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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여야 의견 일치한 의대 정원 확대…의협도 대화 나서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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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지난 17일 오후 긴급 의료계 대표자 회의에서 참가자들이 의대 정원 확대를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7일 오후 긴급 의료계 대표자 회의에서 참가자들이 의대 정원 확대를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여 “미래 건강권에 필수”, 야 “더 미룰 수 없는 과제”

국민 71.1%가 지지, 의료계도 전향적으로 임하길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방침에 대해 여야 정치권이 나란히 환영한다는 입장을 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그제 국회에서 열린 회의에서 “현재와 미래의 국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선 의사 수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의료서비스 상황이나 미래 의료수요 추세를 보면 의대 정원 확대가 문제 해결의 대전제라는 것은 너무나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어제 최고위원회의에서 “필수의료 붕괴를 막고 의료의 지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의대 정원 확대는) 더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화답했다. 이어 “정부·여당이 변죽만 울리다 이해 관계자 눈치만 보며 흐지부지해선 안 된다. 집권세력다운 책임감을 갖고 임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동안 민생을 외면하고 정쟁으로 일관했다는 비판을 받아 온 여당과 야당이 모처럼 의견 일치를 봤다. 그만큼 의대 정원 확대는 정치적 입장이나 진영을 뛰어넘어 시대적 요구라 할 수 있다. 전임 문재인 정부도 3년 전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했지만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의료계 반발에 부닥쳐 좌초한 전례가 있다. 이번에야말로 정부와 정치권이 최대한 리더십을 발휘해 의료계를 설득하고 의대 정원 확대를 이뤄내야 한다.

여론조사에서도 찬성 의견이 다수를 차지한다. 여론조사업체인 넥스트리서치가 최근 매일경제신문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1.1%가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지난 3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의대 정원 확대를 찬성하는 비율이 66.7%에 달했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는 긴급 대표자 회의를 열고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하며 ‘총력 투쟁’을 선언했다. 의협은 “현재 의대 정원만 유지해도 장기적으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의사 수가 많아진다”는 주장을 펴지만 설득력이 부족하다. 저출산·고령화로 전체 인구가 감소하면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늘어나겠지만 노인 인구 증가로 인한 의료 서비스 수요도 급증할 수밖에 없다. 의료계는 기득권에만 연연하지 말고 정부와의 대화에 전향적으로 임하며 의대 정원 확대를 논의해야 한다. 어떠한 경우라도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볼모로 한 극한 투쟁은 정당화되지 않는다.

의대 정원 확대라는 대원칙에서 흔들림이 없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부사항을 세심하게 챙기는 것도 중요하다. 일부에서 주장하는 공공의대 설립은 교육 여건 등을 고려할 때 신중할 필요가 있다. 필수의료 분야를 살리고 지방 의료 공백을 해소할 방안을 찾는 데에 사회적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 단순히 의대 정원만 늘린다고 필수의료 의사 수 부족이나 지방의료 공백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