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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이·팔 전쟁 가담 땐 유가 배럴당 100달러 넘게 치솟아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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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0호 06면

중동발 리스크 긴급진단

13일 하마스의 배후로 이란이 지목되면서 코스피와 원화 가치가 일제히 하락했다. [뉴스1]

13일 하마스의 배후로 이란이 지목되면서 코스피와 원화 가치가 일제히 하락했다. [뉴스1]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7일 이스라엘 기습 공격이 전면전 양상으로 번지면서 전 세계가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10일 국무회의에서 “국내외 경제·금융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해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지시했다.

가뜩이나 고금리·고물가·고환율에 경제가 시름하는 상황에, 중동 리스크까지 더해지며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앞으로 몰고 올 파장과 경제 진단을 위해 긴급 전문가 지면 좌담회를 마련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김한진 삼프로TV 이코노미스트,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본부장으로부터 거시경제 진단과 대응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이스라엘·하마스전쟁, 영향은 어디까지.

▶김한진 이코노미스트=지정학적 리스크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초기에는 그 영향을 매우 제한적으로 보는 견해가 많았다. 일부에선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면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15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는데, 그 정도까지 급등은 아니더라도 위험이 있다. 내년 경기 전망도 어두워질 것이다.

▶김학균 센터장=세상이 평온해야 인플레이션이 잡힌다. 1970년대와 80년대는 사우디가 원유 증산으로 유가를 낮게 유지해 인플레이션이 잡힐 수 있도록 미국을 도와준 측면이 있다. 지금은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가 소원해진 가운데 나타난 갈등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중동 리스크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고, 유가도 조금이라도 이전보다 높게 형성되는 쪽으로 갈 수 있는 요인이다.

▶서상영 본부장=미국과 이란은 중동 리스크의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산유국인 이란의 가담 여부가 중요하다. 하루 200만 배럴 수준인 이란의 원유 수출이 중단되면,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뚫고 올라갈 수 있다. 이는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강경한 긴축 기조를 야기할 수 있다. 다행히 산유국의 개입 없이 마무리되면, 연말에는 사우디가 감산 조치를 해제하고 중국의 소비도 늘어나면서 유가는 전쟁 이전 수준으로 안정세를 찾아갈 수 있다.

▶김영익 교수=중동 리스크로 현재 자산시장에선 금과 달러가 강세를 띤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나는데 일시적으로 본다. 전쟁이 확산되면 문제가 발생하지만, 이번 영향은 제한적으로 본다.

그래픽=김이랑 기자 kim.yirang@joins.com

그래픽=김이랑 기자 kim.yirang@joins.com

경기 침체 우려도 있다. 글로벌 긴축은 언제까지.

▶서상영=연준이 현재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연준 위원들이 장기금리 급등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자주 언급하기 시작했다. 매파적 주장을 하는 위원도 추가적으로 금리 인상을 할 수는 있지만, 막바지에 다다랐음을 시사하고 있다. 11월 또는 12월에 1회 정도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고 본다. 이게 마지막일 가능성이 크다. 내년에는 금리 인하가 없더라도 국채 금리는 빠질 것이다. 지금은 미국 경제가 좋지만, 연체율이 급격하게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올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에는 경기 침체가 올 수 있다.

▶김영익=지금은 고금리·고물가에 유가까지 오르는 것을 걱정하는데, 내년 상황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침체가 오면 수요가 줄어들어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고, 원유도 마찬가지로 수요가 줄어 가격이 떨어지게 된다. 당장 4분기부터 경기가 둔화되는 모습이 나타날 것이다. 다만 올해 이미 어려움을 겪었던 우리나라는 4분기에 수출이 개선되며 상대적으로 경제 상황이 나아질 수 있다. 하지만 내년 미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하면서 전 세계 경제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금리 인하 시점도 현재 시장 전망보단 빨라질 수 있다. 금리 인상은 이미 종료된 것으로 보이며, 내년 1분기부터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김한진=스태그플레이션(경제 불황 속 물가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 글로벌 경기가 좋지 않고, 교역도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미국 경기만 좋고, 다른 나라들은 어렵다. 수출국들은 내년도 올해와 비슷하면 다행이다 그런 정도다.

외환시장도 널뛰고 있다.

▶김영익=달러 강세로 일시적으로 원화 가치가 더 떨어져 달러당 1400원까지 갈 수 있다(환율 상승). 하지만 11월 이후에는 1300원 선까지 안정을 찾을수 있다. 4분기 이후 미국 소비가 위축되면서 국채 수익률이 떨어지고, 달러 가치도 약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학균=최근 장기 금리가 오르면서 미국 금리도 동결 예상이 많다. 그러면 한·미 금리차로 인한 원화 약세 우려는 낮아진다. 원화 가치가 일시적으로 달러당 1400원 부근까지 떨어질 수 있으나, 향후 2~3년까지 바라본다면 앞으로의 흐름은 반대(원화 가치 상승)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증시 변동성이 커졌다. 자산배분은 어떻게 해야 하나.

▶서상영=우리 증시는 현재 박스권 하단에 이른 수준이다. 추가적인 하락보다는 안정을 찾으면서 한 번 정도 다시 튈 가능성이 있다. 코스피 지수는 2500 돌파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경기 침체 이슈 등으로 지속적인 상승도 어렵다. 당분간은 박스권 장세로 2500을 기준으로 아래위로 100포인트를 오가는 테마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현금 보유 전략도 좋다. 어느 날은 2차전지가 확 빠졌다가, 어느 날은 바이오가 가는 식으로 시장이 요동칠 때 저가매수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미국의 대형 기술주도 견조하기 때문에 조정 시 투자가 현명해 보인다. 채권은 국채 위주로, 우선 단기물을 보다가 채권 금리가 빠지는 게 확연히 드러나면 장기물로 바꾸거나 아니면 조금씩 장기물을 담아가는 것이 좋다.

▶김영익=침체가 오면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고, 경제 성장률이 떨어진다. 금리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금리 정점이라 볼 수 있는 지금이 채권 투자에 가장 좋은 시기일 수 있다. 금 투자도 좋다.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금 가격은 올라간다.

▶김한진=다음 주부터 3분기 실적이 발표되기 시작한다. 만약 빅테크 기업의 이익이 예상대로 견조하다면 주가는 빠지기 힘들다. 전쟁 중이라 섣불리 금리를 움직일 상황도 아니다. 물가지표 등이 예상을 크게 뛰어넘지 않는다면 주식시장은 약간의 숨 쉴 공간을 가질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우리 주식시장은 미국보다는 덜 갈 수 있다. 예컨대 4분기 미국 증시가 10% 상승한다면, 국내 증시는 4~5% 수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적극적으로 주식 투자할 시기는 아니다. 특히 중국 등 신흥국 주식은 조심하자. 미국 빅테크 등 혁신 성장주를 중심으로 저성장을 극복할 수 있는 검증된 주식 안에서 선별적 투자가 필요하다.

▶김학균=금리가 중요하다. 최근 미국 정부가 발행한 위험이 거의 없는 2년물 국채금리가 5%를 넘어섰다. 이자율이 높을 때, 주식 투자의 매력은 적어진다.  더욱이 지금 주식 가격은 대체로 싸지도 않다. 금리가 안정화되기까지는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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