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위한 국민의 기업] 샤인머스캣 수출시기 차별화, 껍질째 먹는‘홍주씨들리스’수출 적극 모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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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농업, FTA시대 새로운 한류의 시작 ⑤ 포도 수출

 2014년 개발한 ‘홍주씨들리스’ 품종은 껍질째 먹는 수입 포도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했다.  [사진 농진청]

2014년 개발한 ‘홍주씨들리스’ 품종은 껍질째 먹는 수입 포도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했다. [사진 농진청]

‘여우와 포도’라는 유명한 이솝우화가 있다. 배고픈 여우가 잘 익은 포도송이를 발견했으나 결국 닿지 않아 먹을 수 없었고, 포기하게 되면서 ‘덜 익은 신포도일 것이다’라고 단념했다는 이야기다.

여우와 포도 우화는 한국의 포도 수출 방향에도 교훈을 주고 있다. 포도는 극적인 반전이 있는 수출 품목이다. 2004년 ‘한·칠레 FTA’ 체결로 인해 수입된 칠레산 포도의 영향으로 국내 포도 산업은 한차례 큰 위기를 맞았다. 당시 국내에서 주로 생산되던 캠밸얼리나 거봉 품종과 달리 껍질째 먹을 수 있는 고당도 수입 포도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뜨거웠다.

포도 재배면적이 지속해서 감소하던 중 샤인머스캣의 등장으로 반전이 일어났다. 맛·저장성·향 등이 강점인 샤인머스캣은 내수시장을 넘어 수출용으로도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샤인머스캣은 마치 배고픈 여우가 발견한 잘 익은 포도송이에 비유된다.

샤인머스캣 인기의 영향으로 2000년 이후 감소하던 포도 재배면적은 2020년 반등에 성공했고, 베트남·홍콩 등지에 연간 약 3420만 달러(2022년 기준)를 수출했다. 샤인머스캣이 도입되기 시작한 5년 전에 비하면, 포도 수출액은 2017년, 850만 달러보다 4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샤인머스캣은 수출 품질 저하와 수출업체 간 가격경쟁 등 문제로 또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대외적으로는 일본산·중국산과 경쟁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우화의 결론과 달리 국내 포도 수출을 위해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실적으로 늘어난 샤인머스캣 재배면적을 한순간에 다른 품목이나 품종으로 전환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출하량 분산을 위한 지속적인 수출이 필요하다. 농촌진흥청에서는 포도 수출통합조직과 연계해 개발된 기술을 현장에 보급하고, 수출 품질 정립과 가격 조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개발된 장기저장 기술을 적용한 샤인머스캣을 3~4월에 수출해 중국산·일본산과 수출 시기를 차별화하기 위한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신품종 포도를 육종하는 데 15∼20년 정도의 긴 시간이 소요된다. 샤인머스캣의 후발주자로 스텔라·슈팅스타 등을 포함해 새로운 품종을 지속해서 연구·개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4년 개발된 ‘홍주씨들리스’ 품종은 껍질째 먹는 수입 포도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했다. 지난해 홍콩·베트남으로 시범 수출해 수출 가능성을 확인했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여우와 포도’ 우화와도 같았던 국내 포도 산업이 신포도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수출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며 “농진청은 수출 현장에 필요한 연구개발과 기술지원을 통해 지속해서 포도 수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앞장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작지원: 2023년 FTA이행지원 교육홍보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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