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1명당 150만원 줄게"…연 300억 매출 안과의 수상한 진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뉴스1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뉴스1

실손보험에 가입한 환자들을 소개 받아 고액의 백내장 수술을 하는 방법으로 수백억원의 매출을 올린 서울 강남의 안과병원 원장과 환자 알선을 대가로 수십억원의 뒷돈을 챙긴 브로커 일당이 줄줄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권유식 부장검사)는 22일 환자 알선 브로커 소모(36)씨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다른 브로커 5명과 A안과병원 원장 박모(49)씨 등 병원 관계자 2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소씨는 2019년 1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A병원과 홍보·마케팅 업무 대행 계약을 가장한 환자알선계약을 맺고 환자 알선비 약 24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다른 브로커들은 유사한 방식으로 1억7000만원∼5억6000만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A병원이 2019년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이들에게 알선 대가로 지급한 금액은 총 4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A병원은 개원 초기부터 브로커들에게 환자 알선 대가로 환자 1명당 150만원 또는 백내장 수술비의 20∼30%를 현금 지급했다. 그러면서 브로커를 광고 대행업자 또는 직원으로 둔갑시켜 광고비 또는 급여로 비용 처리하는 등 마치 합법적인 지출로 가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브로커들은 백내장을 진단받고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 수술을 받는 실손보험 가입자가 계약 내용에 따라 최대 100% 비용을 보상받을 수 있다는 점을 노려 40대 후반∼70대 가입자들을 집중적으로 알선했다. 원거리, 근거리, 중간거리에 모두 초점이 맞도록 제작된 특수렌즈를 삽입하는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 수술의 경우 비급여 대상으로 수술비가 고액이다.

A병원은 이렇게 모집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수술을 실시해 연간 200억∼3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사건을 송치받은 뒤 A병원에 대한 압수수색과 계좌 추적 등을 통해 추가 브로커를 적발하고 이달 14일 수수액이 가장 큰 소씨를 구속했다.

검찰 관계자는 "환자에게는 손해가 없다는 인식에 따라 죄의식 없이 벌어지는 '환자 알선' 범행에 대해 피고인들에게 죄에 상응한 처벌이 이뤄지도록 공소 유지와 범죄수익 환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