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확대하는 건설사들
동남아서 폐어망 재활용 사업
전기차 충전·원전 분야 확대 등
주택 시장 침체로 사업 변신 모색
![대우건설은 상용 원전의 설계·시공·해체 등에 대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사진은 신월성원자력발전소 1,2호기 전경 [사진 대우건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9/26/8d6afdc3-9891-49b8-864b-ccc0dcc42038.jpg)
대우건설은 상용 원전의 설계·시공·해체 등에 대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사진은 신월성원자력발전소 1,2호기 전경 [사진 대우건설]
고금리 등 여파로 국내 주택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건설사들이 ‘미래 먹거리’인 신사업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국 건설수주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5% 감소했다. 2분기 기준 2000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 감소 폭으로 건설경기가 침체가 심각한 수준인 것이다. 특히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강조되는 가운데 국내 건설사들은 친환경·에너지 분야 진출에 나서고 있다.
2분기 건설 수주 작년보다 38% 줄어
환경·에너지 기업으로 성공적인 변신 중인 SK에코플랜트는 최근 폐어망 재활용 전문 스타트업인 ‘넷스파’와 함께 동남아에서 폐어망 재활용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 플랫폼 ESG 이니셔티브’ 예비사업으로 선정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베트남 내 어선 어업이 가장 활발한 중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바다에 버려지는 폐어망을 수거, 기술력을 활용해 재생 나일론을 생산해 지역사회에 경제적,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을 실시한다. 이번 사업을 통해 연 8000톤의 폐어망을 재활용해 연 5만톤의 탄소감축, 총 1000여명 이상 직·간접 고용 창출을 목표로 한다.
현대엔지니어링도 글로벌 친환경·에너지 기업으로 도약을 준비 중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초소형모듈원전(MMR)의 글로벌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MMR은 기존 화석연료를 통한 전기 발전보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현저히 적은데다 공정열 공급, 수소 생산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가능한 장점을 갖췄다. 현대엔지니어링은 4세대 초고온가스로 소형모듈원전 전문 기업인 미국의 USNC와 ‘캐나다 초크리버 MMR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또 전기차 충전 시설 설치 및 운영, 유지보수 사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지난해 EVC팀을 신설하는 등 전기차 충전시설 사업 전담 조직을 갖췄으며, 환경부에서 주관하는 ‘2023년 전기차 충전 보조금 지원 사업자’에도 선정됐다.
DL이앤씨는 친환경 신사업 중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과 활용 분야(CCS/CCU)에서 기술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미 10여년 전부터 한전전력연구원이 주도한 CCS 국책연구과제 1~2단계에 모두 참여해 이산화탄소 포집 플랜트 기본설계를 수행했다. 현재 하루 3000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기본설계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친환경 탈탄소 사업 확대를 위한 전문회사인 ‘카본코’를 설립했다. 친환경 수소·암모니아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어 탈탄소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소형모듈원전(SMR) 사업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월 DL이앤씨는 미국 SMR 개발사인 엑스에너지에 대한 2000만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다.
스마트 양식으로 매출 1조원 돌파도
탈원전 정책 백지화와 원전 강화 국정 과제에 따라 원자력 분야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포스코이앤씨는 원자력 분야로의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12일 발표된 신한울 3,4호기 원전 주설비공사 수주에 도전 중이다. 또 최근 정부에서 추진하는 새로운 SMR 모델 ‘i-SMR혁신형 소형 원자로)’ 개발 과제 및 사업화에 참여하는 등 기술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이번 신한울 3·4호기 공사 수주 도전을 시작으로 원자력발전소와 SMR 사업 등의 원자력발전 사업은 물론 차세대방사광가속기 사업과 같은 원자력이용시설 사업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대형 상용 원전에 대한 설계, 시공, 해체에 이르는 전 과정과 더불어 방사성폐기물 처리 시설 및 연구용원자로 등 원자력과 관련한 전 분야에 대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건설회사로 자리잡고 있다. 현재 대우건설은 ‘월성 1호기 해체공사 및 공정설계’를 수행하고 있는데 이는 경제적인 해체공사 설계와 공용설비 및 인접호기(월성 2호기)의 안전운영을 고려한 최적의 해체 공정을 설계하는 용역이다. 특히 월성1호기는 세계 최초로 해체 예정인 CANDU(캐나다형 중수로)형 원전으로, 대우건설은 이를 통해 중수로 해체사업의 해외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
GS건설은 세계적인 수처리업체인 GS이니마를 앞세워 신사업 분야를 확장 중이다. 수주와 단순 시공 중심의 기존 건설업의 전통적인 비즈니스모델을 넘어 개발과 투자, 운영까지 하며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토털 솔루션 컴퍼니로 성장하겠다는 것이 GS건설의 미래 비전이다. 대표적인 예가 스마트양식이다. GS이니마의 세계적인 수처리 기술을 앞세운 GS건설은 스마트양식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스마트양식은 육상에 지어지는 폐쇄순환식 구조라 해수를 정화해 양식에 최적화된 물을 제공하고, 양식장에서 나오는 오폐수를 처리하는 것이 관건이다. 또한 양식수조 내부에서도 청정한 양식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청소 등의 작업에 환경기술과 ICT 기술이 적용된다. 신사업 분야 지난해 말 기준 매출이 1조원을 돌파했을 정도로 성장 속도가 빠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