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가 러시아와 북한의 협력이 특정 대상을 겨누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17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는 이날 러시아의 한 방송에 출연해 “우린 누군가에 대항해 북한과 협력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 협력은) 역내뿐 아니라 더 넓은 범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있다”며 “우리의 상대편들은 ‘당신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하지만, 우린 구체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고 국민의 생활 수준을 개선하며 다양한 부문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해 협력한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으로 서방이 북러의 밀착을 견제하는 가운데 나왔다. 특히 미국은 러시아와 북한의 무기 거래 가능성을 언급하며 실제 거래가 성사되면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도 이번 방문에서 러시아의 함대와 전투기 생산 공장 등을 둘러보는 등 무기를 중심으로 한 행보를 보였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날 마체고라 대사는 북한에 식량 원조를 할 준비가 됐다고 전달했지만, 북한 측이 원치 않았다고도 전했다. 그는 “2020년 우리는 5만t의 밀을 인도적 지원 차원에서 무상 제공했고 이를 다시 한번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지만, 북한 측이 ‘지금은 괜찮다’고 답했다”고 했다. 마체고라 대사에 따르면 북한의 올해 식량 수확량은 ‘상당히 괜찮은’ 수준이다.
마체고라 대사는 김 위원장이 수력 발전 협력도 제의했다고 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우리는 기차에서 대화를 나누고 논의했다. 김정은 동지는 내게 가까이 오라고 요청한 뒤 ‘수력발전 분야 협력과 관련한 문제들이 있다’고 말하며 평양으로 돌아가면 도움을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김 위원장을 배웅할 때 그가 만족한다고 느꼈다”며 “(이번 방문이) 완전히 계획대로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13일 약 4시간 동안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을 진행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5박 6일간의 러시아 방문 일정을 마치고 북한으로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