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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화웨이 창업자 "난 애플 팬…美 제재는 압력이자 동기 부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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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정페이 화웨이 CEO. AP=연합뉴스

런정페이 화웨이 CEO. AP=연합뉴스

중국 최대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의 런정페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의 제재는 압력이자 동기 부여이며 애플은 화웨이의 교사"라고 강조했다.

20일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에 따르면 런정페이는 국제 대학생 프로그래밍 대회(ICPC)에 참가한 대학생과 교수 등 코치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는 대회 기간인 지난달 21일과 26일 나온 발언이지만 ICPC 재단 베이징본부의 홈페이지에 지난 19일 공개됐다.

이를 두고 런정페이의 발언 공개 시기가 조절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에도 7nm(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프로세서를 내장한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인 '메이트 60 프로'를 지난달 29일 출시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는 점에서다.

이 자리에서 런정페이는 '애플 팬이냐'는 질문을 받고 "배우고 비교할 기회를 준 교사가 있어 매우 기쁘다"면서 "그런 관점에서 나는 애플 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미국의 제재와 관련해선 "제재가 본격화하기 전에는 화웨이의 기본 플랫폼을 미국에 구축했으나 제재 이후에는 이를 바꿔야 했다"며 "지난 4년간 화웨이 직원 20만명의 노력 끝에 자체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미래에는 반드시 미국 플랫폼과 동일한 기반으로 실행되지는 않을 수도 있지만 상호 연결성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런정페이는 그러면서 "화웨이는 기초 이론 과학연구를 중요시하며 매년 30억∼50억달러(약 3조9900억∼6조6500억원)를 투자하고 있다"며 "ICPC를 지원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의 이런 언급은 화웨이가 첨단반도체·5G 기술의 자립을 이뤄가고 있다는 걸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미국은 2019년 5월부터 화웨이를 겨냥해 5G용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화웨이가 중국 인민해방군과 연계돼 미국 안보를 해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후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봉쇄'가 본격화됐다.

이에 중국 당국은 근래 애플의 아이폰 사용을 사실상 제한했고, 이런 가운데 화웨이가 이번에 7나노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3나노 반도체 기반의 애플·삼성전자 스마트폰에는 크게 뒤처지지만, 화웨이와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기술 압박·봉쇄를 뚫고 '기술 자립'을 이룬 결과라며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그동안 첨단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의 중국 수출을 엄격히 통제했는데도 화웨이의 7나노 스마트폰 양산이 성공한 걸 계기로 '통제 망'을 다시 점검하고 있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지난 19일 "중국이 7나노 칩을 대규모로 제조할 수 있다는 어떤 증거도 가지고 있지 않다"며 화웨이가 문제의 7나노 반도체 칩을 확보한 경위 조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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