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랏돈 받는 '영재학교'서 올해에만 83명 의·약대 갔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 뉴시스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설립된 전국 8개 영재학교에서 올해에만 83명의 학생이 의약학계열 대학에 간 것으로 파악됐다.

18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전국 8개 영재학교에서 218명의 학생이 의약학계열 대학에 진학했다.

연도별로는 2021년 62명, 2022년 73년, 2023년 83명 등 매년 진학자 수가 증가했다.

영재학교는 과학기술 인재 양성이라는 취지로 설립된 학교다. 학생 교육비는 세금으로 지원된다.

이 때문에 이공계열이 아닌 의약학계열로 대학을 진학하는 학생에게는 지원금 환수 등의 불이익이 따른다.

올해에도 서울과학고에선 47명이 의약학계열에 진학해 이들로부터 3억2000만원가량을 환수했다. 경기과학고는 24명에게 9906만원, 대전과학고는 7명에게 450만원, 한국과학영재학교는 1명에게 112만원가량을 환수했다.

그러다 보니 지원금 환수만으로 이공계열 이탈 현상을 막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강득구 의원은 "단순히 교육비와 장학금 환수라는 제재만으로는 실효성이 없다"며 "실질적 조치와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