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설탕·소금·우유·맥주까지 들썩…'10월 2%대' 물가 전망 흔들

중앙일보

입력

1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천일염을 구매하고 있다. 뉴스1

1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천일염을 구매하고 있다. 뉴스1

10월부터 안정될 것이라고 했던 물가가 다시 들썩일 조짐이다. 일부 기업들이 주요 제품 출고가를 인상한 데다 가공식품에 많이 사용되는 설탕·소금 가격이 올라 전체적인 먹거리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여기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고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당초 목표했던 ‘물가상승률 3.3%’ 달성도 어려워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오고 있다.

주요 품목 중 최근 눈에 띄게 오른 건 설탕과 소금이다. 1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설탕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41.58로 지난해 동월보다 16.9% 상승했다. 지난해 9월(20.7%) 이후 1년 만에 최고치다. 설탕값 상승은 사탕수수 주 생산국인 인도에 가뭄이 발생하면서 수확이 급격히 줄어든 영향이다. 생산량이 줄자 인도는 설탕 수출을 제한했고, 설탕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설탕은 과자나 빵· 아이스크림·초콜릿 등에 사용되기 때문에 추후 가공식품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소금 물가상승률도 1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소금 물가상승률은 17.3%로 지난해 8월(20.9%) 이후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집중호우와 태풍 등 기상 영향으로 생산량이 줄어든 데다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로 소금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소금 같은 원재료비가 상승하면 외식업계도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

1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맥주 상품이 진열돼 있다. 뉴스1

1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맥주 상품이 진열돼 있다. 뉴스1

그간 정부의 강력한 물가 안정 정책으로 가격 인상을 자제하던 식품·유통업계들도 추석 연휴 전후로 잇따라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다. 오비맥주는 이날부터 카스, 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6.9% 올렸다. 지난해 3월 이후 19개월 만에 국산 맥주 제품 가격이 인상된 셈이다.

이달 초에는 주류에 앞서 유제품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이달 1일 원유 가격이 인상되면서 흰 우유는 편의점에서 900㎖ 기준 3000원을 넘게 됐다. 매일유업은 생크림 제품 출고가도 5~9% 인상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이런 추세라면 정부가 올해 목표로 한 ‘3.3% 물가상승률’을 달성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시 기획재정부는 3.5%였던 전망치를 0.2%포인트 낮춰 3.3%로 수정했다. 목표치 달성을 위해선 남은 3개월간 물가 상승률이 2.7% 안팎이어야 한다. 당초 정부는 이달부터 물가가 안정 흐름을 회복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2%대로 내려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9월 물가상승률이 3.7%였던 걸 고려하면 갑자기 떨어지진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과 이·팔 전쟁 장기화 가능성 등이 추가적인 물가 상방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개인 서비스 물가가 상승하면서 발목을 잡을 수 있고, 전기 요금 인상 폭이 크면 물가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 교수는 “전쟁이 장기화면 국제유가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고, 그럼 국내 물가가 올라가면서 소비심리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