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사실상 감사위원 전원 소환통보…전현희 표적감사 의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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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감사원의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표적감찰 의혹 수사를 위해 감사원장을 포함해 사실상 감사원 감사위원 전원에게 참고인 신분 소환 조사를 통보했다.

11일 공수처에 따르면, 공수처는 주심을 맡았던 조은석 감사위원의 결제 없이 전현희 전 위원장에 대한 감사보고서가 지난 6월 공개된 과정을 확인하기 위해 조 위원을 제외한 6명의 감사위원에게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을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원 감사위원은 최재해 감사원장을 포함해 총 7명이다. 조 위원을 제외한 감사위원 전원에게 소환을 통보한 것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연합뉴스

감사원은 앞서 6월 1일 열린 감사위원회에서 전 전 위원장과 권익위를 대상으로 한 제보 내용 13건에 대해 논의했다. 그 결과, 감사위원 6명 만장일치로 전 전 위원장의 개인 책임을 불문하기로 했다. 대신 감사 과정에서 발견된 전 전 위원장 지적사항에 대해 권익위에 기관 주의를 내렸다. 감사원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8일 뒤인 6월 9일 공개했다. 전 전 위원장은 “불문 결정에도 감사원 사무처가 일방적으로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며 반발한 데 이어, 최 원장과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 등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공수처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대환)는 전 전 위원장의 고발을 토대로 지난달 6일 감사원을 압수수색하는 등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공수처는 우선 감사 보고서 공개 과정이 적법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특히 주심인 조 위원이 감사 보고서 공개 전 ‘열람 확인’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감사원 사무처가 전산시스템을 고쳐서 이를 공개한 과정이 정당한 행정 절차인지를 파악하고 있다. 공수처는 또 감사원 사무처가 감사위원들에게 3차 수정안을 최종 공유했지만, 실제 공개한 감사 보고서는 일부 내용이 수정된 4차 수정안으로 감사위원들에게 열람되지 않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공수처 관계자는 “구체적인 소환 조사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수처가 헌법상 독립기구인 감사원 감사위원들을 무더기로 소환조사 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다. 헌법재판소 출신의 한 변호사는 “감사원 감사위원들을 동시에 소환조사 통보한 한 것은 헌법상 독립기구들을 살펴봐도 전례가 없는 사안”이라며 “다만 감사보고서 재가 과정에서 확인을 위해서 불가피한 소환인지는 공수처의 판단을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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