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수처, 감사원 2차 압색…‘패싱 의혹’ 조은석 사무실 포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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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대환)는 17일 오후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표적 감사 의혹과 관련해 감사원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지난달 6일에 이은 두 번째 감사원 압수수색이다.

공수처, 조은석 이달 초 소환조사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가 13일 국회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조은석 감사원 감사위원, 최재해 감사원장, 유병호 사무총장. 조 감사위원은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특별감사의 주심을 맡았던 인사다. 김성룡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가 13일 국회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조은석 감사원 감사위원, 최재해 감사원장, 유병호 사무총장. 조 감사위원은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특별감사의 주심을 맡았던 인사다. 김성룡 기자.

 이날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공수처의 압수수색 범위에는 전 전 위원장 감사에서 주심을 맡았던 조은석 감사위원의 사무실도 포함됐다. 조 위원은 감사원이 전 전 위원장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공개하는 과정에서 ‘패싱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감사원 내부 규정상 감사위원회가 감사보고서 변경·시행을 의결하려면 주심 감사위원의 열람을 받아야 하는데, 감사원 수뇌부가 주심인 조 위원을 패싱하고 전 전 위원장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절차상 위법하게 공개했다는 게 그간 조 위원의 주장이었다.

 조 위원은 지난 13일 감사원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야 간사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감사원이 인트라넷상 조 위원의 업무용 페이지에서 ‘열람·반려’ 버튼을 없앤 구체적 정황으로 업무용 PC 화면을 제시하기도 했다. 조 위원은 “(감사원이) 결재상태를 ‘승인’으로 조작해 주심위원의 직무 수행을 불능케 했다”며 “시행된 보고서는 감사위원들에게 마지막으로 제공된 3차 수정안과 핵심 내용도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공수처는 이미 이달 초 조 위원을 한 차례 소환 조사했다.

조은석 사이에 두고 만난 검찰과 공수처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지난 1월19일 오전 경기 과천 공수처에서 출범 2주년을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지난 1월19일 오전 경기 과천 공수처에서 출범 2주년을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공수처의 ‘전현희 표적감사’ 수사는 세 갈래로 전개되고 있다. ▶감사의 계기가 된 권익위 고위 관계자의 부실·허위 제보 의혹 ▶최초 제보자를 감사 증인으로 꾸미는 등 조작감사 의혹 ▶조은석 위원 패싱 의혹 등이다. 일련의 의혹은 지난해 8월 감사원이 권익위를 특별감사하면서 촉발됐다. 지난해 8월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감사가 전 전 위원장 사퇴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며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고, 지난해 12월엔 전 전 위원장 본인이 제보자로 알려진 감사원 고위관계자 A씨를 권익위 내부자료 불법 취득 및 제공 혐의로 공수처에 추가 고발했다.

조 위원은 검찰의 감사원 수사와도 겹치는 지점에 있는 인물이다. 감사원은 지난 6월9일 감사보고서 공개 전 이를 언론에 유출했다는 혐의로 지난달 20일 조 위원을 공무상 비밀누설 등의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공수처 수사에서는 핵심 참고인 또는 제보자 격인 조 위원이 검찰 수사에서는 핵심 피의자인 셈이다.

그러자 전 전 위원장은 지난 12일 “감사원이 직무감찰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며 직권남용으로 최재해 감사원장을 추가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르면 전 전 위원장과 관련한 13가지 의혹 중 7건에 대해선 ‘문제를 발견하지 못함’, 나머지 6건 중 5건은 잘못을 묻지 않는 ‘불문’ 결정을 내렸는데, 감사원이 이를 뒤집겠다는 의도로 조 위원을 검찰에 고발했다는 것이다.

최재해, 조은석 결재 ‘의도적 지연’ 취지 주장

 최 원장은 13일 국정감사에서 조 위원이 결재를 못 한 게 아니라 “안 한 것”이라며 “시간을 무한정 끄는 건 적절치 않다”고 했다. 조 위원이 감사보고서 공개를 지연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문서를 열람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최 원장은 “주심위원이 결재, 열람 버튼을 안 누르고 있었고 저희는 시행해야겠다는 시급성 때문에 관련 부서에서 전산팀에 ‘열람 버튼을 안 누르더라도 시행할 수 있도록 해 달라’ 협조 공문이 간 것”이라며 “전산 쪽에서 협조 처리를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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