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폴린 뉴먼 미 항소법원 판사. AP=연합뉴스
미국 사법부에서도 연령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악시오스 등에 따르면 사법위원회는 전날 워싱턴 DC 항소법원의 폴린 뉴먼 판사에게 1년간 업무 정지 명령을 내렸다. 뉴먼 판사가 의료 검진을 포함한 적절한 조사에 응하지 않을 경우 해당 명령은 추가로 연장될 수 있다.
위원회는 "다른 방법이 있기를 바라지만, 판사가 더 이상 업무 수행 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될 때에는 행동을 취할 의무가 있다"고 적시했다.
올해 96세인 뉴먼 판사는 현직 미국 판사 가운데 최고령이다. 그는 최근 현저히 저하된 업무 능력과 관련해 은퇴 혹은 2진 후퇴를 제안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거부하자 법원에서 그의 업무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위원회를 구성했고, 그는 법원이 지정한 신경학적 검사 및 인터뷰 일체를 거부했다.
WP에 따르면 동료들은 뉴먼 판사의 업무 능력이 과거보다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한 동료는 "뉴먼은 최근 5년간 시행된 법원 규칙을 잊거나 사망한 지 한참된 수석 판사를 언급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최근엔 온라인 보안교육을 이수하지 못했고, 컴퓨터에서 파일을 찾지 못할 때 "해커 탓"이라고 말하는 등 컴퓨터를 다루는 능력이 떨어졌다는 의혹을 샀다. 지난 2월 이후 새 사건이 배정되지 않았는데도 기존 사건 해결에 진전이 없다며 동료들의 불만이 높았다.
반면 뉴먼 측은 "사건 처리에 지장 없고 여느 동료처럼 생산적으로 일한다"며 판결문을 쓸 때 반대 의견을 주로 내왔기 때문에 업무처리에 상대적으로 시간이 더 걸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동료들 말마따나 내가 정말 신체적·정신적으로 쇠약해졌다면 물러날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지금대로라면 나는 충분히 기여할 수 있고 반드시 일해야 한다고 느낀다"고 강조했다.
현재 뉴먼 판사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며, 다른 법원으로 조사 업무의 이관을 요청하고 있다.
WP에 따르면 뉴먼 판사는 정신과 및 신경과에서 4시간 동안 평가를 받았고, 정신적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받은 바 있다. 다만 법원은 뉴먼이 선택한 의사들이 진행한 검사에 대해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미국에서는 올해 80세인 조 바이든 대통령과 77세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나란히 대선에 도전하며 고령 정치인의 업무 수행 능력을 놓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공화당 경선주자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는 75세 이상 고령 정치인의 정신 감정 필요성을 제기해 논란에 불을 붙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