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경화·암 찾아내는 '나노초음파 조영술' 국내 연구진 개발 쾌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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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내부 조직이 얼마나 딱딱하게 굳었는지 외부에서 측정할 수 있는 의학 기술인 '초음파 나노 조영제'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인체 장기의 경화를 외부에서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인체 장기의 경화를 외부에서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나노의학 연구단 천진우 단장(연세대 화학과 교수) 연구팀이 인체 조직의 경화도를 체외에서 초음파로 정확하게 탐지해 진단하는 새로운 나노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폐섬유화·간경화·동맥경화·암 등을 더 정밀하게 진단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이번 연구는 캘리포니아 공과대학(Caltech)의 미카엘 샤피로 교수, 연세대 조승우 교수 등과 공동으로 수행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스'(Nature Materials, IF 41.2)에 이날 자로 게재됐다.

천진우 연세대 화학과 교수. 중앙포토

천진우 연세대 화학과 교수. 중앙포토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 자성-버블(MGV)은 가스로 채워진 단백질에 자성 나노입자가 결합한 나노 구조체다. 생체 조직과 상이한 물성에 의한 음파 산란을 통해 고성능 초음파 조영제로 작용한다.

적은 자기장에도 진동이 강한 음파 산란을 일으켜 기존보다 최소 4∼8배 밝고 정밀한 초음파 영상을 구현한다.

자기장에 의한 나노 자성-버블의 진동성은 주변 조직의 강도에 따라 변화하는데, 기존 초음파 기술로는 측정이 어려웠던 생체 조직의 경화도를 의학적으로 중요한 압력 범위인 50파스칼∼5kPa에서 뛰어난 민감도로 측정할 수 있다.

생체적합성이 개선된 나노 자성-버블 표면은 체내에서 부작용이 없이 생체 조직의 경화도 변화를 장기간 추적할 수 있다.

연구팀은 나노 자성-버블을 활용해 살아있는 생쥐의 조직 경직화와 간 섬유화 발병을 비침습적으로 정확히 진단하는 데 성공했다. 또 폐 섬유화를 유도한 오르가노이드(인체 유사 장기)의 조직 경화를 측정, 폐 섬유화의 발병 및 진행을 관측하고 치료제 효과를 확인하는 데도 성공했다.

천진우 단장은 "나노 자성-버블 기술은 치명적 경화증을 사전에 방지하는 새로운 의학 진단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질병 발생과 조직 경화의 관계를 파악하고 새로운 약물 치료제 개발이나 치료 방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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