이한 알루미늄 액세서리 트레이.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한편, 이번 ‘DDP디자인론칭페어’에선 다섯 명의 디자인 전문가들이 ‘큐레이터’로 참가해 우수 디자인 심사와 더불어 소상공인과 디자이너 매칭 팀의 제작과정을 도왔다. 신태호(Maezm 공동대표), 안강은(이네 아트매니지먼트 대표), 정미(이온에스엘디 대표), 조은환(Maezm 공동대표), 하지훈(계원예대 리빙디자인과 교수) 등이다.

이번 시상식에서 수상한 베스트 제품들은 200만~1000만원의 지원금과 함께 서울디자인재단을 통한 홍보 기회를 갖는다. 또 내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리빙·디자인축제인 ‘메종 오브제’에 출품될 기회와 함께 DDP 내 전시는 물론 디자인 스토어에 입점·판매 기회도 갖게 된다. 서울디자인재단 이경돈 대표이사는 “서울디자인은 소상공인과 영 디자이너의 열정과 아이디어로 서울의 새로운 디자인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며 “그 어느 행사보다 서울이 품격 있게 뜨거워지는 현장”이라고 개최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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