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이재명 대표 당무 복귀…정쟁 대신 민생정치 복원 계기 되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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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등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 대표는 23일 당무에 복귀한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등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 대표는 23일 당무에 복귀한다. 뉴스1

입원 후 35일 만에…‘민생 독려’ 내세울 듯

말보다 실천이 중요, 여야 대표 머리 맞대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늘부터 당무를 재개한다. 장기 단식 후유증으로 병원에 입원한 지 35일 만이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어제 “이 대표가 민생에 좀 더 유능한 모습을 보이도록 당을 독려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 지향점은 무엇보다 여야 대결의 정치를 접고 민생 정치를 되살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번듯한 말보다 실천이 중요하다.

이 대표가 당무에서 떠나 있는 동안 자신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선 민주당 후보가 압승을 거뒀다. 이 대표는 리더십을 상당 부분 회복한 상태에서 당무에 복귀한다. 그러나 영장 기각은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따지는 절차였지 그 자체로 면죄부가 될 수 없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전적으로 현 윤석열 정부에 실망한 유권자의 심판이 작용한 무대였다. 이 대표나 민주당이 잘해서 표를 얻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이 대표 자신을 둘러싼 사법리스크를 비롯해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소속 의원 거액 코인 보유 의혹, 민심과 동떨어진 장외투쟁 등 뭐 하나 점수 딸 만한 게 없었다. 최근 갤럽 조사(10월 20일)를 봐도 여론은 중도층(28%)이 탄탄한 한 축을 이루며 민주당(34%)과 국민의힘(33%) 모두를 냉철하게 주시하고 있다. 민주당이 우쭐댈 상황이 결코 아니다. 정치 황폐화를 초래한 팬덤 정치와 결별하고 다름을 용납지 않던 당의 민주주의도 복원해야 한다.

이 대표 복귀 이후 결국은 대여 투쟁 강도가 더 거세질 것이란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김승희 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자녀 학교폭력 문제와 재점화된 양평고속도로 의혹 등이 야당의 공세 대상으로 거론된다. 정부 여당의 잘못이 있다면 응당 따지는 게 제1 야당 본연의 역할이다. 다만 견제할 건 견제하더라도 민생 분야는 협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국민의힘이 제안한 여야 대표 회담부터 전향적 자세를 보이기 바란다. 그간 여야 대표 회동은 여러 조건이 결부되면서 표류해 왔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어제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형식과 격식에 구애받지 않고 (이 대표를) 만나겠다”며 “여야 대표 민생 협치회담을 개최하자”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지난 20일 정치 혐오 현수막을 선제 철거한 데 이어 ‘김기현 2기 지도부’ 출범 이후 국회에서 처음 열린 당정 간 민생정책 논의 자리에서 나온 제의였다.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는 최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반성과 쇄신 의지를 밝히며 민생·현장·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그 역시 말보다는 행동과 실천이 중요하다. 정치권은 보궐선거에서 실감한 민심의 매서움을 직시해야 한다. 정치적 유불리는 제쳐 두고 여야 대표부터 머리를 맞대 위기의 민생을 해결할 대화 정치를 복원해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