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시선집중] ‘모자보건’ 사업 통해 필리핀 청소년 임산부 돕고 정책포럼도 열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2면

월드비전

12회 이상 방문해 산전·산후관리해
모유 수유 방법, 이유식 제조법 교육
포럼 통해 보건 정책 개선 논의도 

청소년 임신문제 대응을 위해 월드비전이 필리핀 동부 비사야 지역에서 시행하는 가정방문 보건상담서비스를 받는 청소년 산모와 아동. [사진 월드비전]

청소년 임신문제 대응을 위해 월드비전이 필리핀 동부 비사야 지역에서 시행하는 가정방문 보건상담서비스를 받는 청소년 산모와 아동. [사진 월드비전]

청소년 임신은 학업 중단, 우울증을 가져올 뿐 아니라 산모와 태아의 신체적 위험을 유발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0~19세의 임신은 20~24세의 임신에 비해 산모의 ▶임신중독증 ▶산후기자궁내막염 ▶전신감염 위험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WHO에 따르면 전 세계 청소년 임신율은 지난 2000년 1000명당 64.5명에서 현재 41.3명으로 지속해서 감소 추세를 보인다. 하지만 국가별로는 차이가 있다. 필리핀에선 청소년 임신율이 증가세를 보인다. 적절한 성교육의 부재와 조혼 때문이다. 필리핀 통계청은 매일 500명 이상의 청소년이 출산을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1년으로 추산하면 약 18만명이 넘는다. 필리핀 내에서도 지리적 특성으로 자연재해에 취약한 동부 비사야 지역은 높은 빈곤율과 청소년 임신율을 기록하고 있다.

청소년 임신·수유부에게 보건서비스 제공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은 한국국제협력단(이하 코이카)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지난 2021년부터 필리핀 동부 비사야 지역에서 모자보건 사업을 통해 청소년 임신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낙인에 대한 두려움과 편견으로 보건시설 방문을 꺼리는 청소년 임산·수유부를 찾아가 보건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취약계층인 청소년 임산부에게는 임신 기간과 출산 후 아동이 2세가 될 때까지 12회 이상의 방문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청소년 임산·수유부가 올바른 모유 수유 방법 및 이유식 제조법을 학습하는 동시에 적절한 시기에 보건소를 방문해 산전·산후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아울러 월드비전은 지역주민이 청소년 임신에 관해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독려한다. 그 일환으로 지역사회의 수요에 맞춘 정부의 보건정책 변화를 목표로 지난 6일, 정책포럼을 주최했다. 이 포럼에서는 청소년이 성에 관한 지식 및 서비스를 온전히 제공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정책 제언을 논의했다.

포럼에 참석한 김은섭 코이카 필리핀 사무소장은 “코이카는 이번 포럼을 통해 청소년 임신에 대한 현황과 전망을 엿볼 수 있게 됐다. 특히 포럼 참석자들이 논의해 도출한 내용은 청소년 임신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의 입안과정에서 아주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월드비전 모자보건 사업 책임자 전지환 차장은 “월드비전의 모자보건 사업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청소년 임산부와 산모를 적극적으로 찾아간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편견과 사회적 낙인으로 보건서비스 이용이 어려운 청소년 임산·수유부 가정을 직접 방문해 보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포럼을 계기로 정부 차원에서 청소년 임신 문제를 개선하고 필리핀 청소년의 빈곤 감소, 건강과 웰빙, 더 나아가 성평등을 달성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보건부 등 관계자들 초청해 다각적 논의

이번 포럼에서 월드비전은 청소년 임신에 대한 다분야적 접근을 위해 보건부, 교육부, 인구개발위원회, 필리핀 경찰청, 국가영양위원회, 내무지역행정부, 사회복지개발부 관계자를 초청해 다각적인 논의를 이끌었다. 패널 형식의 토론을 통해 ▶청소년친화보건시설(AFHF) 확대에 있어 주요 장애요인 ▶포괄적 성교육(CSE, Comprehensive Sexuality Education)의 실시 현황 ▶청소년 임신, 조혼, 강간에 대한 방지 정책 수립 현황 등에 대한 질의와 응답이 이어졌다.

행사의 마지막에는 정부부처·지역주민·시민사회·국제기구 등 이해관계자가 함께 청소년 임신 문제에 대해 주도성을 갖고 해결해 나갈 것을 선언했다. 월드비전 관계자는 “해당 행사는 청소년 임신 해결에 대한 권한을 가진 참여자들이 동 사안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고 말했다.

월드비전은 필리핀의 정책 변화를 견인하는 동시에 2025년부터 성교육의 빈도 및 수준이 낮은 지역에서 필리핀 교육부와 공동으로 포괄적 성교육(CSE)을 개발해 청소년 임신을 적극적으로 예방할 예정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