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육아 솔루션 틀렸다…‘삐뽀삐뽀 119’ 저자의 일침

  • 카드 발행 일시2023.10.16

자동차 고치는 방법으로 자동차를 새로 만들려니 힘들 수밖에 없는 거예요.

“애 키우기 왜 이렇게 힘든 거냐”는 질문에 하정훈소아청소년과의원 하정훈 원장은 이렇게 답했다. 고장 난 자동차를 고치는 방법으론 자동차를 새로 만들 수 없다. 이 둘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나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아이와 보통의 아이를 키우는 방법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요즘 양육자들은 전자의 방법으로 후자를 키우려 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래서 애 키우기가 힘들어진 것”이라고 그는 진단한다.

박정민 디자이너

박정민 디자이너

100만 부 넘게 팔린 『삐뽀삐뽀 119 소아과』의 저자로 유명한 하 원장은 아이의 문제 행동에 해결책을 제시하는 소위 ‘솔루션 육아’에 반론을 제기한다. 인기 프로그램 ‘금쪽같은 내 새끼’와 오은영 박사로 대표되는 일련의 육아법이다. 실제로 양육자들 사이엔 ‘오은영파’와 ‘하정훈파’가 나뉜다. 오은영파가 아이에게 공감해 주는 걸 우선한다면, 하정훈파는 양육자의 권위에 방점을 찍는다. 육아의 중심에 아이가 아니라 양육자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 원장은 “아이는 가족의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키워야지, 아이에게 맞춰서 뭔가 특별한 것을 해줄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다. 또 “신체‧두뇌‧언어‧사회성 등이 골고루 발달해야 하는데, 소위 솔루션 육아법은 특정 한두 개만을 강조해 자칫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가 요즘 보통 아이를 대상으로 한 육아법과 훈육법 전파에 힘을 쓰는 건 그래서다. 그는 “문제가 없는 아이라면 어느 정도 대충 키우는 게 좋다”고까지 말한다. 아이를 대충 키우라니, 대체 무슨 말일까? 그가 그토록 강조하는 보통 아이 양육법은 뭐가 다른 걸까? 지난 5일 서울 동작구에 있는 하정훈소아청소년과의원에서 그를 만났다. 1990년에 문을 연 뒤 30년 넘게 운영하는 곳이다.

하정훈 하정훈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은 "ADHD나 자폐를 겪는 아이들에게 맞는 육아법이 마치 모두에게 필요한 것처럼 비춰지고, 보통 아이를 키우는 양육자들이 이를 따라하면서 육아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상조 기자

하정훈 하정훈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은 "ADHD나 자폐를 겪는 아이들에게 맞는 육아법이 마치 모두에게 필요한 것처럼 비춰지고, 보통 아이를 키우는 양육자들이 이를 따라하면서 육아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상조 기자

📢붕어빵틀부터 만들어라

아무리 좋은 반죽과 팥소가 있어도 틀이 없으면 붕어빵을 만들 수 없다. 아이를 키울 때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좋은 자질을 가진 아이와 양육자가 있어도 이것이 없으면 안 된다. 바로 ‘가정의 틀’이다. 그는 “솔루션 육아법은 ‘붕어빵을 태워버렸으니 붕어빵틀을 없애자’는 격”이라며 “그런데도 이런 육아법을 맹목적으로 따라 하는 양육자가 많다”고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