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열풍에…올 수능 ‘반수생’ 9만명 역대 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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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올해 치르는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이른바 ‘반수생’이 역대 최고치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2일 종로학원은 2024학년도 수능 반수생은 8만9642명으로,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모의고사 접수 통계를 공개한 2011학년도 이후 최고치일 것으로 추정했다. 반수생 수는 올해 6월 모의평가와 수능 접수 인원의 차이로 추정했다. 종로학원 추정에 따르면 반수생 수는 2014학년도 6만8283명, 2019학년도 7만850명, 2023학년도 8만1116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재수생 등 졸업생(검정고시 포함) 응시자는 올해 6월 모의평가에서 8만8300명이었는데, 수능에선 17만7942명으로 2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전체 수능 응시자(50만4588명) 중 35.3%로, 1996학년도 수능(37.3%) 이후 28년 만에 최고치다.

올해 반수생을 포함한 N수생이 크게 늘어난 데는 초고난도 문항인 ‘킬러문항’이 수능에서 사라진 영향이 크다. 앞서 정부가 수능 킬러문항 출제 배제 방침을 밝히자 대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커뮤니티에선 “작년에 한두 문제 차이로 미끄러졌다면 올해 반수해야 한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실제로 달라진 출제 방향이 적용된 9월 모의평가에선 수학 만점자가 2520명으로 6월 모의평가(648명) 대비 급증했다.

여기에 ‘의대 열풍’이 더해져 올해 수능에서 응시생 중 절반에 가까운 47.8%가 이과생이 주로 치르는 과학탐구를 선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쏠림 현상으로 이과 재수생이 크게 늘어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공식화하면서 서울 대치동 학원가는 ‘의대 특수’에 대한 기대로 들썩이는 모양새다. 지난 19일 대치동에서 만난 한 의대 입시 전문 학원 관계자는 “의·치의·한의대 등 메디컬 계열 지망생을 함께 가르쳤던 반을 더 세분화시켜 성적별·계열별로 확장할 생각”이라며 “지방 학생 수요도 흡수할 수 있는 전략을 구상 중”이라고 했다. 한 학원은 ‘서울대 의대반’ ‘3등급에서 의대 가기반’을 운영한다는 광고를 문 앞에 내걸고 수강생 모집에 나섰고, 한 학원장은 “1000명만 늘어난다고 쳐도 올해 기준으로 연·고대 갈 친구들이 모두 의대를 갈 수 있는 셈이다 보니 재수종합반에는 호재”라고 말했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장은 “앞으로 대입 제도 개편 등 상당한 변화가 있는 상황에서 현재 학원들의 ‘의대 마케팅’은 대부분 근거가 없다”며 이러한 학원가 홍보 전략에 휘말리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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